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총리실 "존슨 총리 폐렴 아냐…산소호흡기 이용 안해"(종합)

"정신 맑아…라브 외무도 감염되면 수낙 재무가 총리 대행"
고브 "봉쇄조치 해제는 적절한 조언 따라 공동으로 결정"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증상 악화로 집중 치료 병상으로 옮겨진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폐렴 증상은 없으며 별도 산소호흡기를 달고 있지도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7일(현지시간) 일간 가디언, 스카이 뉴스 등에 따르면 영국 총리실 대변인은 이날 화상으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존슨 총리가 간밤에 안정적인 상태를 보였으며 맑은 정신(good spirits)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변인은 존슨 총리가 폐렴 증상을 보이는지를 묻자 "그렇지 않다"고 부인했다.

영국 정부는 그동안 존슨 총리의 폐렴 증상 여부에 대해 명확히 답변하지 않았다.

대변인은 "총리가 통상적인 산소 치료 외에 다른 도움 없이 호흡하고 있다"면서 "기계식 산소호흡기나 비침입성(非侵入性) 호흡기의 도움이 필요하지 않은 상태"라고 전했다.

이어 "총리는 가능한 한 최고의 간호를 받고 있다고 확신한다"면서 "그가 받는 모든 치료는 담당 의사가 결정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앞서 마이클 고브 국무조정실장 역시 현지방송과의 연쇄 인터뷰에서 "존슨 총리는 산소호흡기를 쓰고 있지 않다.

그는 산소 공급을 받긴 했지만 필요한 모든 지원을 받기 위해 집중 치료 병상에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브 실장은 존슨 총리의 병세에 관한 새로운 정보를 총리실이 계속 알리겠다고 전했다.

앞서 존슨 총리는 주요국 지도자 중 처음으로 지난달 27일 코로나19 확진 사실을 알리고 자가 격리에 들어갔다.

존슨 총리는 열이 계속되면서 열흘가량 증상이 완화되지 않자 결국 5일 저녁 런던 세인트 토머스 병원에 입원했다.

이후 다시 상태가 악화하자 전날 저녁 7시께 집중 치료 병상으로 옮겼다.

집중 치료 병상은 통상 중환자를 위한 곳이다.

코로나19 환자 중에서는 호흡 곤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산소호흡기 도움이 필요한 이들이 이곳으로 옮겨진다.

고브 실장은 도미닉 라브 외무장관이 자신의 업무를 대행한다는 점을 존슨 총리가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라브 장관이 코로나19 대응 회의와 각종 위원회를 주재한다고 설명했다.

총리실 대변인은 라브 장관 역시 감염으로 총리 업무를 대행할 수 없으면 리시 수낙 재무장관이 역할을 물려받는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대행을 맡더라도 라브 장관이 직원을 채용하고 해고할 권한은 없다고 밝혔다.

고브 실장은 이번 주말까지 예정된 이동제한 등 봉쇄조치 해제와 관련, "결정은 공동으로 내려질 것이며 적절한 조언에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또 "총리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 질병은 누구에게나, 매우 심하게 영향을 줄 수 있다"면서 "봉쇄조치 권고를 따라야 한다"고 국민에 당부했다.

그러나 핵무기 코드를 누가 제어하는지를 묻자 국가 안보에 관련된 문제여서 답변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합치된 국가적 노력을 지원하는 등 야당이 매우 모범적이었다고 평가하면서도 거국내각(national unity government) 가능성은 일축했다.

이와 관련해 키어 스타머 신임 노동당 대표는 존슨 총리의 빠른 쾌유를 바라는 한편 전날 저녁 라브 장관과의 통화에서 "정부에 건설적으로 협력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스타머 대표는 거국내각 가능성을 묻자 "우리가 할 수 있는 한 정부를 지원하겠지만 필요할 경우 이의를 제기할 것"이라며 "목적은 생명과 이 나라를 지키는 일이다"고 강조했다.

고브 실장은 이날 언론 인터뷰 뒤 트위터를 통해 자신이 코로나19로 인한 자가 격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가족 중에 코로나바이러스와 관련해 가벼운 증상을 보이기 시작한 이가 있다"면서 "정부 지침에 따라 나 역시 자가 격리에 들어갔다.

나는 아무런 증상이 없는 만큼 평소처럼 계속 일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