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3시 현재 8.5%…직전 총선보다 갑절 높은 투표율 보여
[사전투표] "코로나에 분산" 제주 유권자들 사전투표소에 몰려 긴 줄
제21대 총선 사전투표가 10일 제주 43개 투표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순조롭게 진행됐다.

유권자들은 이날 오전 6시부터 제주시 26곳, 서귀포시 17곳의 주민센터와 읍·면사무소 등에 마련된 투표소를 찾기 시작했다.

사전투표일 첫날이지만 많은 유권자가 투표소로 몰려들었다.

제주 투표율은 이날 오전 9시 1.52%(8천438명), 오후 3시 현재 8.45%(4만6천896명)를 각각 기록했다.

제주 유권자 수는 모두 55만4천956명이다.

제주 투표율은 2016년 4월에 치러진 직전 20대 총선 사전투표 첫날 오전 6시부터 오후 3시까지 3.78%에 견줘 갑절 이상 많았다.

코로나19로 인해 투표일에 앞서 미리 투표하자는 '분산 투표' 분위기가 확산한 것으로 보인다.

삼양동주민센터 3층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는 많은 유권자가 몰리는 바람에 건물 계단까지 긴 줄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삼양동주민센터의 한 관계자는 "아침부터 유권자들이 몰렸다.

사전투표 첫날인데도 투표소로 많은 유권자가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투표소에서는 많은 유권자가 몰리는 바람에 투표소 건물 외부에서 앞 사람과 1m 간격의 사회적 거리 두기가 잘 지켜지지 않아 사회적 거리 두기가 잘 지켜진 내부와 다른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광주 출신 이모(36)씨는 "주소지를 아직 제주로 옮기지 않은 상황이라 제주 출신이 아닌 직장 동료들끼리 시간을 내 함께 사전 투표를 하러 왔다"며 "같은 유니폼에 같은 마스크, 비닐장갑까지 끼고 차례대로 줄을 서 있는 지금이 생경하다.

빨리 코로나19가 종식돼 오늘을 좋은 추억으로 웃으며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남편과 함께 투표장을 찾은 경모(60)씨는 "숙박업을 하다 보니 밤새 일을 하고 나서 쉬기 전에 먼저 투표하려고 아침 일찍 사전투표소를 찾았다"며 "코로나19 전파 우려로 투표 시 마스크와 비닐장갑 착용이 필수인 사항은 언론 보도를 통해 미리 알고 있어서 불편한 점은 없었다"고 말했다.
[사전투표] "코로나에 분산" 제주 유권자들 사전투표소에 몰려 긴 줄
백발의 70대 노부부는 이른 아침부터 제주시 한라체육관 로비에 마련된 오라동 사전투표소를 찾아 소중한 권리를 행사했다.

김모(76)씨는 "나이를 먹었어도 투표는 반드시 해야 한다"며 "사전투표제도가 있어 미리 투표도 하고 좋다.

몸을 움직일 수 있는 한 죽을 때까지 투표는 할 것"이라고 말했다.

투표장 앞은 줄이 길게 늘어졌지만, 대부분 마스크 착용에 동참했다.

유권자들은 또 불편을 감수하고 '사회적 거리 두기'를 지키기 위해 서로 간격을 두려고 노력했다.

투표소에 들어가기 전 손 소독제로 손을 깨끗이 하고 체온계로 발열 체크도 했다.

선관위 관계자는 투표장소로 가는 유권자들에게 "앞 사람과 1m 간격을 두고 이동해 달라"며 계속해서 당부했다.

선관위 관계자도 투표소 밖에 서 있는 유권자를 3명, 5명씩 들여보내면서 내부가 최대한 복잡해지지 않도록 노력했다.

바닥에 미리 발바닥 모양의 스티커를 부착하고, 사람이 몰리면 잠시 대기하도록 한 뒤 투표장소로 들어가도록 안내를 하기도 했다.
[사전투표] "코로나에 분산" 제주 유권자들 사전투표소에 몰려 긴 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온 유권자에게는 선관위 관계자가 티슈(화장용 화장지)를 제공했고, 티슈를 받은 유권자가 투표 내내 마스크 대신 티슈로 입을 막고 있는 진풍경도 연출됐다.

11일까지 진행하는 사전투표는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주민등록증이나 여권, 운전면허증, 공무원증 등 공공기관이 발행한 사진이 첨부된 신분증을 반드시 가지고 가야 할 수 있다.

선거 당일인 15일에는 선거인명부 작성기준일 현재 주민등록지(또는 국내거소신고지)에 따라 지정된 투표소에서만 투표할 수 있다.

사전투표는 전국의 유권자를 하나의 명부로 전산화해서 관리하는 '통합선거인명부'에 의해 투표하는 것으로 전국에 설치된 사전투표소 어디에서나 투표할 수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