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10년만에 쌍용차 다시 생사기로…신차·신뢰 절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 유동성 위기, 본질은 경쟁력 확보
▽ 쌍용차 경쟁력 원천, '신차' 꼭 필요
▽ 노사신뢰 쌍용차 장점…협력·헌신 절실
▽ 쌍용차 경쟁력 원천, '신차' 꼭 필요
▽ 노사신뢰 쌍용차 장점…협력·헌신 절실
![마힌드라의 신규 투자 철회로 쌍용차가 유동성 위기에 처했다. 사진=연합뉴스](https://img.hankyung.com/photo/202004/02.22273599.1.jpg)
◇ 마힌드라 2300억 투자계획 철회
마힌드라는 지난 3일(현지시간) 쌍용차에 약속했던 2300억원의 신규 투자 계획을 철회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도 정부가 이동금지조치인 '락다운'을 시행하면서 3월 차량 판매가 전년 대비 88% 감소하는 등 자금사정이 악화됐다는 이유를 들었다. 대신 기존 투자 계획과 별도로 400억원을 지원해 쌍용차에게 대안을 모색할 기회를 주기로 했다.
![지난 1월 방한해 산업은행과 정부 관계자 등을 만난 파완 고엔카 마힌드라 사장. 사진=연합뉴스](https://img.hankyung.com/photo/202004/ZA.21454920.1.jpg)
쌍용차가 생존하기 위해서는 우선 돌아오는 만기를 연장하고 신규 투자를 확보해야 한다는 게 자동차 업계의 중론이다. 예병태 쌍용차 사장도 "정부와 금융권에 지원을 요청해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겠다"고 말했다.
쌍용차의 경쟁력 하락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경쟁이 치열해진 자동차 시장에서도 체감할 수 있다. 쌍용차는 소형 SUV인 티볼리, 준중형 SUV인 코란도, 준대형 SUV G4렉스턴, 렉스턴 스포츠&칸 등의 모델을 생산하고 있다. 최근 신차 출시가 이어진 탓에 티볼리의 경쟁상대는 르노삼성 XM3,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트랙스, 기아차 셀토스·쏘울·니로·스토닉, 현대차 코나·베뉴 등으로 늘어났다.
![쌍용차는 커넥티드카 서비스 등의 기능으로 상품성을 강화한 리스펙 티볼리와 리스펙 코란도를 출시한다. 사진=쌍용차](https://img.hankyung.com/photo/202004/01.22293542.1.jpg)
쌍용차는 올해 상품성을 개선한 리스펙 티볼리·코란도와 G4렉스턴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로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반등의 기회를 만들기에는 아직 부족하다는 시각이 많다. 지난 2015년 출시돼 소형SUV 돌풍을 이끈 티볼리급의 파급력을 갖춘 신차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내수 시장에서 하락을 거듭하던 한국GM과 르노삼성에게 반등의 기회를 마련해준 것도 기존 차량의 부분변경 모델이 아닌 트레일블레이저, XM3와 같은 신차였다.
![예병태 쌍용차 대표이사가 품질 체계 구축을 위한 결의문에 서명하고 있다. 사진=쌍용차](https://img.hankyung.com/photo/202004/01.22293595.1.jpg)
경쟁력 있는 신차 개발에는 긴 시간과 막대한 자금이 들어간다. 쌍용차의 티볼리에는 42개월의 연구개발 기간과 3500억원의 자금이 투입됐다. 반드시 성공시켜야 하는 신차를 내놓으려면 노사가 허리띠를 졸라매고 생존만을 위해 버티면서 모든 자원을 연구개발에 쏟아부어야 하는 셈이다.
쌍용차에게 허리띠를 더 졸라맬 여력은 많지 않다. 쌍용차는 부산물류센터 등 비핵심자산을 매각하겠다고 했지만, 부산물류센터와 안성 인재개발원을 모두 매각해도 조달 가능한 자금은 100억원대에 머무를 전망이다. 자구안으로 마련한 1000억원과 마힌드라의 400억원을 합해도 신차 개발에는 크게 부족한 금액이다. 자동차업계에서는 쌍용차를 인수할 새 투자자를 찾지 못한다면 결국 인건비에 손을 대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쌍용차 노조 요청으로 구성된 ‘품질 혁신 노사 공동 TFT’에서 관계자들이 논의하고 있다. 사진=쌍용차](https://img.hankyung.com/photo/202004/01.22293620.1.jpg)
은성수 금융위원장도 쌍용차의 이러한 점을 강조했다. 은 위원장은 지난 6일 공개서한을 통해 "쌍용차가 경영정상화를 위한 쇄신 노력을 차질없이 추진한다는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주주와 노사가 합심해 정상화 해법을 찾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채권단 등도 쌍용차의 경영쇄신 노력, 자금사정 등을 감안해 경영정상화를 뒷받침할 부분이 있는지 협의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지원 가능성을 시사했다. 회사의 정상화를 위한 노사의 고통분담이 지원의 명분을 만든다는 의미가 담긴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