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사진)가 9일(현지시간)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로 곤두박질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월 22일 올해 3.2% 성장을 예상한 지 두 달도 안 돼 ‘플러스(+) 성장’ 전망을 ‘마이너스’로 바꾼 것이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오는 14~17일 IMF 춘계미팅을 앞두고 이날 공개한 사전 개막연설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세계 경제 여파와 관련해 “대공황 이후 최악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3개월 전 우리는 (189개 IMF) 회원국 중 160개국 이상의 1인당 소득이 플러스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지금은 170개국 이상이 마이너스 성장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코로나19가 올해 2분기에 잦아들어 각국의 봉쇄 조치가 점진적으로 완화되더라도 내년 세계 경제는 부분적 회복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V자 회복’은 힘들다는 지적이다.

IMF는 코로나19 충격이 없었던 지난 1월 올 세계 경제성장률을 3.3%로 예상했다. 작년보다 0.4%포인트 높은 수준이었다. 이후 코로나19가 중국, 한국 등 아시아를 강타한 2월 22일엔 세계 경제성장률을 3.2%로 전망하며 코로나19 충격이 크지 않을 것으로 봤다. 하지만 두 달도 안 돼 전망치를 극적으로 바꿨다. IMF는 오는 14일 바뀐 세계 경제성장률 수치를 공개할 예정이다.

프랑스 정부도 이날 코로나19로 올해 자국 경제성장률이 -6%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브뤼노 르메르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같이 밝히면서 코로나19 충격파에 대응하기 위해 긴급 예산을 기존에 발표한 450억유로의 두 배 이상인 1000억유로(약 133조원)로 늘리겠다고 했다.

일본도 올 2분기 경제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10% 이상(연율 기준)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10일 일본경제연구센터가 집계한 민간경제연구소 전문가들의 전망치 평균을 보면 올 2분기 일본의 경제성장률은 -11.1%로 예상됐다.

이번 조사에 참여한 민간 경제전문가들은 일본의 올해 경제성장률도 -3.1%로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민간 싱크탱크 다이와소켄의 간다 게이지 이코노미스트는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일본과 미국, 유럽에서 코로나19 유행이 올 6월 수습된다는 시나리오에서도 일본 경제는 당분간 내수와 해외 부문 모두 매우 어려운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