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 넘어간 배달의민족, 요기요 한 식구 됐는데…글로벌 시장서 혁신 이어갈까…독점 피해 커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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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이야기
김정호 박사의 시사 경제 돋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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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배달의민족 합병에 대해서 알아보려고 합니다. 배달의민족을 독일 배달기업인 DH가 인수하기로 했습니다.
배달의민족. 음식배달 주선 업체죠. 스마트폰에서 앱을 내려받아 설치하고 원하는 식당과 음식을 고른 후 결제하면 됩니다. 참 편리한 세상입니다. 할인쿠폰도 많이 주더라고요. 그런데 이 배달의민족이라는 신생기업을 DH라는 독일 배달기업이 인수하기로 했습니다. DH가 87%를 인수한 겁니다. 가격을 4조원이나 주고 말입니다.
세계적으로 뜨는 배달앱 비즈니스
독일 기업이 한국 음식 배달업체를 4조원이나 내고 인수하다니 신기하죠? 그런데요. 이 음식배달업이 세계적으로 뜨는 비즈니스입니다. 영국의 딜리버루라는 배달업체는 영국을 넘어서 프랑스 독일 스페인까지 진출했습니다. 미국에도 그럽허브, 도어대시, 우버이츠 같은 막강한 배달업체들이 생겨나고 있죠. 그것을 기반으로 해서 가상 레스토랑, 클라우드 키친 같은 새로운 비즈니스가 등장하고 있습니다. 식당업 외식업 자체의 개념이 달라지고 있는 겁니다.
우리나라에도 외국 업체의 본격적인 진출이 시작되었습니다. 거대한 변화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죠. 그런데 여기에 대해서 더불어민주당의 을지로위원회에서 이의를 제기한 적이 있죠. 그렇게 되면 독점이 형성돼 배달기사 식당 주인들에게 손해를 끼칠 수 있다는 것이죠.
잠시 업계 상황을 살펴볼까요. 1위가 배달의민족 56%, 2위 요기요 33%, 3위가 배달통 11%인데요. 요기요와 배달통 두 개 모두 DH가 경영하고 있습니다. 우버이츠 같은 다른 업체들도 있긴 한데 실적이 아주 미미합니다. 그 DH가 1위인 배달의민족까지 인수한 거예요. 시장점유율이 거의 100%가 된 거죠. 국내 1·2·3위 업체 모두 인수한 독일 DH
을지로위원회가 문제를 제기하는 부분은 독점행동에 대한 우려입니다. 돈을 더 벌기 위해 배달료를 올려 받는 것 아닌가. 할인도 축소하고 점주에게는 수수료 더 받으려 할 것이다. 이런 걱정들입니다. 물론 이것은 그냥 압력을 가하는 것일 뿐 구속력이 있는 것은 아니죠. 하지만 곧 공정거래위원회가 승인 여부를 심사할 텐데 집권 여당이 이렇게 나섰으니 상당히 심리적 압박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1·2·3위 업체가 실질적으로 합병을 하게 되는 것이니 걱정할 만합니다. 마음만 먹는다면 배달료, 수수료를 올릴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그 시장점유율을 기반으로 해서 얼마든지 소비자와 윈윈하는 비즈니스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가장 흥미로운 가능성은 가상식당 또는 클라우드 키친입니다. 음식점을 하려면 반드시 매장이 있어야 하잖아요. 또 서빙하는 사람도 있어야 하고요. 그게 가장 돈이 많이 듭니다. 하지만 배달이 가능한 상황에서는 돈 들여 굳이 매장을 차릴 필요가 없죠. 그 대신 음식 맛있게 값싸게 만들면 됩니다.
소비자에게도 그것이 좋습니다. 이미 미국의 우버이츠는 배달로만 판매하는 점포 4000개와 독점계약을 맺고 비즈니스를 시작했답니다.
클라우드 키친이라는 사이트로 들어가 보세요. 우버공동창업자인 트래비스 클래닉(Travis Kalanick)이 독립해서 차린 스타트업인데요. 이 회사는 주방과 배달 시스템을 제공합니다. 식당할 사람들은 여기에 입주해서 음식을 제공하면 되는 거죠. 목돈 안 들고 위생적입니다. 벌써 한국에서 8호점까지 냈더군요.
영국의 딜리버리루도 다크 키친(dark kitchen)이라는 비즈니스 모델을 시작했습니다. 땅값 싼 곳에 주방을 두고 배달을 하는 것이죠. 음식만 맛있고 위생적이면 되잖아요. 또 파리에서는 셰어 키친(share kitchen)이라고 공유주방을 만들어 파리 시민들에게 배달을 시작했습니다.
저는 한국도 곧 번창하게 될 것으로 봅니다. DH 같은 곳은 아마도 막강한 고객층을 바탕으로 이런 방향으로 진출할 가능성이 높아요. 그것을 바탕으로 아마도 이제 집에서 밥을 안 해 먹어도 아주 싼값에 집밥을 배달해 먹을 수 있을 거라 봅니다. 내 입맛에 맞게 맞춤형이 될 수도 있겠죠. 맛을 내가 선택하는 날도 곧 올 거라 봅니다. 생활패턴 자체가 바뀌는 것이죠. 다만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지만 않으면 말입니다.
안타깝게도 우리는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서 가능성을 모두 차단하고 있습니다. 말로는 공유경제를 부르짖으면서 실제로는 공유경제의 상징 같았던 우버를 쫓아냈습니다. 타다 역시 불법화시켜 버렸고요. 이제는 기존 식당 하시는 분들 지키려고 먹는 산업의 새로운 가능성을 차단할 수도 있습니다.
글로벌 경쟁 관점에서 바라봐야
물론 이번 경우 1·2·3위 업체가 합병을 하면 이론적으로는 해로운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소비자에게 해로운 행동을 할 수 있죠. 하지만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봅니다. 그렇게 한다면 곧 다른 업체들이 진입할 거예요. 지금도 이미 쿠팡이츠라는 것이 있고요. 딜리버루니 우버이츠 같은 외국 업체들도 얼마든지 새로 진입할 수 있습니다. 소비자들은 작은 이익에도 선택을 바꾸게 될 겁니다. 그런 상황에서 값을 올린다? 글쎄요.
그래도 이 업체가 시장지배력을 남용할 수는 있죠. 하지만 그럴 경우는 사후적으로 처벌을 하면 됩니다. 그런 것을 막으라고 공정거래법이 시장지배력 남용 행위에 대한 벌칙 조항을 두고 있는 겁니다. 1차적으로는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또 한국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형사처벌도 가능합니다. 시장지배력을 남용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습니다.
칼은 강도의 무기로 사용될 수 있고 음식을 만드는 도구가 될 수도 있죠. 무기로 쓰일 가능성 때문에 칼의 사용을 원천 금지한다면 음식도 못 만들죠. 원천 금지가 아니라 사용은 할 수 있게 하고 강도질을 한 자만 잡아서 처벌하는 것이 현명하죠. 저는 배민의 합병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NIE 포인트
① 모바일 배달앱 사업이 성장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② 기존 시장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앱 기반 혁신사업을 규제해야 할까.
③ 기업 간 결합이 소비자 이익과 서로 윈윈하는 방안은 무엇일까.
김정호 < 서강대 겸임교수 >
배달의민족. 음식배달 주선 업체죠. 스마트폰에서 앱을 내려받아 설치하고 원하는 식당과 음식을 고른 후 결제하면 됩니다. 참 편리한 세상입니다. 할인쿠폰도 많이 주더라고요. 그런데 이 배달의민족이라는 신생기업을 DH라는 독일 배달기업이 인수하기로 했습니다. DH가 87%를 인수한 겁니다. 가격을 4조원이나 주고 말입니다.
세계적으로 뜨는 배달앱 비즈니스
독일 기업이 한국 음식 배달업체를 4조원이나 내고 인수하다니 신기하죠? 그런데요. 이 음식배달업이 세계적으로 뜨는 비즈니스입니다. 영국의 딜리버루라는 배달업체는 영국을 넘어서 프랑스 독일 스페인까지 진출했습니다. 미국에도 그럽허브, 도어대시, 우버이츠 같은 막강한 배달업체들이 생겨나고 있죠. 그것을 기반으로 해서 가상 레스토랑, 클라우드 키친 같은 새로운 비즈니스가 등장하고 있습니다. 식당업 외식업 자체의 개념이 달라지고 있는 겁니다.
우리나라에도 외국 업체의 본격적인 진출이 시작되었습니다. 거대한 변화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죠. 그런데 여기에 대해서 더불어민주당의 을지로위원회에서 이의를 제기한 적이 있죠. 그렇게 되면 독점이 형성돼 배달기사 식당 주인들에게 손해를 끼칠 수 있다는 것이죠.
잠시 업계 상황을 살펴볼까요. 1위가 배달의민족 56%, 2위 요기요 33%, 3위가 배달통 11%인데요. 요기요와 배달통 두 개 모두 DH가 경영하고 있습니다. 우버이츠 같은 다른 업체들도 있긴 한데 실적이 아주 미미합니다. 그 DH가 1위인 배달의민족까지 인수한 거예요. 시장점유율이 거의 100%가 된 거죠. 국내 1·2·3위 업체 모두 인수한 독일 DH
을지로위원회가 문제를 제기하는 부분은 독점행동에 대한 우려입니다. 돈을 더 벌기 위해 배달료를 올려 받는 것 아닌가. 할인도 축소하고 점주에게는 수수료 더 받으려 할 것이다. 이런 걱정들입니다. 물론 이것은 그냥 압력을 가하는 것일 뿐 구속력이 있는 것은 아니죠. 하지만 곧 공정거래위원회가 승인 여부를 심사할 텐데 집권 여당이 이렇게 나섰으니 상당히 심리적 압박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1·2·3위 업체가 실질적으로 합병을 하게 되는 것이니 걱정할 만합니다. 마음만 먹는다면 배달료, 수수료를 올릴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그 시장점유율을 기반으로 해서 얼마든지 소비자와 윈윈하는 비즈니스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가장 흥미로운 가능성은 가상식당 또는 클라우드 키친입니다. 음식점을 하려면 반드시 매장이 있어야 하잖아요. 또 서빙하는 사람도 있어야 하고요. 그게 가장 돈이 많이 듭니다. 하지만 배달이 가능한 상황에서는 돈 들여 굳이 매장을 차릴 필요가 없죠. 그 대신 음식 맛있게 값싸게 만들면 됩니다.
소비자에게도 그것이 좋습니다. 이미 미국의 우버이츠는 배달로만 판매하는 점포 4000개와 독점계약을 맺고 비즈니스를 시작했답니다.
클라우드 키친이라는 사이트로 들어가 보세요. 우버공동창업자인 트래비스 클래닉(Travis Kalanick)이 독립해서 차린 스타트업인데요. 이 회사는 주방과 배달 시스템을 제공합니다. 식당할 사람들은 여기에 입주해서 음식을 제공하면 되는 거죠. 목돈 안 들고 위생적입니다. 벌써 한국에서 8호점까지 냈더군요.
영국의 딜리버리루도 다크 키친(dark kitchen)이라는 비즈니스 모델을 시작했습니다. 땅값 싼 곳에 주방을 두고 배달을 하는 것이죠. 음식만 맛있고 위생적이면 되잖아요. 또 파리에서는 셰어 키친(share kitchen)이라고 공유주방을 만들어 파리 시민들에게 배달을 시작했습니다.
저는 한국도 곧 번창하게 될 것으로 봅니다. DH 같은 곳은 아마도 막강한 고객층을 바탕으로 이런 방향으로 진출할 가능성이 높아요. 그것을 바탕으로 아마도 이제 집에서 밥을 안 해 먹어도 아주 싼값에 집밥을 배달해 먹을 수 있을 거라 봅니다. 내 입맛에 맞게 맞춤형이 될 수도 있겠죠. 맛을 내가 선택하는 날도 곧 올 거라 봅니다. 생활패턴 자체가 바뀌는 것이죠. 다만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지만 않으면 말입니다.
안타깝게도 우리는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서 가능성을 모두 차단하고 있습니다. 말로는 공유경제를 부르짖으면서 실제로는 공유경제의 상징 같았던 우버를 쫓아냈습니다. 타다 역시 불법화시켜 버렸고요. 이제는 기존 식당 하시는 분들 지키려고 먹는 산업의 새로운 가능성을 차단할 수도 있습니다.
글로벌 경쟁 관점에서 바라봐야
물론 이번 경우 1·2·3위 업체가 합병을 하면 이론적으로는 해로운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소비자에게 해로운 행동을 할 수 있죠. 하지만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봅니다. 그렇게 한다면 곧 다른 업체들이 진입할 거예요. 지금도 이미 쿠팡이츠라는 것이 있고요. 딜리버루니 우버이츠 같은 외국 업체들도 얼마든지 새로 진입할 수 있습니다. 소비자들은 작은 이익에도 선택을 바꾸게 될 겁니다. 그런 상황에서 값을 올린다? 글쎄요.
그래도 이 업체가 시장지배력을 남용할 수는 있죠. 하지만 그럴 경우는 사후적으로 처벌을 하면 됩니다. 그런 것을 막으라고 공정거래법이 시장지배력 남용 행위에 대한 벌칙 조항을 두고 있는 겁니다. 1차적으로는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또 한국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형사처벌도 가능합니다. 시장지배력을 남용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습니다.
칼은 강도의 무기로 사용될 수 있고 음식을 만드는 도구가 될 수도 있죠. 무기로 쓰일 가능성 때문에 칼의 사용을 원천 금지한다면 음식도 못 만들죠. 원천 금지가 아니라 사용은 할 수 있게 하고 강도질을 한 자만 잡아서 처벌하는 것이 현명하죠. 저는 배민의 합병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NIE 포인트
① 모바일 배달앱 사업이 성장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② 기존 시장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앱 기반 혁신사업을 규제해야 할까.
③ 기업 간 결합이 소비자 이익과 서로 윈윈하는 방안은 무엇일까.
김정호 < 서강대 겸임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