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세계 농산물 시장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학교와 식당이 문을 닫으면서 우윳값은 떨어지는 반면 면역력 강화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진 오렌지주스 가격은 오르고 있다.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치즈를 생산하는 데 쓰이는 3등급 우유의 선물 가격은 6일(현지시간) 한때 100파운드당 13달러 선까지 떨어졌다. 2016년 5월 이후 가장 낮은 가격이라는 게 블룸버그통신의 보도다. 코로나19 확산 초기만 해도 우유 사재기 열풍이 일었으나 이내 잠잠해지면서 우유 수요도 눈에 띄게 감소했다.
급기야 우윳값을 안정시키기 위해 북미 지역 낙농업자들이 원유(原乳) 수백만L를 내다버리는 사태까지 벌어지고 있다. BBC방송에 따르면 캐나다 최대 우유 생산지역인 온타리오의 낙농가협회는 농가 500여 곳에 매주 500만L의 원유를 폐기하도록 촉구하고 있다. 이 지역의 1년 생산량은 30억L로 캐나다 전체 생산량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이 협회의 셰릴 스미스 최고경영자(CEO)는 “55년 역사에서 원유 폐기를 권유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라고 말했다.
이런 어려움을 낙농업계만 겪는 게 아니다. 플로리다주의 한 호박 농가는 주문이 끊기면서 밭을 갈아엎었고, 아이오와 및 네브래스카주의 옥수수 에탄올 공장은 에너지 수요 둔화로 아예 문을 닫았다. 미국에서 전체 옥수수의 3분의 1은 바이오 연료인 에탄올과 부산물을 생산하는 데 사용된다.
농가의 일손 부족도 큰 어려움 중 하나다. 미국 농장에서 일하는 멕시코 출신 노동자는 대략 25만여 명이다. 하지만 미국 정부가 코로나19 사태 이후 농업 임시 취업비자 발급을 축소하면서 노동력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미국 캐나다 등 북반구에선 4월부터 파종을 시작하는 게 일반적이다. 온타리오주의 한 농장주는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국가적인 식량 안보 문제가 대두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비타민C가 풍부한 오렌지주스는 면역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통념 덕분에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런던 국제상품거래소 선물시장에서 오렌지주스는 이날 파운드당 1달러12센트에 거래됐다. 오렌지주스 선물 가격은 코로나 사태 직전 파운드당 1달러 아래에서 거래됐으나 지난달 말엔 1달러24센트까지 치솟았다. 시장조사기관 닐슨에 따르면 미 식료품점의 올해 오렌지주스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 급증했다.
이 밖에 설탕은 시카고상업거래소 선물시장에서 파운드당 10.4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전년 대비 18.42% 떨어진 수치다.
'우리(미국)는 경기침체로 가고 있는가.'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전쟁에 따른 경기침체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자 월가에선 이같은 질문을 던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대형 투자은행들이 속속 경제전망을 점점 비관적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모건스탠리 "경기침체 가능성 30%"보도에 따르면 JP모건체이스는 올해 미 경제가 경기침체에 빠질 확률을 종전 30%에서 40%로 상향 조정했다. JP모건의 브루스 카스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극단적인 미 행정부 정책으로 인해 미국이 올해 경기 침체에 빠질 중요한 위험이 있다”라고 평가했다.골드만삭스는 미국의 12개월 내 경기침체 확률을 종전 15%에서 20%로 상향 조정했다. 골드만삭스의 얀 하치우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 행정부가 훨씬 더 나쁜 지표에 직면했음에도 기존 정책에 계속 집착할 경우 침체 확률이 더 높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데이비드 메리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 추정치를 2.2%에서 1.7%로 낮췄다고 밝혔다. 모건스탠리는 이미 지난 주 미국의 올해 실질 성장률 전망치를 1.5%로 낮춘 상태다.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상승률은 올해 12월에도 연초와 비슷한 2.5%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모건스탠리 리서치 측은 "경제가 경기 침체를 피할 수 있다는 확신을 어느 정도 잃었고, 지난 주 경기 침체 가능성은 20%에서 35%로 상승했다"고 예상했다. 전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 경기둔화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으면서 관세 정책을 강행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의 공격적 관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정책의 수혜가 기대되는 에너지기업들마저 정부 정책의 예측가능한 안정성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오락가락하는 관세 정책 등이 기업 경영의 불확실성을 확대한다는 불만을 드러낸 것이다.11일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열린 에너지 콘퍼런스 세라위크(CERAWeek)에서 마이크 워스 셰브론 최고경영자(CEO)는 "극단적 정책을 다른 쪽으로 갑자기 바꾸는 것은 좋지 않다. 일관되고 지속적인 정책이 정말 필요하다"며 "석유 기업 입장에서는 에너지 관련 정책을 법으로 정하는 것이 더 지속성이 있고 앞으로 나올 행정부에 의해 뒤집힐 위험도 없다"고 말했다.에너지 업계 대표들은 회의에 앞서 9일 밤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과 가진 비공개 만찬에서도 같은 요청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라이트 장관은 10일 아침에도 석유 및 가스업계 대표들을 만나 의견을 들었다.최근 트럼프 행정부는 파리기후협약 탈퇴, 액화천연가스(LNG) 터미널 승인 중단 번복, 석유 및 가스 생산 규제 완화, 백악관에 새 전력 인프라 승인 권한 추가 부여, 알래스카 원유 시추 제한 종료, 해상 풍력 프로젝트의 신규 허가 금지 등의 행정명령을 쏟아낸 바 있다.트럼프 행정부는 또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관세를 발표했다가 이중 상당 부분을 유예했다.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
최근 미국 증시 하락으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에 참석한 세계 최고 부자들의 개인 자산이 취임식 이후 2090억달러(약 304조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2기의 최고 실세로 떠오른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의 주식 재산은 취임식 이후 1480억달러가 쪼그라들었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메이조스는 290억달러, 페이스북 운영사 메타 CEO 마크 저커버그는 50억달러를 날렸다. 또 베르나르 아르노 루위뷔통모에헤네시(LVMH) 회장도 50억달러, 구글 창업자 세르게이 브린은 220억달러가 잃었다.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에 참석할 때까지만 해도 이들의 재산은 크게 불어나고 있었다. 작년 11월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당시 후보가 승리하고 올해 1월20일 취임하기까지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여러 차례 사상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울 만큼 미국 주식시장이 강세였기 떄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수혜 기대되는 종목에 매수세가 몰리는 걸 두고 ‘트럼프 트레이드’라고 물렀다.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뒤 미국 증시가 힘을 잃었다. 특히 공무원 대량 해고, 오락가락하는 관세 정책 등으로 투자자들은 피로감을 호소한다. S&P 500지수는 취임 이후 6.4% 하락했고, 10일에는 2.7% 추가 하락했다.머스크의 테슬라가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날 종가는 222.15달러로, 취임식 직전인 1월17일(426.5달러) 대비 47.91% 하락했다. 작년 12월17일 테슬라 주가가 고점(479.86달러)을 쳤을 대 머스크의 순자산은 4860억달러까지 불어났지만, 현재는 반토막 이하로 쪼그라든 상태다.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목소리를 키우는 머스트에 대한 반감으로 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