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과 디지털 기술이 융합해 새로운 프롭테크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프롭테크에 기반을 둔 호갱노노의 심상민 대표가 서울 서초동 본사에서 아파트 실거래가와 호가를 비교할 수 있는 기능을 설명하고 있다.  한경DB
부동산과 디지털 기술이 융합해 새로운 프롭테크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프롭테크에 기반을 둔 호갱노노의 심상민 대표가 서울 서초동 본사에서 아파트 실거래가와 호가를 비교할 수 있는 기능을 설명하고 있다. 한경DB
프롭테크(proptech)는 부동산(property)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다. 인터넷과 모바일을 활용한 디지털 플랫폼으로, 부동산계에 일상화되고 있다. 세계적으로 지난 4~5년간 7000개 기술 스타트업에 투자된 돈은 약 200억달러나 된다.

오피스를 사례로 프롭테크에 대해 알아보자. 미국 루딘매니지먼트는 난텀(NANTUM) 프로그램으로 빌딩 입주율, 실내온도, 에너지, 안전 등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연간 500만달러의 에너지 비용을 절약한다. 티시먼스파이어사는 조(ZO) 플랫폼 앱을 오피스 입주 직원의 스마트폰에 깔아 취미, 모임, 보육, 건강검진, 세탁 등 복지서비스를 제공한다.

영국 옥스퍼드대 리서치가 최근 발표한 ‘프롭테크 2020’을 보면 프롭테크 대상 분야를 스마트 부동산, 부동산 핀테크, 부동산 공유경제, 데이터 디지털화와 분석 등 4개로 구분했다. 프롭테크 기술은 콘테크(contech), 리걸테크(legal technology), 공유경제 기술(shared economy movement), 핀테크, 외부에서 생기는 외생 기술(exogenous technology) 등 5개 기술로 정리한다.

프롭테크 대상 분야를 보자. 스마트 부동산은 부동산 운영관리에 도움을 주는 기술 기반 플랫폼이다. 건물과 도시를 대상으로 정보 제공, 자산 관리와 서비스, 시설관리에 도움을 준다.

부동산 핀테크는 자산의 소유권 거래를 돕는 플랫폼이다. 빌딩 전체 소유권, 일부 지분, 임차권, 펀드, 부채, 자본금 등이 대상이다. 거래 가능성 있는 판매자와 구매자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거래 가치를 부과해 거래를 촉진하고, 부동산 자본시장을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부동산 공유경제는 자산 공유사용을 촉진하는 플랫폼이다. 토지, 주택, 오피스, 점포, 창고, 등을 대상으로 한다. 블록체인으로 강화된 공유경제 3.0 시대가 되면서 서비스로서의 공간 개념이 부동산에서 확대되고 있다.

데이터 디지털화와 분석은 프롭테크의 기초 인프라 역할을 한다. 스마트 빌딩과 사물인터넷과도 관계가 깊다. 지금 엄청난 디지털화 바람이 불면서 데이터의 관리, 분석, 시각화 기술은 모든 혁신과 기술 채택에 기본이 되고 있다.

프롭테크 관련 기술을 보자. 콘테크는 독자적인 비즈니스 프로세스로 사전 조립식 건축과 모듈러 빌딩 기술이 포함된다. 리걸테크는 보수적인 부동산과 건설 법률시장에서 기술과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법률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공유경제 기술은 거래 가능성이 있는 공간 사용자와 판매자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임대차와 소유권의 거래 촉진을 위한 기술이다. 핀테크는 크라우드 펀딩, 개인 간 거래(P2P), 블록체인, 가상화폐 등 기술을 포함하고 있다.

외생 기술은 프롭테크 외부의 기술로 그 영향력이 강하다. 채택 기술에는 웹사이트와 스마트폰 앱,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머신러닝, 블록체인과 분산원장기술, 센서, 가상 및 증강현실, 지리 공간과 5G, 클라우드 컴퓨팅, 3D 프린팅, 웨어러블, 친환경 건축자재, 교통기술 등이 있다. 교통기술인 드론, 자율주행차, 하이퍼루프(진공 고속철) 등은 도시 스마트화가 확대되면서 큰 역할을 하게 된다.

프롭테크 1.0 물결은 1980년대 개인 컴퓨터와 1990년대 중후반 인터넷과 이메일 발전에 뿌리를 두고 있다. 프롭테크 2.0 물결은 많은 기술이 소개되는 앱스토어를 통해 정점을 이뤘다. 프롭테크 3.0은 기후변화, 급속한 도시화, 외생 기술 등을 포함하고 있다.

프롭테크 덕분에 도시 부동산의 가까운 미래는 과거와는 다른 모습이 된다. 글로벌 대도시가 고밀도 광역화로 성장하고, 스마트도시가 성숙하는 데도 기여한다. 하지만 너무 이상향의 스마트화로 실속 없는 투기로 끝나는 경우도 많아 신중해야 한다.

선한 통찰력으로 부동산 미래와 궁합이 맞는 기술이 성숙되고 있다. 실용적 기술을 숙성시키는 스타트업에 투자가 몰리고, 스마트 빌딩과 공유경제 앱의 융합기술 덕분에 빌딩 서비스도 다양해진다. 건물 투자 운영, 중개, 자문 등도 신기술 채택으로 저위험 고수익 활동을 한다. 큰 흐름의 글로벌 기술 성숙은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 등이 스타트업을 인수하면서 주도하고 있다.

최민성 델코리얼티그룹 회장
최민성 델코리얼티그룹 회장
프롭테크가 수행해야 할 미션이 있다. 지금 세계 인구의 50% 이상이 도시에 거주한다. 2050년에는 70%가 몰려 살 것이기에 도시는 주택, 자원 소비, 불평등 해소 등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그래서 프롭테크는 부동산과 디지털 간 효율 증대, 규제장벽 제거, 실용성 예측, 기술 대기업의 독점 방지, 고용효과, 기후 변화, 인구 특성 변화, 도시화, 인류 복지 등의 미션을 수행해야 한다. 이를 위해 프롭테크는 기본이 되는 데이터 기술과 디지털화, 기술 채택-확산 등을 강화해나가고 있다.

최민성 < 델코리얼티그룹 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