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코노미] 반년 만에 2억 ↑…덕은지구에서 드러난 상한제의 맹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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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낙찰가 '껑충'…분양가도 연동돼 올라
상한제 맹점…재개발·재건축은 땅값 높이기
상한제 맹점…재개발·재건축은 땅값 높이기
![경기 고양 덕은지구 일대(자료 한경DB)](https://img.hankyung.com/photo/202004/01.22340454.1.jpg)
◆3.3㎡당 1800만→2600만원
지난해 연말 분양한 ‘고양덕은중흥S-블래스파크시티(A2블록)’의 분양가는 3.3㎡당 1860만원이다. 전용면적 84㎡(공급면적 114㎡) 기준으로 6억3000만원대다. 평균가 인상폭을 감안하면 이달 분양하는 단지들은 전용 84㎡의 분양가격이 8억8000만원 안팎이란 계산이 나온다.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고도 반년 만에 새 아파트 가격이 반년 만에 2억원가량 오른 것이다.
짧은 시간 안에 분양가가 큰 폭으로 뛴 건 분양가의 원가인 땅값이 큰 차이를 보여서다. 덕은지구의 경우 시행사들이 각 블록을 사들인 가격이 택지비로 산정된다. 지난해 7월 분양한 ‘덕은대방노블랜드(A5블록)’의 경우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토지를 매각할 당시 최저입찰가격으로 3.3㎡당 1234만원을 책정했다. A2블록도 이와 비슷한 3.3㎡당 1201만원이다.
![[집코노미] 반년 만에 2억 ↑…덕은지구에서 드러난 상한제의 맹점](https://img.hankyung.com/photo/202004/01.22340453.1.jpg)
서울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이 하나둘 후분양으로 돌아서거나 검토를 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분양 시점을 공사가 사실상 끝나는 시점으로 미루면 2~3년 뒤의 표준지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택지비를 책정할 수 있다. 공시지가가 매년 오르고 있는 만큼 분양가 또한 올릴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올해 서울의 표준지 공시지가 인상률은 7.89%다. 2010년부터 11년 연속 오름세다. 정부가 시세와 괴리율을 줄이겠다며 현실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앞으로 더욱 오를 가능성이 높다. 잠실 진주아파트와 미성·크로바, 반포동 신반포15차 등이 후분양을 결정하거나 유력하게 검토하는 이유다. 조단위 사업비가 투입된 용산 유엔사부지와 여의도 MBC 부지 개발사업 또한 후분양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분양가 상한제의 맹점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꼬집었다.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정비사업조합도 택지비를 최대한 올리는 게 유리하다는 답을 LH가 준 것”이라며 “과거 상한제가 처음 도입될 때도 토지 감정가격이 높았던 곳에서 비슷한 일들이 있어났다”고 말했다. 이상우 인베이드투자자문 대표는 “조합은 분양방식을 결정하기까지 총회 등 거쳐야 할 절차가 많다”며 “비용 문제 때문에 강남권 재건축 등 자금력이 있는 조합들만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형진 기자 withmol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