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는 최근 과열 양상을 보이는 ‘원유 상장지수증권(ETN)’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순자산 가치 대비 시장가가 지나치게 높을 경우 ETN 거래를 일시 정지하기로 했다고 7일 발표했다.

ETN은 특정 테마의 주식 또는 상품을 묶어서 만든 지수나 특정 지수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상장지수펀드(ETF)와 비슷하다. 지난달 국제 유가 급락 이후 유가 반등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면서 유가가 오르면 두 배로 수익을 낼 수 있는 ‘유가 연계 레버리지 ETN’에 투자하는 사람이 크게 늘어났다.

ETN을 구성하는 순자산의 가치(유가)는 올초 배럴당 60달러대(서부텍사스유 기준)에서 최근 배럴당 20달러대 중반으로 60%가량 떨어졌다. 하지만 원유에 투자하려는 사람이 몰리면서 ETN 시세는 되레 치솟았다. 원유의 실제 가치와 시장 가치의 차이를 뜻하는 괴리율은 30~40% 수준까지 벌어졌다. 평소 원유 레버리지 ETN의 괴리율은 5~10% 정도다.

괴리율이 너무 크면 향후 괴리율이 좁혀지거나 예상보다 유가가 크게 오르지 않는 상황에서 막대한 투자 손실을 볼 수 있다. 거래소에 따르면 7일 주요 유가 연계 레버리지 ETN 괴리율은 장중 80%대까지 치솟았다.

거래소는 투자자 보호를 위해 정규 시장 매매거래 시간이 종료됐을 때 실시간 지표 가치를 기준으로 산출한 ETN 괴리율이 5거래일 연속 30%를 넘을 경우 다음날 거래를 정지하기로 했다. 이 조치는 8일부터 적용된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