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100일] '퀀텀 점프' 바이러스…정점 어딘지 안갯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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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지날수록 확산세 가속도…중국 넘어 미국·유럽 강타
종식 시점 안갯속…감염자 증가 주춤하자 일부 국가선 '정점' 기대
'발원지' 중국은 종식 수순에도 여전히 신뢰성 의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의 바람과 달리 사그라지기는커녕 시간이 지날수록 무서운 확산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2월31일 중국이 세계보건기구(WHO)에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을 중심으로 정체불명의 폐렴이 발생했다고 보고한 지 100일만인 9일 전 세계 확진자는 미국 존스홉킨스대 통계를 기준으로 오전 6시30분 현재 150만4천971명이다. 사망자 역시 8만7천984명에 이르러 전파 속도는 물론 치명률도 높다.
유례없는 팬데믹(pandemic·세계적 대유행)에 직면한 지구촌은 패닉에 빠진 모습이다.
이 때문에 지난 1918년 2천500만∼5천만명의 목숨을 앗아간 스페인 독감 이후 최악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사태 초기만 해도 중국의 문제로 '강 건너 불구경'이었지만 이제 전 세계에 코로나19 '안전지대'는 사라졌다.
더 큰 문제는 아직 바이러스의 종착점을 가늠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 확진 50만명까지 86일, 150만명으로 뛰는 데 2주
'우한에서 원인 모를 폐렴이 돌고 있다.
'
코로나19는 이렇게 인터넷에서 먼저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원인 불명의 폐렴 환자가 속출하자 지난 2003년 중국을 강타했던 제2의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사태에 대한 공포가 고개를 들었다.
사스 때는 총 37개국에서 774명이 사망했으니 코로나19를 한참 과소평가한 셈이다.
현재진행형인 코로나19가 휩쓸고 지나간 자리는 훨씬 참혹하다.
지난 3월 26일까지 전 세계 누적 확진자는 50만명을 기록했다.
우한에서 정체불명의 폐렴이 처음 보고된 이후 86일 만이었다.
세계 각국은 국경을 봉쇄하며 '자국 격리'에 들어가는 등 초강수로 대응했지만, 확진자는 그로부터 일주일 후 100만명으로, 다시 일주일이 지나자 150만명으로 늘어났다. ◇ 만리장성 넘어 유럽·미국 초토화…일본, 뒤늦게 '긴급사태'
우한에서 사망·확진자가 급속하게 불어났지만 중국인 입국을 차단하거나 마스크와 의료장비를 확보하는 등의 각국 대응은 한발 늦었다는 지적이 많다.
심지어 WHO 역시 지난달 11일에야 팬데믹을 선언해 중국 눈치를 보느라 골든 타임을 실기한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고 있다.
미국은 1월31일 2주간 중국 체류자의 입국을 금지하고, 같은 시기 이탈리아도 중국 직항편 노선을 중단했지만 결과적으로 이미 바이러스에 뚫린 상태였다.
대외적으로 공개되는 코로나19 감염 통계치만 놓고 보면 이들 국가가 중국을 훨씬 초월했기 때문이다.
국가별 확진자는 이날 현재 미국이 42만4천945명(사망 1만4천695명)으로 가장 많고, 스페인(14만8천220명·사망 1만4천792명), 이탈리아(13만9천422명·사망 1만7천669명), 프랑스(11만3천959명·사망 1만887명), 독일(11만2천113명·사망 2천349명), 중국(8만2천809명·사망 3천337명), 이란(6만4천586명·3천993명), 영국(6만1천474명·사망 7천11명), 터키(3만8천226명·사망 812명), 벨기에(2만3천403명·사망 2천240명) 등의 순이다.
하계올림픽 개최를 위해 막판까지 노력했던 일본은 공교롭게도 올림픽 연기 결정 이후 코로나19 사태가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다.
현재 4천257명이 감염돼 93명이 사망했다고 보고한 일본의 피해 규모는 중국과의 거리를 고려할 때 상대적으로 적지만, 최근 들어 하루 수백명씩 감염자가 늘어나자 급기야 지난 7일 긴급 사태를 선포했다.
긴급 사태 선언 이튿날인 8일 하루 확진자가 514명이 늘자 그동안 올림픽 개최를 위해 억눌러왔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각에서 제기된다. ◇ '스텔스' 코로나19 정점 안갯속…유럽 일부 진정세
코로나19가 언제 종식될지 아무도 모른다는 점 때문에 불안감도 증폭되고 있다.
특히 기침이나 고열이 없는 무증상 감염자로부터도 전염될 수 있어 '스텔스 바이러스'라는 별칭도 붙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당초 부활절(4월12일) 이후 경제 활동을 재개토록 하겠다고 선언했지만, 사망자가 늘고 보건의학 전문가들의 반대에 부딪히자 일단 이달 말까지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하기로 방침을 바꿨다.
실제로 전날 미국에서는 사망자 증가세가 며칠간 주춤하면서 '정점을 찍은 것 아니냐'는 낙관론이 나오기 무섭게 하루 사망 최고치(1천736명)를 기록하고,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코로나19 감염으로 중환자실로 옮겨지는 등 사태는 악화일로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낙관론에도 소신 발언을 이어온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8일 폭스뉴스에서 "이번 주 이후로 우리는 전환점을 보기 시작할 것"이라며 확산세가 꺾이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을 키웠다.
또 유럽의 진앙이 된 이탈리아에서 7일 현재 하루 기준 신규 확진자 수가 3천39명으로 지난달 13일 이래 25일 만에 최저를 기록하는 등 감소세를 보이자 봉쇄 완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이에 따라 학교 수업 재개, 상점 영업 허용, 여행 금지 제한 완화 등의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WHO는 "너무 일찍 병상에서 일어나 돌아다니면 병이 도지고 합병증을 갖게 된다"고 경고했다.
실제 코로나19는 여름에 약해지는 다른 코로나바이러스의 계절적 특성과는 다를 것이라는 연구가 잇따라 나오는 데다 백신 개발까지 수년이 걸릴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돼 끝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 중국 종식 선언 움직임…신뢰성에는 의문
중국은 우한 봉쇄를 76일 만인 8일 해제하면서 종식 선언 수순을 밟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9일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회 회의에서 "현재 중국의 방역 조치는 단계적인 성과를 거뒀고, 업무 복귀와 생산 회복에서도 중요한 진전이 있었다"면서 "경제 사회 운행 질서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무증상 감염의 가능성이 여전하고, 중국 정부 통계의 신뢰성에도 의문이 제기돼 종식 선언이 2차 유행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 데비 벅스 미국 백악관 코로나19 대응 조정관은 지난달 31일 언론 브리핑에서 "의료계는 중국의 자료를 '실제 예상보다 더 작은 것'으로서 해석한다"고 말했다.
또 미국 정보당국은 중국이 코로나19 발병 건수와 사망자 수를 실제보다 적게 보고해 상황을 은폐한 것으로 결론 내렸다는 블룸버그통신의 보도도 나왔다.
마이클 고브 영국 국무조정실장도 이달 초 언론 인터뷰에서 "중국 보고의 일부가 바이러스 규모나 전염성에 대해 분명히 밝히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종식 시점 안갯속…감염자 증가 주춤하자 일부 국가선 '정점' 기대
'발원지' 중국은 종식 수순에도 여전히 신뢰성 의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의 바람과 달리 사그라지기는커녕 시간이 지날수록 무서운 확산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2월31일 중국이 세계보건기구(WHO)에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을 중심으로 정체불명의 폐렴이 발생했다고 보고한 지 100일만인 9일 전 세계 확진자는 미국 존스홉킨스대 통계를 기준으로 오전 6시30분 현재 150만4천971명이다. 사망자 역시 8만7천984명에 이르러 전파 속도는 물론 치명률도 높다.
유례없는 팬데믹(pandemic·세계적 대유행)에 직면한 지구촌은 패닉에 빠진 모습이다.
이 때문에 지난 1918년 2천500만∼5천만명의 목숨을 앗아간 스페인 독감 이후 최악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사태 초기만 해도 중국의 문제로 '강 건너 불구경'이었지만 이제 전 세계에 코로나19 '안전지대'는 사라졌다.
더 큰 문제는 아직 바이러스의 종착점을 가늠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 확진 50만명까지 86일, 150만명으로 뛰는 데 2주
'우한에서 원인 모를 폐렴이 돌고 있다.
'
코로나19는 이렇게 인터넷에서 먼저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원인 불명의 폐렴 환자가 속출하자 지난 2003년 중국을 강타했던 제2의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사태에 대한 공포가 고개를 들었다.
사스 때는 총 37개국에서 774명이 사망했으니 코로나19를 한참 과소평가한 셈이다.
현재진행형인 코로나19가 휩쓸고 지나간 자리는 훨씬 참혹하다.
지난 3월 26일까지 전 세계 누적 확진자는 50만명을 기록했다.
우한에서 정체불명의 폐렴이 처음 보고된 이후 86일 만이었다.
세계 각국은 국경을 봉쇄하며 '자국 격리'에 들어가는 등 초강수로 대응했지만, 확진자는 그로부터 일주일 후 100만명으로, 다시 일주일이 지나자 150만명으로 늘어났다. ◇ 만리장성 넘어 유럽·미국 초토화…일본, 뒤늦게 '긴급사태'
우한에서 사망·확진자가 급속하게 불어났지만 중국인 입국을 차단하거나 마스크와 의료장비를 확보하는 등의 각국 대응은 한발 늦었다는 지적이 많다.
심지어 WHO 역시 지난달 11일에야 팬데믹을 선언해 중국 눈치를 보느라 골든 타임을 실기한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고 있다.
미국은 1월31일 2주간 중국 체류자의 입국을 금지하고, 같은 시기 이탈리아도 중국 직항편 노선을 중단했지만 결과적으로 이미 바이러스에 뚫린 상태였다.
대외적으로 공개되는 코로나19 감염 통계치만 놓고 보면 이들 국가가 중국을 훨씬 초월했기 때문이다.
국가별 확진자는 이날 현재 미국이 42만4천945명(사망 1만4천695명)으로 가장 많고, 스페인(14만8천220명·사망 1만4천792명), 이탈리아(13만9천422명·사망 1만7천669명), 프랑스(11만3천959명·사망 1만887명), 독일(11만2천113명·사망 2천349명), 중국(8만2천809명·사망 3천337명), 이란(6만4천586명·3천993명), 영국(6만1천474명·사망 7천11명), 터키(3만8천226명·사망 812명), 벨기에(2만3천403명·사망 2천240명) 등의 순이다.
하계올림픽 개최를 위해 막판까지 노력했던 일본은 공교롭게도 올림픽 연기 결정 이후 코로나19 사태가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다.
현재 4천257명이 감염돼 93명이 사망했다고 보고한 일본의 피해 규모는 중국과의 거리를 고려할 때 상대적으로 적지만, 최근 들어 하루 수백명씩 감염자가 늘어나자 급기야 지난 7일 긴급 사태를 선포했다.
긴급 사태 선언 이튿날인 8일 하루 확진자가 514명이 늘자 그동안 올림픽 개최를 위해 억눌러왔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각에서 제기된다. ◇ '스텔스' 코로나19 정점 안갯속…유럽 일부 진정세
코로나19가 언제 종식될지 아무도 모른다는 점 때문에 불안감도 증폭되고 있다.
특히 기침이나 고열이 없는 무증상 감염자로부터도 전염될 수 있어 '스텔스 바이러스'라는 별칭도 붙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당초 부활절(4월12일) 이후 경제 활동을 재개토록 하겠다고 선언했지만, 사망자가 늘고 보건의학 전문가들의 반대에 부딪히자 일단 이달 말까지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하기로 방침을 바꿨다.
실제로 전날 미국에서는 사망자 증가세가 며칠간 주춤하면서 '정점을 찍은 것 아니냐'는 낙관론이 나오기 무섭게 하루 사망 최고치(1천736명)를 기록하고,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코로나19 감염으로 중환자실로 옮겨지는 등 사태는 악화일로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낙관론에도 소신 발언을 이어온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8일 폭스뉴스에서 "이번 주 이후로 우리는 전환점을 보기 시작할 것"이라며 확산세가 꺾이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을 키웠다.
또 유럽의 진앙이 된 이탈리아에서 7일 현재 하루 기준 신규 확진자 수가 3천39명으로 지난달 13일 이래 25일 만에 최저를 기록하는 등 감소세를 보이자 봉쇄 완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이에 따라 학교 수업 재개, 상점 영업 허용, 여행 금지 제한 완화 등의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WHO는 "너무 일찍 병상에서 일어나 돌아다니면 병이 도지고 합병증을 갖게 된다"고 경고했다.
실제 코로나19는 여름에 약해지는 다른 코로나바이러스의 계절적 특성과는 다를 것이라는 연구가 잇따라 나오는 데다 백신 개발까지 수년이 걸릴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돼 끝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 중국 종식 선언 움직임…신뢰성에는 의문
중국은 우한 봉쇄를 76일 만인 8일 해제하면서 종식 선언 수순을 밟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9일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회 회의에서 "현재 중국의 방역 조치는 단계적인 성과를 거뒀고, 업무 복귀와 생산 회복에서도 중요한 진전이 있었다"면서 "경제 사회 운행 질서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무증상 감염의 가능성이 여전하고, 중국 정부 통계의 신뢰성에도 의문이 제기돼 종식 선언이 2차 유행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 데비 벅스 미국 백악관 코로나19 대응 조정관은 지난달 31일 언론 브리핑에서 "의료계는 중국의 자료를 '실제 예상보다 더 작은 것'으로서 해석한다"고 말했다.
또 미국 정보당국은 중국이 코로나19 발병 건수와 사망자 수를 실제보다 적게 보고해 상황을 은폐한 것으로 결론 내렸다는 블룸버그통신의 보도도 나왔다.
마이클 고브 영국 국무조정실장도 이달 초 언론 인터뷰에서 "중국 보고의 일부가 바이러스 규모나 전염성에 대해 분명히 밝히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