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국면으로 접어들며 전 세계에서 확산세가 거세지고 있다. 미국이 누적 확진자에 이어 사망자 집계에서도 세계 1위에 올라섰다. 아시아에서는 일본이 나흘 연속 신규 확진자 수 최다 기록을 세웠고, 그간 '방역 모범국'으로 꼽히던 싱가포르에서도 연일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다.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12일 오후 2시30분 기준 전 세계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178만440명이며, 사망자수는 10만8834명이다.

미국은 이날 기준 코로나19 누적 사망자가 2만577명으로 집계돼, 이탈리아(1만9468)를 넘어 세계에서 가장 많은 희생자를 낸 국가가 됐다. 미국은 지난달 26일부터 중국을 제치고 코로나19 확진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나라다. 현재 미국 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53만2879명으로 집계됐다.

미국서 확산세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와이오밍주의 연방 재난지역 선포 요청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미국 전체 50개 주가 재난 지역으로 지정됐다. 전염병으로 미 50개주 모두가 재난 지역으로 지정된 것은 역사상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 내 코로나19 진행 상황을 두고 워싱턴포스트(WP)는 "코로나19 진단이 제대로 실시되지 않은 데다 병원 바깥에서 발생한 사망자의 경우 정확한 사망 원인을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전문가들은 미국의 사망자 통계가 더욱 악화할 것으로 우려한다"고 진단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긴급사태가 선언된 다음날인 8일 저녁 일본 도쿄의 번화가인 가부키초가 평소보다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아래쪽 사진). 지난달 27일 저녁(위쪽 사진)과 비교해 거리의 행인들이 크게 줄어들었다/사진=REUTERS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긴급사태가 선언된 다음날인 8일 저녁 일본 도쿄의 번화가인 가부키초가 평소보다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아래쪽 사진). 지난달 27일 저녁(위쪽 사진)과 비교해 거리의 행인들이 크게 줄어들었다/사진=REUTERS
아시아에선 일본이 도쿄올림픽 연기 발표 기점으로 감염자 수가 폭증하고 있다. 일본은 나흘 연속 신규 확진자 수 기록을 경신했다.

12일 NHK 집계에 따르면 전날 하루 동안 수도 도쿄도 197명을 포함 총 743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누적 확진자 수는 7635명이고, 사망자는 144명이다.

코로나19 확산과 함께 일본에서는 응급의료 체계 붕괴 조짐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일본 구급병원에서 코로나19 감염 의심 환자를 더 이상 받지 않으면서, 의심자들은 상위 응급 기관인 구명구급센터로 몰리고 있다다. 이 때문에 중증환자에 고도 응급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구명구급센터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당초 '방역 모범국'이라 불렸던 싱가포르에서도 연일 확진자가 늘아나고 있다. 이날 기준 싱가포르 누적 확진자 수는 2299명이며 사망자는 8명이다.

지난달만 해도 싱가포르는 누적 확진자 수가 166명에 그쳤지만, 개학 강행 등의 이유로 지역사회에서 감염이 확산돼 지난주부터 확진자 수가 1000명대를 넘어섰다. 현재 싱가포르 당국은 감염경로 추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발원지인 우한 지역 이동 봉쇄령을 최근 해제한 중국은 지난 11일 하루 동안 중국 본토의 코로나19 신규 확진 환자는 99명(해외 역유입 97명)이며 사망자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