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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재수첩] 여행업계 두 번 울리는 악성 루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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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량 해고, 부도 등 헛소문 빈발
    가짜뉴스 차단할 특단 대책 절실

    최병일 레저스포츠산업부 여행전문기자 skycbi@hankyung.com
    [취재수첩] 여행업계 두 번 울리는 악성 루머
    여행업계 1위 하나투어는 지난 6일 하루종일 몸살을 앓았다. 파격적인 구조조정 계획을 담은 문건이 언론사와 업계 전체에 퍼졌기 때문이다. 내용은 그럴싸했다. 오는 6월 이 회사가 정직원 2300명 중 22%에 달하는 500명을 정리해고한다는 것이다. 해고 우선 대상자는 임원과 팀장급이며 업무 관련 징계를 받은 이들이 우선순위라는 게 골자였다. 여기에 비영업직인 마케팅과 인사팀을 해체하고 5월 이후 임원 급여를 30% 최우선 삭감하며 직원 급여도 용역업체에 맡기겠다는 구체적인 후속 계획까지 곁들여졌다.

    고개를 갸우뚱하게 한 건 해고 대상자 선별 기준이었다. 과거 2년치 법인카드 사용 내역을 조사해 적발된 비위 사실을 근거로 해고하겠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들이 모인 SNS는 “어렵다고 하더니 진짜 막장으로 가는 거 아니냐”는 비아냥에서부터 “치사하다”는 비난까지 다양한 반응으로 들끓었다.

    이 소문의 정체는 곧 헛소문으로 드러났다. 하나투어는 “이미 자산매각과 전 직원 유급 휴가 등 고강도 자구책을 다 가져다 쓴 상황에서 추가 정리해고를 할 이유도, 실익도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회사는 한바탕 뒤집힌 뒤였다.

    여행업체를 뒤흔든 루머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또 다른 대형 여행사인 A사는 지속적인 부도설에 시달리고 있다. A사 관계자는 “부도가 임박한 것처럼 소문이 끊임없이 퍼지면서 주가가 안정될 새가 없었다”며 “코로나로 겨우 숨만 쉬고 있는 걸 알면서도 이런 소문을 퍼뜨린다는 건 잔인한 일”이라고 했다. 중견 여행업체 B사의 대표는 3월 주주총회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가 신임 대표가 선임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등기이사직을 차지하고 있다는 황당한 소문이 돌아 해명에 진땀을 빼고 있다. 회사 브랜드 이미지는 상당한 타격을 피하지 못했다.

    문제는 업체들이 이런 소문의 진원지를 찾아내고, 책임을 묻는 일에 엄두조차 내지 못한다는 점이다. 일일이 대응에 나설 인력도, 자금도, 시간적 여유도 없기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최전선에서 온몸으로 받아내느라 사실상 빈사상태에 처한 탓이다. 어려운 업계 상황을 악용해 이득을 취하려는 세력이 배경에 있을 것이라는 추측만 내놓을 따름이다.

    그러잖아도 이미 한한령(限韓令), 일본 불매운동, 홍콩 시위 사태 등 잇따른 악재가 휩쓸고 간 마당이다. “헛소문과 가짜뉴스에 반응할 힘조차 없다”는 기막힌 자조가 나오는 이유다. 여행업계를 두 번 울리는 ‘보이지 않는 나쁜 손’을 차단할 특단의 대책이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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