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공주·부여·청양은 충청권 최대 격전지로 꼽힌다. 박수현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정진석 미래통합당 후보가 오차 범위 내에서 접전을 펼치고 있어서다. 문재인 정부 초대 대변인을 지낸 박 후보와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지낸 정 후보는 20대 총선에 이어 4년 만의 ‘리턴매치’를 벌인다. 박 후보는 공주와 부여·청양으로 나뉘어 진행된 19대 총선 때 공주에서 금배지를 달았다. 이후 공주와 부여·청양이 한 선거구로 묶인 20대 총선에선 정 후보에게 패배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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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후보는 주변 도시에 비해 발전이 더딘 공주·부여·청양에 금강 국가정원을 조성하겠다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충청의 젖줄답게 금강을 ‘사람이 살리는 금강, 사람을 살리는 금강’으로 만들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박 후보는 “선거구를 관통하는 금강과 백마강에 국가정원을 만든다면 수도권을 비롯한 전국의 관광객이 모여 지역의 확실한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회의원에 당선된다면 농림축산해양식품위원회에 들어가 농림, 축산, 임업인 등을 포함한 우리 농정 분야 발전을 위해 목소리를 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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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후보는 ‘충남 유일의 4선 국회의원’ ‘힘있는 중진 프리미엄’을 내세우며 정권심판론을 강조하고 있다. 집권당 원내대표, 국회 사무총장, 청와대 정무수석 등 풍부한 국정 경험을 바탕으로 핵심 공약을 반드시 이뤄내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정 후보는 “충남혁신도시 지정 및 공공기관 이전 추진, 충남권 잡(JOB)월드 유치, KTX 공주역세권 개발 등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5선이 되면 충청인의 자존심을 걸고 입법부 수장인 국회의장직에 도전해 공주·부여·청양은 물론 대한민국 발전을 위해 제 남은 정치 인생을 모두 걸겠다”고 강조했다.

박 후보와 정 후보는 일찍부터 공주·부여·청양을 부지런히 돌며 표심 잡기에 나섰다. 이 선거구는 지난 총선부터 부여군과 청양군이 공주시 선거구와 합쳐졌다. 인구가 많은 공주는 상대적으로 진보 지지세가 강하고, 부여와 청양은 보수 표가 많은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박 후보는 20대 총선 때 공주에서는 정 후보에게 앞섰지만, 정 후보가 부여·청양에서 승리를 거두며 당선됐다.

민심은 진영논리보다 지역 발전의 적임자가 누구인지를 놓고 움직이고 있다. 지역 일자리 창출과 경제활성화에 보탬이 될 후보를 뽑겠다는 의견이다. 공주에서 잡화를 운영하는 양대식 씨(51)는 “두 후보가 지난 선거에서도 접전을 벌였다”며 “공주·부여·청양이 함께 발전할 수 있는 공통 공약을 내세우는 후보에게 지지를 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여에서 표고버섯 농사를 짓는 한남현 씨(62)는 “최근 들어 충청을 대변하는 목소리가 약해졌다”며 “국정경험이 많은 후보에게 일을 시켜보겠다”고 했다.

최근 이 지역에선 박 후보가 오차범위 내에서 우세하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고 있다. 리서치앤리서치가 동아일보에 의뢰해 지난 3~4일 시행한 여론조사(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박 후보는 43.8%를 얻어 정 후보(37.6%)를 오차범위 내에서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부여·청양 지역구로 19대에서 새누리당 의원을 지냈고 이번 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김근태 후보와 정 후보 간 단일화가 막판 변수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공주=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