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억4000만원대로 지난달 국내서 1점 팔려
4억원대 더블 플라잉 투르비용 시계도 예약 완료
최근 판매된 ‘로저드뷔’ 시계의 가격대다. 코로나19로 소비가 크게 위축됐지만 마니아층이 두터운 일부 명품 시계 브랜드들은 ‘나홀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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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최근에 판매된 로저드뷔 시계는 ‘엑스칼리버 원탁의 기사’다. 전 세계에 28개만 한정 판매하는 ‘리미티드 에디션’ 시계다. 몇 달 전부터 국내 소비자가 예약 주문을 걸었고 지난달에 입고돼 판매가 완료됐다. 이 시계는 고대 엑스칼리버 검에 대한 신화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해 디자인한 것이 특징이다. 짙은 빨간색 다이얼 위에는 시간을 알리는 인덱스가 전혀 없다. 로저드뷔 로고만 12시 방향에 넣었다. 금색과 빨간색을 고급스럽게 조화시켰다. 구입해간 소비자의 정보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로저드뷔 시계를 평소에 여러 개 갖고 있는 마니아인 것으로만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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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저드뷔는 코로나 같은 외부 환경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대표적인 명품 브랜드로 꼽힌다. 로저드뷔 관계자는 “예약 주문을 통해 고가의 시계를 판매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대중적인 제품을 파는 타 브랜드보다는 코로나 타격을 확실히 덜 받는다”며 “외부 요인으로 인해 다른 브랜드들이 모두 매출이 떨어질 때조차도 우린 오히려 매출이 오르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로저드뷔는 스위스 명품 시계 브랜드 중에서 단연 ‘옴므파탈’ 이미지가 강한 브랜드다. 슈퍼카의 엔진을 닮은 무브먼트(동력장치)를 개발하는가하면 F1 대회에 사용하는 피렐리 타이어로 시곗줄을 만드는 등 과감한 시도를 해왔다. 특히 무브먼트가 훤히 보이는 ‘스켈레톤 워치’를 잘 만드는 브랜드로 유명하다. 총 600여개 시계 부품을 직접 수작업으로 제조하고 있다.
브랜드 시작은 1995년으로 비교적 짧은 편이지만 유명 워치메이커인 ‘로저드뷔’가 자신의 이름을 따서 창업한 브랜드로 마니아층이 두텁다. 스위스 제네바에서 생산된 최고급 세공 시계에 주는 ‘제네바실’ 인증을 모든 제품이 받은 유일한 시계 브랜드다. 제네바실은 명품 시계 기술력의 대명사가 된 ‘스위스 제네바’가 남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1886년 발효된 인증제도다. 제네바실을 받았다는 건 시계에 내장된 기계식 무브먼트가 제네바 내에서 일일이 장인의 손으로 직접 제조 및 조립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로저드뷔는 100% 제네바실 인증 시계를 판매하다가 2016년부터는 좀 더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기 위해 제네바실 미인증 시계도 일부 생산하고 있다.
로저드뷔의 기술력은 ‘세계 최초’ 기록을 여럿 보유하고 있다는 데서도 찾아볼 수 있다. 2013년엔 중력의 영향을 최소화하는 것을 목표로 4개의 스프링 밸런스(태엽 관련 부품)를 장착한 시계를 처음으로 내놨다. 2015년엔 메탈 소재의 베젤(테두리) 위 고무 몰딩에 다이아몬드를 결합한 시계를 최초로 제작한 바 있다. 2016년엔 카본 소재에 희귀 보석을 세팅하는 기술을 시계 브랜드 중 처음으로 선보였다.
대표 제품은 스켈레톤 워치 ‘엑스칼리버’다. 매년 새로운 디자인과 소재, 기술을 담아 선보이고 있다. ‘피렐리’, ‘람보르기니’ 등과 협업해 한정판 엑스칼리버 시계를 매달 다른 색으로 내놓은 것도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