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억 클럽 입성한 bhc, 업계 1위 넘본다
치킨 프랜차이즈업계에서 연매출 3000억원이 넘는 메가브랜드가 두 번째로 나왔다. 지난해 3186억원의 매출을 올린 bhc치킨이다. 치킨 시장 정체와 업계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2위 자리를 굳혔다. 매출 1위는 3년 전 3000억원을 넘긴 교촌치킨이다.

bhc치킨이 이날 공개한 매출 성과는 독자경영을 시작한 2013년(654억원)과 비교해 다섯 배 늘어난 수치다. 같은 기간 업계 순위도 8위에서 2위로 올라섰다. 가맹점 매출은 1억4000만원에서 4억6000만원으로 세 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bhc치킨은 이런 성장의 비결로 전문경영인을 내세운 과감한 투자와 유통구조 혁신, 투명경영, 가맹점주와의 상생경영 등을 꼽았다. bhc가 전문경영인을 앞세울 수 있었던 것은 여러 차례 주인이 바뀐 과거 때문이다. 지금은 경쟁 업체인 BBQ가 부도 위기였던 bhc를 2004년 인수한 적이 있다. BBQ는 2013년 다시 회사를 사모펀드에 팔았다. 사모펀드는 전문경영인으로 박현종 회장을 내세웠다. 2018년 재매각설이 돌자 박 회장이 회사를 인수했다. 한 해 전인 2017년에는 임금옥 대표가 bhc에 합류했다. 박 회장과 임 대표 모두 삼성전자 출신이다. 업계에선 “1등 기업의 DNA로 bhc를 바꿨다”고 평가했다.

박 회장은 적극적으로 인프라에 투자했다. 2016년에 60억원을 들여 경기 이천에 최신 설비를 갖춘 푸드 공장을 건립했다. 이 공장에선 닭 소스 치킨무 등 식자재를 생산하고 있다. 또 배송 차량에 GPS를 부착해 이동 상황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도록 했다.

박 회장은 bhc 치킨 부문에 별도 자회사를 두지 않고 독립법인으로 운영해 경영 투명성을 높였다. 불필요한 곳에 비용이 지출되는지 효과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연구개발(R&D)을 통한 신메뉴 출시도 성과가 있었다. 지난해 선보인 뿌링치즈볼, 감자, 핫도그 등 사이드 메뉴가 대박이 났다. 매출이 늘어나도 제조원가와 영업비용(판매관리비)이 증가하지 않도록 비용을 관리하는 데 힘썼다.

가맹사업자를 위한 정책도 돋보인다. 소비자가 결제하면 가맹점주에게 3일 안에 입금된다. 이전까지는 최대 55일 걸렸다. 이런 노력으로 2015년 873개이던 가맹점이 지난해 1456개로 늘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