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그룹이 해외 투자 기관의 쌍끌이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로 몸살을 앓고 있다.

JP모간 너마저…셀트리온 '블록딜' 몸살
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JP모간에서 독립한 사모투자펀드 원에쿼티파트너스(OEP)는 이날 셀트리온헬스케어 주식 350만 주를 2700억여원에 매각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블록딜로 OEP가 보유한 셀트리온헬스케어 지분은 7.06%에서 4.6%로 줄었다. 지분율이 5% 아래로 내려가 지분 공시 의무대상에서 제외된다. OEP는 2017년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지분을 18.2% 보유하고 있었지만 네 차례 블록딜을 단행해 총 1조4100억원을 확보했다. OEP가 셀트리온과 사실상 결별 수순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2일에는 싱가포르 테마섹의 자회사 아이온인베스트먼트가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주식 6300억원어치를 매각했다. 아이온은 당시 셀트리온 257만 주, 셀트리온헬스케어 221만 주를 블록딜로 처분했다. 이들이 블록딜로 처분한 주식 규모는 9000억원에 이른다.

OEP는 2011년 셀트리온헬스케어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매입한 이후 약 10년간 장기 보유해왔다. 올 들어 코로나19 확산으로 글로벌 증시의 불확실성이 커지자 셀트리온헬스케어 지분을 처분하면서 현금 확보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글로벌 증시가 급락한 지난 3월에도 주가가 38.43% 뛰었다. 1분기 실적 호전 기대감과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착수 소식 등이 주가에 호재로 작용한 결과다. 투자은행 업계 관계자는 “장기투자 과정에서 충분한 수익률을 확보한 만큼 지분을 일부 처분해 새로운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공매도 금지로 해외 자금이 이탈하고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셀트리온 측은 경영 독립성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테마섹이 셀트리온그룹의 경영에 참여하지 않는 단순 투자자로 돌아선 데 이어 JP모간까지 발을 빼면서 자유로운 의사 결정이 가능해져서다.

블록딜로 7월부터 보호예수가 풀린 물량이 대거 시장에 나온다는 점은 주가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다만 오버행(잠재적 대량 매도 물량) 부담이 완화됐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오히려 줄어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진홍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017년 30%에 달했던 오버행 지분율이 12%로 급감했다”며 “주가가 상승할 때마다 투자자들에게 불안감을 안겨줬던 오버행의 부담도 갈수록 약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