중소형證, 中企특화 증권사 '시큰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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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모집에 업계 '외면'
초기엔 13개社 몰리며 기대 커
대형사 IPO 싹쓸이에 빛 바래
초기엔 13개社 몰리며 기대 커
대형사 IPO 싹쓸이에 빛 바래
금융위원회가 3기 중소기업 특화 금융투자회사(이하 증기특화 증권사) 모집에 나섰다. 증권업계에서는 “중기특화 증권사 육성을 위한 실효성 있는 대책이 나오지 않는다면 이번에도 구색 맞추기용에 불과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7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는 전날 증기특화 증권사 모집 공고를 내고 오는 16일까지 신청을 받기로 했다.
증기특화 증권사는 중소·벤처기업 관련 투자은행(IB) 업무에 강점이 있는 증권사를 육성하자는 취지로 2016년 처음 도입됐다. 자기자본 4조원 이상 대형 증권사는 초대형IB로, 중소형 증권사는 중기특화 증권사로 육성하자는 ‘투트랙’ 구상에서 나온 것이다. 중기특화 증권사로 선정되면 2년간 한국성장금융과 산업은행이 설정하는 중기 전용펀드 운용사 선정 우대,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의 채권담보부증권(P-CBO) 발행 주관사 선정 우대, 증권금융 대출 우대 등 여러 혜택을 받는다.
증권사들은 제도 도입 초기 중소형사를 중심으로 많은 기대를 했다. 증권사 사장단이 직접 골드만삭스 등 초대형IB 틈바구니 속에서 특화·전문화로 살아남은 미국의 부티크IB 탐방에 나서는 등 준비를 하기도 했다. 2016년 1기 모집 당시엔 무려 13개 증권사가 지원했다.
하지만 결과는 신통찮았다. 1기 중기특화 증권사는 명분은 거창했지만 큰 성과는 없었다는 지적을 받았다. 자본력을 앞세운 대형사들이 중소기업 기업공개(IPO)까지 싹쓸이하는 IB 무대에서 7개 중기특화 증권사의 역할은 미미했다. 결국 금융위는 2018년 중기특화 증권사에 대해 순자본비율(NCR)을 산정할 때 중소·벤처기업 대출액을 영업용순자본에서 차감하지 않는 등 추가 인센티브를 제공했다.
이런 시도에도 2기 중기특화 증권사는 뚜렷한 실적을 내진 못했다. 2기 중기특화 증권사는 IBK투자증권 유안타증권 유진투자증권 코리아에셋투자증권 키움증권 SK증권 등 모두 6개사다. 지난 2년간 유가증권·코스닥·코넥스시장 IPO 주관 및 지정자문 실적은 키움이 14건으로 가장 많았고 IBK(9건), 유진(6건) 순이었다. SK와 유안타는 각각 1건에 그쳤다. 반면 같은 기간 한국투자증권의 IPO 실적은 35건으로, 6개 중기특화 증권사 전체 실적(31건)보다 많았다.
증권형 크라우드펀딩 역시 IBK와 코리아에셋이 2년간 각각 21건, 11건을 진행해 두각을 나타냈지만 나머지 회사는 실적이 미미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3기 중기특화 증권사에 대한 관심은 확 줄어든 상태다. 한 중소형 증권사 사장은 “중기특화 증권사로 선정돼 봐야 혜택은 적은데 부담은 커서 이번엔 신청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다른 증권사 사장은 “초대형IB로 지정된 대형사는 발행어음 사업이 가능해지는 것과 비교하면 중기특화 증권사 지정 시 인센티브는 너무 약해 실효성이 없다”며 “중기특화 증권사가 단순히 구색 맞추기 용도가 아니라면 개선책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7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는 전날 증기특화 증권사 모집 공고를 내고 오는 16일까지 신청을 받기로 했다.
증기특화 증권사는 중소·벤처기업 관련 투자은행(IB) 업무에 강점이 있는 증권사를 육성하자는 취지로 2016년 처음 도입됐다. 자기자본 4조원 이상 대형 증권사는 초대형IB로, 중소형 증권사는 중기특화 증권사로 육성하자는 ‘투트랙’ 구상에서 나온 것이다. 중기특화 증권사로 선정되면 2년간 한국성장금융과 산업은행이 설정하는 중기 전용펀드 운용사 선정 우대,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의 채권담보부증권(P-CBO) 발행 주관사 선정 우대, 증권금융 대출 우대 등 여러 혜택을 받는다.
증권사들은 제도 도입 초기 중소형사를 중심으로 많은 기대를 했다. 증권사 사장단이 직접 골드만삭스 등 초대형IB 틈바구니 속에서 특화·전문화로 살아남은 미국의 부티크IB 탐방에 나서는 등 준비를 하기도 했다. 2016년 1기 모집 당시엔 무려 13개 증권사가 지원했다.
하지만 결과는 신통찮았다. 1기 중기특화 증권사는 명분은 거창했지만 큰 성과는 없었다는 지적을 받았다. 자본력을 앞세운 대형사들이 중소기업 기업공개(IPO)까지 싹쓸이하는 IB 무대에서 7개 중기특화 증권사의 역할은 미미했다. 결국 금융위는 2018년 중기특화 증권사에 대해 순자본비율(NCR)을 산정할 때 중소·벤처기업 대출액을 영업용순자본에서 차감하지 않는 등 추가 인센티브를 제공했다.
이런 시도에도 2기 중기특화 증권사는 뚜렷한 실적을 내진 못했다. 2기 중기특화 증권사는 IBK투자증권 유안타증권 유진투자증권 코리아에셋투자증권 키움증권 SK증권 등 모두 6개사다. 지난 2년간 유가증권·코스닥·코넥스시장 IPO 주관 및 지정자문 실적은 키움이 14건으로 가장 많았고 IBK(9건), 유진(6건) 순이었다. SK와 유안타는 각각 1건에 그쳤다. 반면 같은 기간 한국투자증권의 IPO 실적은 35건으로, 6개 중기특화 증권사 전체 실적(31건)보다 많았다.
증권형 크라우드펀딩 역시 IBK와 코리아에셋이 2년간 각각 21건, 11건을 진행해 두각을 나타냈지만 나머지 회사는 실적이 미미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3기 중기특화 증권사에 대한 관심은 확 줄어든 상태다. 한 중소형 증권사 사장은 “중기특화 증권사로 선정돼 봐야 혜택은 적은데 부담은 커서 이번엔 신청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다른 증권사 사장은 “초대형IB로 지정된 대형사는 발행어음 사업이 가능해지는 것과 비교하면 중기특화 증권사 지정 시 인센티브는 너무 약해 실효성이 없다”며 “중기특화 증권사가 단순히 구색 맞추기 용도가 아니라면 개선책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