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정부의 부동산 규제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대형 펜트하우스가 속속 분양을 재개하고 있다. 상위 0.5%의 자산가를 위한 펜트하우스는 경기에 영향을 덜 받고, 희소가치가 있어 꾸준히 수요가 있기 때문이다.

1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이달 중 분양 예정인 서울 강남구 대치동 구마을1지구 단독주택재건축 ‘대치써밋’에는 펜트하우스 5가구가 일반 분양된다. 이 단지는 전용 51~102㎡로 총 489가구 중 106가구가 일반 물량이다. 대현초와 대명중, 휘문중·고 등 명문학교가 가깝고 대치동학원가도 쉽게 이용할 수 있다.

라온건설이 대구 달서구 진천동에 짓는 초고층 주상복합단지인 '월배 라온프라이빗 디엘'은 전용 175㎡(1가구), 184㎡A형(3가구), 184㎡B형(1가구), 218㎡(1가구) 총 6가구의 대형 펜트하우스가 나온다. 이 단지는 아파트 555가구(전용 84~218㎡), 오피스텔 114실(전용 84㎡) 규모로 건립된다. 대구1호선 월배역이 도보 1분 거리다.

GS건설이 경기 화성시 반월지구 도시개발사업에 짓는 ‘신동탄포레자이’(총 1297가구)는 중형에서 펜트하우스를 공급할 예정이다. 전용면적 59~84㎡ 중 펜트하우스는 전용 84㎡P에서 6가구가 나올 예정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펜트하우스가 꾸준히 나오는데 대해 '희소가치'를 이유로 들었다. 양지영 양지영R&C연구소장은 "상위 0.5%가 살 수 있는 펜트하우스는 '맞춤형 고급주택'이라는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면서 "같은 아파트라도 다른 층의 일반 주택형과 펜트하우스 값어치는 다르게 매겨진다"고 설명했다.

한 아파트 내에서 펜트하우스의 물량은 극히 적기 때문에 거래도 많지 않고, 한번씩 거래될 때마다 최고가를 경신한다. 국토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대구시에서 올해 1월 등록된 수성구 범어동 ‘두산위브더제니스’의 펜트하우스(전용 243㎡형)는 52억 원에 거래됐다. 이 단지는 대구시 내에서 아파트가격이 처음으로 50억원을 돌파한 사례가 됐다. 지난해 서울에서 가장 비싸게 거래된 아파트인 한남동 ‘한남더힐 펜트하우스(전용면적 244㎡)’은 84억 원에 거래되며 4년만에 신고가를 경신했다. 2위인 ‘삼성동 아이파크 펜트하우스(226㎡)’도 70억원에 거래됐다. 인천에서도 지난해 역대 최고가 아파트로 ‘송도 더샵센트럴파크 2차’가 등극했다. 이 아파트의 펜트하우스(전용 295㎡)는 36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펜트하우스의 청약경쟁률도 높게 나타내고 있다. 지난달에 분양한 ‘힐스테이트 송도 더 스카이’는 펜트하우스 구조로 설계된 175㎡A형과 175㎡B형이 1순위에서 각각 39.5대1, 22.5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대구 달서구 감삼동에 분양했던 ‘빌리브 스카이’의 펜트하우스(전용 219㎡)는 분양가격이 27억7000만원에 달했다. 하지만 1순위 2가구 모집에 35명이 접수해 평균 17.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