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이사장/사진=연합뉴스
유시민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이사장/사진=연합뉴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4·15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등 '범여권 180석 가능성'을 언급하자 더불어민주당 인사들이 일제히 경계에 나섰다. 자칫 집권 여당이 오만하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을 뿐더러, 야당이 '정권 견제론'으로 자극에 나설 경우 판세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유 이사장은 지난 10일 자신의 유튜브 방송 '유시민의 알릴레오'에서 서 "전체적으로 선거 판세가 민주당의 압승 분위기로 흐르고 있다"며 "비례 의석을 합쳐서 범진보 180석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고 분석했다.

이에 미래통합당은 즉각 정권 견제론에 힘을 실었다. 박형준 통합당 공동선대위원장은 지난 11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만에 하나라도 이런 일(유 이사장의 주장)이 현실로 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를 예상하고 말았다"며 "지난 3년 경제·외교·안보·탈원전 등의 실정은 묻혀버리고 고쳐지지 않을 것이다. 관념의 틀에 갇혀 실용을 배격하는 일이 반복될 것이다. 섬뜩한 일을 막아야 한다. 견제의 힘을 달라"고 말했다.

여당에서도 역시 유 이사장 발언을 두고 "야당에 공격할 빌미를 줬다"고 우려하며 황급히 역풍 차단에 나섰다. 이근형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은 11일 자신의 SNS를 통해 "느닷없이 180석 논란이 생겼다"며 "우리 쪽과 가깝다고 알려진 논객이 빌미를 줘 버렸다"며 "모두들 제발 3일만 참아 주셨으면 한다. 대신 위기극복을 위한 '금모으기 투표'에만 집중해 주셨으면 한다"고 밝혔다.

윤건영 서울 구로구을 후보도 SNS를 통해 "선거 다 끝난 것처럼 오만한 태도는 안 된다"며 "이른 새벽부터 밤 늦게까지 현장에서 민심을 보고 듣고 있는 저로서는 이런 말들이 조금 위험하게 보인다"고 우려했다.

이어 "선거는 하루만에도 민심이 요동친다. 출발선부터 보면 결승선이 거의 다 온 것 같지만 남은 기간 충분히 결과는 바뀔 수 있다"고며 "지금은 분위기에 취할 때가 아니다. 마지막까지 간절해야 한다. 겸손해야 한다. 국민은 누가 더 절실한지 마지막까지 지켜보고 계시다"라고 경고했다.

종로구 선거 유세에 나선 이낙연 민주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도 12일 "누가 국민의 뜻을 안다고 그렇게 함부로 말할 수 있는가"라며 "이제까지 기자들로부터 수없이 같은 질문을 받았지만 한번도 그에 대해 숫자를 언급하거나 어느 쪽 방향을 말하거나 한 적 없다"며 유 이사장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했다.

이어 "우리 민주당 안에 있는 사람도, 때로는 밖에 있는 분이 더 심하게 선거 결과를 섣불리 예측하곤 한다. 그런 일은 조심하는게 훨씬 낫다"며 "국민의 뜻은 늘 준엄하다. 국민 앞에 늘 심판받는 마음으로 겸손하게 임하고 국민을 두려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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