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원 IBK기업은행장.(사진=IBK기업은행)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사진=IBK기업은행)
"평소 중소기업이 살아야 국가경제가 바로 선다라고 생각해 왔는데 기업은행은 그러한 역할을 할 수 있는 기관이다. 이러한 공공적인 역할과 시장을 기반으로 하는 수익성 추구의 양 측면을 잘 조화시켜 나가겠다."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은 12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서면으로 대신한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앞서 윤 행장은 지난 11일 취임 100일을 맞이했다.

윤 행장은 "코로나19로 국가 경제가 엄중한 상황이라 100일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며 "그동안 은행을 비상경영체계로 전환하고 직원들의 안전을 도모하는 한편 피해기업의 자금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해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행장은 코로나 사태 이후 많은 업종의 매출이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기업들의 자금사정이 절박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코로나 사태의 충격이 어느 정도 지속될 지 불확실한 상황이나 지금으로서는 유동성 애로 때문에 기업들이 무너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일시적인 자금애로를 겪고 있는 피해기업을 지원하면서도 효과적인 여신심사를 통해 기업들이 지금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구조개선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IBK의 주요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맥락에서 기업은행은 올해 중소기업 대출공급 목표를 당초 49조원에서 59조원으로 10조원 확대했다. 또한 소상공인 초저금리 특별대출 지원 한도도 1조2000억원에서 5조8000억원으로 대폭 증액했다.

윤 행장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지원에 따라 자산건전성이 악화될 소지가 있으나 앞으로 코로나19 위기가 진정되고 우리경제가 정상화 될 경우 새롭게 유입된 고객과 대출자산이 기업은행의 성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금융지원이 향후 금융시스템의 불안으로 전이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 윤 행장은 "중소기업에 대한 신속하고 효과적인 자금지원을 통해 현재의 어려움이 신용위기로 증폭되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차단하는 것이 금융시스템 보호를 위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경우 높은 국제결제은행(BIS)비율 등 은행과 금융회사들의 건전성이 양호한데다 다른 나라에 비해 재정여력이 건실하고 충격흡수 여력이 커서 지금의 위기가 금융시스템 불안으로 전이될 소지는 매우 낮다"고 덧붙였다.

코로나 충격으로 최근 기업은행 주가도 상당 폭 하락했다. 윤 행장은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에서도 IBK 주가가 빠른 속도로 회복한 바 있어 이번 사태를 잘 대응한다면 주가가 정상화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주가관리에 있어 가장 중요한 과제는 은행의 내재가치를 높이는 것"이라며 "앞으로 혁신금융을 통한 고객기반 확충, 거래 중소기업 건전성 제고, 여신 충당금 등 비용관리 강화, 수익원 다변화 등 노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취임 당시 출근저지를 비롯해 최근 주 52시간 관련 고발까지 노조와의 불협화음이 재점화되고 있는 것에 대해 윤 행장은 "여러 사정이 있지만 노동조합은 은행 발전과 직원 행복을 위해 같은 배를 타고 가는 파트너"라며 "서로의 역할을 존중하면서도 더 많이 소통하며 건설적인 노사관계가 구축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윤 행장은 과거 행장들이 IBK기업은행의 지주 체제 전환을 중장기적 과제로 추진해왔던 것에 대해 좀 더 시간을 갖고 검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주회사 전환은 자회사와의 시너지를 높일 수 있고 고객에게 다양한 금융지원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며 "지금으로서는 IBK금융그룹 차원에서 자회사와의 시너지를 높이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윤 행장은 취임하면서 혁신금융과 바른경영을 통해 IBK를 초일류 금융그룹으로 키우겠다는 비전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코로나 대응으로 인해 IBK 발전을 위한 작업이 다소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윤 행장은 "창업·벤처기업 등 금융지원 혁신, 금융소비자보호그룹 신설 등 고객이익 보호, 디지털 IBK, 수익구조 다변화, 자회사와의 시너지창출, 글로벌 경쟁력 강화 등 혁신과제들에 대해 하나씩 살펴보고 있다"며 "서두르지 않고 직원의견을 수렴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며 차근차근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