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위기진단] 韓 경기침체, 역성장 우려…U자형 회복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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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우외환의 복합위기…외환위기·금융위기 이상의 퍼펙트스톰 우려
방역에서 경제살리기로 단계적 이행해야
국내 주요 경제연구기관장들은 올해 우리 경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경기침체에 빠지면서 0%에 가까운 성장을 하거나 마이너스 성장을 할 것으로 전망했다.
코로나19 경제위기는 내우외환의 복합위기라면서 터널 속에 들어왔는데 터널의 끝이 어디인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기관장들은 지적했다.
어느 시점에 방역에서 경제살리기로 무게의 추를 옮길지가 고민스러운 부분이라며 단계적 이행이 바람직하다는 제언도 내놨다. 12일 연합뉴스가 주요 경제연구기관장들을 상대로 한 코로나19 위기 긴급진단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연구기관장들은 올해 한국 경제가 코로나19 영향으로 경기침체에 빠지고, 마이너스 성장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설문조사에는 장지상 산업연구원 원장, 손상호 한국금융연구원 원장, 김영민 LG경제연구원장, 이동근 현대경제연구원 원장,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 원장 등이 참여했다.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은 마이너스의 기로에 서 있는 것으로 경제연구기관장들은 내다봤다.
기관장 5명 중 2명이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금융연·한경연)이 있다고 봤고, 2명은 0%(LG연·현대연) 성장을 전망했다.
1명(산업연)은 경기침체나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이 낮다고 평가했다.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은 "올해 우리 경제성장률은 -2.3%로, 마이너스 성장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점진적으로 진행돼온 경제여건의 부실화와 사실상 마비 상태에 이른 생산·소비 활동, 미국과 중국 등 주요국의 급격한 경기 위축으로 이미 본격화되고 있는 경기침체 흐름을 전환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김영민 LG경제연구원장은 "세계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우리 경제도 제로에 가까운 성장을 기록할 것"이라며 "올해 하반기부터 천천히 올라가서 U자형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동근 현대경제연구원장은 "상반기에는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하면서 경기침체 모습이 나타나겠지만, 하반기에는 플러스로 반등하면서 연간 0∼1% 사이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장지상 산업연구원장은 "20일 이후 생활방역체제로 들어가 경제활동이 어느 정도 정상화되고, 이후 경기부양책이 실시되면 내수는 빠르게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중국으로의 수출이 다소 회복되고 있고 미국과 EU의 확산세가 잡혀 2분기 중 생활 방역에 들어간다면 경기침체나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주요 연구기관장들은 코로나19 위기가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차원이 다르다면서 터널 속에 들어왔는데 터널의 끝이 어디일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장지상 산업연구원장은 "이전 위기는 금융위기가 실물로 전이된 위기인 데 반해, 이번 위기는 전염병 예방을 위한 격리조치와 국내외 이동 제한으로 인한 실물 부문의 경제활동 위축에서 위기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그는 "실물 부문의 위축이 일시적 자금경색으로 인한 기업 부도로 이어지고 금융 부문의 위기로 전이되면서 다시 실물 부문의 위기로 이어지는 복합위기 상황으로 가는 상황을 막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영민 LG경제연구원장은 "경제적 문제에 국한됐으면 예측이 가능한데, 지금은 방역적인 문제가 더 크고, 언제 해결책이 나타날지 의학계에서도 가늠을 못 하는 게 가장 큰 위기 요인"이라며 "터널 속에 들어왔는데 터널의 끝이 어디일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동근 현대경제연구원장은 "이번 위기의 본질은 돈을 풀어도 쓸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라며 "소비·왕래·외식·출근·가동·무역 등 일상생활이 정지됐기 때문에 실물 경제 위기가 발생한 만큼, 경제 활동 자체의 위축으로 유동성이 부족한 기업, 소상공인들의 도산, 부도 등이 가장 우려된다"고 말했다.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은 "코로나19발 위기는 기업경쟁력이 약해져 있는 가운데 생산과 소비가 모두 위축된 데다 대외수요마저 줄어든 내우외환의 복합위기로, 외환위기나 글로벌 금융위기 이상의 퍼펙트스톰이 우려된다"면서 "실물경기까지 안 좋다 보니 과거처럼 위기를 돌파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정부의 방역과 경제살리기 간 딜레마 해결을 위해서는 단계적 이행이 필요하다고 경제연구기관장들은 제언했다.
정부가 취약부문이 방역 기간을 잘 넘어갈 수 있도록 징검다리 역할을 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장지상 산업연구원장은 "단기적으로는 신규 감염자의 수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안정될 때까지는 방역에 중점을 두고, 중기적으로 미국과 EU 등에서 확진자 수가 낮은 수준이 될 때까지 방역과 경제활동의 균형을 찾아 병행하는 생활방역체제로, 이후 백신이나 치료제가 개발될 때까지는 방역에 경계를 늦추지 않으면서 경제활동에 중점을 두는 단계적 이행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손상호 금융연구원장은 "전염병 대응을 위해서는 경제활동의 중단이 어느 정도 필요하므로 방역정책은 경제살리기 정책과 상충관계에 있다"면서 "자가격리,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정책이 강화될수록 감염환자 증가율을 낮추거나 지연시킬 수 있는 반면에 그로 인한 경제침체는 더욱 심각해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염병 감염 위험이 상당한 상태에서는 정상적인 경제활동이 가능하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방역에 우선순위를 둬 감염 위험을 낮추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면서 "단기적인 충격이라도 가계와 기업이 실업이나 폐업을 통해 재기불능상태에 빠질 수 있기 때문에 정부는 취약부문이 방역 기간을 잘 넘어갈 수 있도록 징검다리 역할을 수행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방역에서 경제살리기로 단계적 이행해야
국내 주요 경제연구기관장들은 올해 우리 경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경기침체에 빠지면서 0%에 가까운 성장을 하거나 마이너스 성장을 할 것으로 전망했다.
코로나19 경제위기는 내우외환의 복합위기라면서 터널 속에 들어왔는데 터널의 끝이 어디인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기관장들은 지적했다.
어느 시점에 방역에서 경제살리기로 무게의 추를 옮길지가 고민스러운 부분이라며 단계적 이행이 바람직하다는 제언도 내놨다. 12일 연합뉴스가 주요 경제연구기관장들을 상대로 한 코로나19 위기 긴급진단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연구기관장들은 올해 한국 경제가 코로나19 영향으로 경기침체에 빠지고, 마이너스 성장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설문조사에는 장지상 산업연구원 원장, 손상호 한국금융연구원 원장, 김영민 LG경제연구원장, 이동근 현대경제연구원 원장,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 원장 등이 참여했다.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은 마이너스의 기로에 서 있는 것으로 경제연구기관장들은 내다봤다.
기관장 5명 중 2명이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금융연·한경연)이 있다고 봤고, 2명은 0%(LG연·현대연) 성장을 전망했다.
1명(산업연)은 경기침체나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이 낮다고 평가했다.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은 "올해 우리 경제성장률은 -2.3%로, 마이너스 성장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점진적으로 진행돼온 경제여건의 부실화와 사실상 마비 상태에 이른 생산·소비 활동, 미국과 중국 등 주요국의 급격한 경기 위축으로 이미 본격화되고 있는 경기침체 흐름을 전환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김영민 LG경제연구원장은 "세계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우리 경제도 제로에 가까운 성장을 기록할 것"이라며 "올해 하반기부터 천천히 올라가서 U자형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동근 현대경제연구원장은 "상반기에는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하면서 경기침체 모습이 나타나겠지만, 하반기에는 플러스로 반등하면서 연간 0∼1% 사이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장지상 산업연구원장은 "20일 이후 생활방역체제로 들어가 경제활동이 어느 정도 정상화되고, 이후 경기부양책이 실시되면 내수는 빠르게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중국으로의 수출이 다소 회복되고 있고 미국과 EU의 확산세가 잡혀 2분기 중 생활 방역에 들어간다면 경기침체나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주요 연구기관장들은 코로나19 위기가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차원이 다르다면서 터널 속에 들어왔는데 터널의 끝이 어디일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장지상 산업연구원장은 "이전 위기는 금융위기가 실물로 전이된 위기인 데 반해, 이번 위기는 전염병 예방을 위한 격리조치와 국내외 이동 제한으로 인한 실물 부문의 경제활동 위축에서 위기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그는 "실물 부문의 위축이 일시적 자금경색으로 인한 기업 부도로 이어지고 금융 부문의 위기로 전이되면서 다시 실물 부문의 위기로 이어지는 복합위기 상황으로 가는 상황을 막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영민 LG경제연구원장은 "경제적 문제에 국한됐으면 예측이 가능한데, 지금은 방역적인 문제가 더 크고, 언제 해결책이 나타날지 의학계에서도 가늠을 못 하는 게 가장 큰 위기 요인"이라며 "터널 속에 들어왔는데 터널의 끝이 어디일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동근 현대경제연구원장은 "이번 위기의 본질은 돈을 풀어도 쓸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라며 "소비·왕래·외식·출근·가동·무역 등 일상생활이 정지됐기 때문에 실물 경제 위기가 발생한 만큼, 경제 활동 자체의 위축으로 유동성이 부족한 기업, 소상공인들의 도산, 부도 등이 가장 우려된다"고 말했다.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은 "코로나19발 위기는 기업경쟁력이 약해져 있는 가운데 생산과 소비가 모두 위축된 데다 대외수요마저 줄어든 내우외환의 복합위기로, 외환위기나 글로벌 금융위기 이상의 퍼펙트스톰이 우려된다"면서 "실물경기까지 안 좋다 보니 과거처럼 위기를 돌파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정부의 방역과 경제살리기 간 딜레마 해결을 위해서는 단계적 이행이 필요하다고 경제연구기관장들은 제언했다.
정부가 취약부문이 방역 기간을 잘 넘어갈 수 있도록 징검다리 역할을 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장지상 산업연구원장은 "단기적으로는 신규 감염자의 수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안정될 때까지는 방역에 중점을 두고, 중기적으로 미국과 EU 등에서 확진자 수가 낮은 수준이 될 때까지 방역과 경제활동의 균형을 찾아 병행하는 생활방역체제로, 이후 백신이나 치료제가 개발될 때까지는 방역에 경계를 늦추지 않으면서 경제활동에 중점을 두는 단계적 이행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손상호 금융연구원장은 "전염병 대응을 위해서는 경제활동의 중단이 어느 정도 필요하므로 방역정책은 경제살리기 정책과 상충관계에 있다"면서 "자가격리,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정책이 강화될수록 감염환자 증가율을 낮추거나 지연시킬 수 있는 반면에 그로 인한 경제침체는 더욱 심각해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염병 감염 위험이 상당한 상태에서는 정상적인 경제활동이 가능하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방역에 우선순위를 둬 감염 위험을 낮추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면서 "단기적인 충격이라도 가계와 기업이 실업이나 폐업을 통해 재기불능상태에 빠질 수 있기 때문에 정부는 취약부문이 방역 기간을 잘 넘어갈 수 있도록 징검다리 역할을 수행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