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실적·실물쇼크 반영 안돼…증시 '2차 충격' 올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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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1800선 급반등…5가지 관전 포인트
韓 증시 더 많이 오른 이유
1800선에도 더 사는 개미
추세적 전환인가
외국인 계속 파는데…
韓 증시 더 많이 오른 이유
1800선에도 더 사는 개미
추세적 전환인가
외국인 계속 파는데…
주가가 1800선을 회복했다. 지난달 19일 장중 저점(1439.43)을 찍은 지 불과 13거래일 만이다. 보름 전만 해도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글로벌 경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으로 단기 회복이 어려운 ‘L자형 침체’가 우려된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한국 증시는 ‘V자 반등’ 궤도를 그리고 있다.
유례없는 개인투자자의 직접투자가 반전을 주도했다. 20조원에 이르는 외국인 매물을 모두 받아내고 있다. 많은 개인투자자는 삼성전자를 싸게 사려고 주식 계좌에 돈을 넣어놓고 시기를 재고 있다. 곳곳에서 ‘추세 반등인가, 일시적 반등인가’ ‘지금이라도 사야 하나, 기다려야 하나’ 등 질문이 쏟아진다. 전문가들은 코스피지수 1800선을 변곡점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 장세에서 투자자 궁금증을 정리했다.
단숨에 낙폭 절반 회복
코스피지수는 7일 1.77% 오른 1823.60에 거래를 마쳤다. 저점 대비 26.68%(384.17) 뛰었다. 낙폭의 절반을 회복한 셈이다. 세계 주요 증시 가운데 가장 빠른 속도다.
미국과 유럽에서 코로나19 감염자 수가 진정되고 있다는 소식이 호재였다. 주가를 1400선으로 끌어내렸던 코로나19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소식에 기술적 반등폭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박석길 JP모간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은 첫 번째 코로나19 감염 파도가 지나간 상황”이라며 “미국 유럽 상황에 비춰볼 때 한국의 거시 지표와 경기 사이클이 다른 나라에 비해 앞서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이날 시장 추정치를 넘어선 1분기 영업이익(6조400억원)을 내놓으면서 투자심리를 개선시켰다.
1800선에도 지치지 않는 개미들
급락장에서 나타난 개인투자자들의 직접투자도 빼놓을 수 없는 반등 요인이다. 개인들은 코로나19 하락장이 시작된 지난 2월 17일부터 이날까지 18조원이 넘는 주식을 사들였다. 코스피지수가 1800선으로 반등한 이날도 5500억원 가까이 순매수했다.
개인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만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16조8000억원어치 주식을 쓸어담으면서 반등장을 주도했다. 지금도 주식 매수 대기자금인 투자자 예탁금을 40조원 이상 비축하고 있다.
투자 형태는 다르지만 2005년부터 2007년까지 나타났던 적립식펀드 열풍과 닮았다. 적립식펀드 규모는 2005년 말 14조원, 2006년 말 28조원을 넘은 뒤 2007년 말에는 58조원으로 눈덩이처럼 커졌다. 당시 코스피지수는 1000선 부근까지 떨어졌다가 사상 처음으로 2000선(2007년 7월)을 돌파했다.
단기 1차 고점은 1850선
코로나19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는 점에서 코스피지수 1800선 돌파는 추세 반등으로 보기에 이르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과거 위기 때마다 폭락 후 나타났던 ‘되돌리기 반등’에 가깝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기술적으로 단기 고점(2277.23)과 단기 저점(1439.43)의 중간인 1850선이 1차 고점일 수 있다고 말한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증시안정펀드가 가동되고 주가 반등에 따른 공매도 관련 쇼트커버링 등이 겹쳐지면서 4월 추세적 반등이 추가로 나타날 수 있지만 단기 수급으로 인한 과열 양상에 따른 것”이라며 “고점과 저점 중간인 1850선을 넘어 추가 상승하더라도 기업 실적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1900선에서 다시 추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외국인은 17일 연속 매도
추세 반등을 어렵게 하는 이유 중 하나는 외국인이다. 외국인은 코로나19 장세에서 일관되게 한국 주식을 팔았다. 지난달 16일부터 이날까지 한국 주식 19조원어치 이상을 순매도했다. 신흥국 투자 비중을 지속적으로 줄이고 있다. 여기에 중동계 국부펀드들이 국제 유가 급락으로 해외 투자자금을 거둬들이면서 한국 증시를 떠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2014~2015년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에서 50달러까지 급락했을 당시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UAE)·카타르 등의 중동계 외국인은 국내 주식을 순매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코로나발 증시 최대 변수는
미국 등 세계가 재정 통화 정책으로 코로나19 충격에 대응하고 있다. 각국 정부는 1차적으로 6월 말까지 재정을 풀겠다는 계획을 쏟아내고 있다.
가장 큰 변수는 시간이다. 전 세계 코로나19가 2분기까지 잡히지 않으면 걷잡을 수 없는 경기침체가 현실로 다가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자칫 서비스 기업을 중심으로 신용위험으로 전이되면서 L자형 침체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박 팀장은 “현재 코로나19에 따른 실물 수요 감소는 우려보다 덜하지만 5, 6월까지 종결되지 않는다면 증시가 다시 폭락세로 돌아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
유례없는 개인투자자의 직접투자가 반전을 주도했다. 20조원에 이르는 외국인 매물을 모두 받아내고 있다. 많은 개인투자자는 삼성전자를 싸게 사려고 주식 계좌에 돈을 넣어놓고 시기를 재고 있다. 곳곳에서 ‘추세 반등인가, 일시적 반등인가’ ‘지금이라도 사야 하나, 기다려야 하나’ 등 질문이 쏟아진다. 전문가들은 코스피지수 1800선을 변곡점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 장세에서 투자자 궁금증을 정리했다.
단숨에 낙폭 절반 회복
코스피지수는 7일 1.77% 오른 1823.60에 거래를 마쳤다. 저점 대비 26.68%(384.17) 뛰었다. 낙폭의 절반을 회복한 셈이다. 세계 주요 증시 가운데 가장 빠른 속도다.
미국과 유럽에서 코로나19 감염자 수가 진정되고 있다는 소식이 호재였다. 주가를 1400선으로 끌어내렸던 코로나19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소식에 기술적 반등폭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박석길 JP모간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은 첫 번째 코로나19 감염 파도가 지나간 상황”이라며 “미국 유럽 상황에 비춰볼 때 한국의 거시 지표와 경기 사이클이 다른 나라에 비해 앞서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이날 시장 추정치를 넘어선 1분기 영업이익(6조400억원)을 내놓으면서 투자심리를 개선시켰다.
1800선에도 지치지 않는 개미들
급락장에서 나타난 개인투자자들의 직접투자도 빼놓을 수 없는 반등 요인이다. 개인들은 코로나19 하락장이 시작된 지난 2월 17일부터 이날까지 18조원이 넘는 주식을 사들였다. 코스피지수가 1800선으로 반등한 이날도 5500억원 가까이 순매수했다.
개인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만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16조8000억원어치 주식을 쓸어담으면서 반등장을 주도했다. 지금도 주식 매수 대기자금인 투자자 예탁금을 40조원 이상 비축하고 있다.
투자 형태는 다르지만 2005년부터 2007년까지 나타났던 적립식펀드 열풍과 닮았다. 적립식펀드 규모는 2005년 말 14조원, 2006년 말 28조원을 넘은 뒤 2007년 말에는 58조원으로 눈덩이처럼 커졌다. 당시 코스피지수는 1000선 부근까지 떨어졌다가 사상 처음으로 2000선(2007년 7월)을 돌파했다.
단기 1차 고점은 1850선
코로나19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는 점에서 코스피지수 1800선 돌파는 추세 반등으로 보기에 이르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과거 위기 때마다 폭락 후 나타났던 ‘되돌리기 반등’에 가깝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기술적으로 단기 고점(2277.23)과 단기 저점(1439.43)의 중간인 1850선이 1차 고점일 수 있다고 말한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증시안정펀드가 가동되고 주가 반등에 따른 공매도 관련 쇼트커버링 등이 겹쳐지면서 4월 추세적 반등이 추가로 나타날 수 있지만 단기 수급으로 인한 과열 양상에 따른 것”이라며 “고점과 저점 중간인 1850선을 넘어 추가 상승하더라도 기업 실적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1900선에서 다시 추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외국인은 17일 연속 매도
추세 반등을 어렵게 하는 이유 중 하나는 외국인이다. 외국인은 코로나19 장세에서 일관되게 한국 주식을 팔았다. 지난달 16일부터 이날까지 한국 주식 19조원어치 이상을 순매도했다. 신흥국 투자 비중을 지속적으로 줄이고 있다. 여기에 중동계 국부펀드들이 국제 유가 급락으로 해외 투자자금을 거둬들이면서 한국 증시를 떠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2014~2015년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에서 50달러까지 급락했을 당시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UAE)·카타르 등의 중동계 외국인은 국내 주식을 순매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코로나발 증시 최대 변수는
미국 등 세계가 재정 통화 정책으로 코로나19 충격에 대응하고 있다. 각국 정부는 1차적으로 6월 말까지 재정을 풀겠다는 계획을 쏟아내고 있다.
가장 큰 변수는 시간이다. 전 세계 코로나19가 2분기까지 잡히지 않으면 걷잡을 수 없는 경기침체가 현실로 다가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자칫 서비스 기업을 중심으로 신용위험으로 전이되면서 L자형 침체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박 팀장은 “현재 코로나19에 따른 실물 수요 감소는 우려보다 덜하지만 5, 6월까지 종결되지 않는다면 증시가 다시 폭락세로 돌아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