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병영생활전문상담관 13명은 지난 한 달간 대구지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를 대상으로 상담 활동을 했다.  육군 제공
육군 병영생활전문상담관 13명은 지난 한 달간 대구지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를 대상으로 상담 활동을 했다. 육군 제공
“대구지역 상담 활동은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는 말을 경험할 수 있는 값진 여정이었습니다.”

육군 제2경비단 소속 박미현 상담관(48)은 지난 3월 2~31일 대구시 통합심리지원단에 합류해 상담 활동을 한 소감을 이같이 말했다.

8일 육군에 따르면 박 상담관 등 13명의 병영생활 전문상담관은 대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고 자가격리된 시민들과 전화상담을 하며 심리적 안정을 도왔다. 22일간 하루평균 400여 명씩 총 8500여 명을 상담했다.

박 상담관은 “60대 여성분의 목소리에서 슬픔이 느껴져 물었더니 ‘엊그제 남편이 세상을 떠났다’면서 오열했다”며 “또 어떤 분이 ‘어머니를 모시고 링거를 맞으러 간 병원에서 어머니가 감염돼 세상을 떠났다’며 죄책감에 괴로워할 때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3군단 소속 정관신 상담관(58)은 “3월 16일까지가 상담 기간이었는데 대구시의 연장 요청에 모두 한마음으로 ‘같이 시작한 일이니, 마무리도 같이하자’고 했다”며 “대구 시민들의 심리상담을 지원하러 갔지만 오히려 내가 마음의 부자가 됐다”고 소감을 털어놨다. 50사단 전경옥 상담관(36)은 “코로나19에 걸린 사람들은 마음의 상처가 컸다”며 “한 분이 ‘가슴에 있던 돌덩이가 내려가는 것 같다’며 감사를 표하면서 ‘나라로부터 사랑받고 있다는 걸 살면서 처음 느껴본다’는 말씀도 했다”고 말했다.

육군본부는 상담관들에게 서욱 참모총장 격려 서신과 선물을 전달했다. 이들은 2주간의 자가격리 기간을 거쳐 소속 부대로 복귀해 장병 도우미인 병영생활 전문상담관 임무를 수행한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