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제품 융단폭격' 오리온, 매출 2조 뚫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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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속 실적 고공행진 비결은
치킨팝 등 히트 상품 대거 재출시
가격 동결하고 과자량 늘려 차별화
中·러·베트남 현지화 전략도 성공
치킨팝 등 히트 상품 대거 재출시
가격 동결하고 과자량 늘려 차별화
中·러·베트남 현지화 전략도 성공
오리온 초코파이는 1974년 출시됐다. 가족과 이웃 간 정을 주고받는다는 뜻으로 포장지에 큰 글씨로 ‘정(情)’이라고 썼다. 중국에서 팔리는 초코파이(사진)에는 정 대신 ‘인(仁)’이라는 글씨가 들어가 있다. 중국인이 사람과 사람 사이에 어진 마음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는 데서 착안했다. ‘초코파이 인’은 오리온이 세계 시장에서 어떻게 성공했는지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오리온은 매출 정체로 힘들어하는 제과업계에서 실적이 나홀로 고공행진 중이다. 지난해 다시 매출 2조원을 넘겼다. 중국의 사드 보복 여파로 매출이 2조원 아래로 내려간 지 3년 만이다. 영업이익은 3276억원으로 사상 최대였다. 올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모두 7% 안팎 증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세 배 넘게 쏟아낸 신제품 효과 톡톡
국내 제과 시장은 2015년 6조7344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후 4년 연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지난해 6조4000억원대로 줄었다. 오리온은 국내외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한국 법인에서만 지난해 최초로 매출 7000억원, 영업이익 1000억원을 넘겼다. 스낵, 파이, 비스킷, 젤리 등 모든 부문이 골고루 성장했다. 신제품 효과였다. 매년 10개 이내의 신제품을 내던 오리온은 지난해 31개 신제품을 내놨다.
추억의 제품들이 히트를 쳤다. 3년 만에 재출시한 치킨팝과 포카칩 땡초간장소스, 찰초코파이 등이 그런 것들이다. 디저트 초코파이 등 프리미엄 제품과 닥터유 단백질바 등은 20~30대 여성과 남성을 제과시장에 새로운 소비자로 끌어들이는 매개체가 됐다.
오리온은 업계에서 유일하게 6년간 가격을 동결하는 파격 행보도 이어갔다. 17개 제품의 과자 중량은 늘렸다. 사실상 가격 인하다. 동시에 업계 최초로 환경친화 포장재를 도입하는 등 ‘착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했다.
해외 진출 전략은 ‘제로 베이스 현지화’
해외에서의 활약이 더 눈부시다. 오리온은 중국 베트남 러시아 등에서 식품업의 높은 진입장벽을 깨고 현지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993년 진출한 중국법인 매출은 2012년부터 국내 매출을 넘어섰다. 지난해 9744억원을 기록해 매출 1조원을 눈앞에 두고 있다. 베트남에선 “제사상에도 초코파이를 올린다”는 풍습을 만들었다. 러시아 사람들도 한국은 몰라도 초코파이는 안다는 이야기가 있다.
오리온의 해외 성공에는 ‘제로(0)에서 시작하는 현지화’ 전략이 주효했다. 중국에서는 외상이 아니라 현금 결제를 정착시키며 신뢰를 얻었다. 6개 공장에서 전량 현지 생산을 하며 온라인과 오프라인 유통 네트워크를 모두 휘어잡았다. 징샤오옌 중국법인 홍보이사는 “오리온 중국법인 하오리유(좋은 친구들)는 전통 채널부터 온라인망까지 모든 채널에 입점해 중국 내 110만 개 점포에 들어가 있다”며 “신제품은 2개월 내 중국의 80%에 깔린다”고 설명했다.
초코파이 수출로 진출한 베트남 시장에선 감자칩과 쌀과자로 대박을 내고 있다. 오리온 베트남법인은 현지 감자 농가와 계약을 맺고 연간 약 1만t에 달하는 감자를 오스타 등 감자스낵 생산에 사용한다. 고향 감자가 농가 소득 증대와 여성 및 아이들의 삶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내용의 ‘고향감자 캠페인’도 펼치고 있다. 베트남의 농가 번영을 위한 농촌 지원 활동도 하며 베트남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R&D로 호재 이어간다
오리온은 올해 연구개발(R&D)에 더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연구소의 R&D 본부 기능을 대폭 강화해 흩어져 있던 연구 노하우를 모아 국내외 시장을 동시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제주용암수와 간편대용식 ‘오!그래놀라’ 등 신사업도 육성해 수익성 개선에 나선다.
한유정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에서 1분기 온라인 매출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며 “미뤄졌던 신제품 출시가 2분기에 이어지면서 올해도 실적 상승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오리온은 매출 정체로 힘들어하는 제과업계에서 실적이 나홀로 고공행진 중이다. 지난해 다시 매출 2조원을 넘겼다. 중국의 사드 보복 여파로 매출이 2조원 아래로 내려간 지 3년 만이다. 영업이익은 3276억원으로 사상 최대였다. 올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모두 7% 안팎 증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세 배 넘게 쏟아낸 신제품 효과 톡톡
국내 제과 시장은 2015년 6조7344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후 4년 연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지난해 6조4000억원대로 줄었다. 오리온은 국내외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한국 법인에서만 지난해 최초로 매출 7000억원, 영업이익 1000억원을 넘겼다. 스낵, 파이, 비스킷, 젤리 등 모든 부문이 골고루 성장했다. 신제품 효과였다. 매년 10개 이내의 신제품을 내던 오리온은 지난해 31개 신제품을 내놨다.
추억의 제품들이 히트를 쳤다. 3년 만에 재출시한 치킨팝과 포카칩 땡초간장소스, 찰초코파이 등이 그런 것들이다. 디저트 초코파이 등 프리미엄 제품과 닥터유 단백질바 등은 20~30대 여성과 남성을 제과시장에 새로운 소비자로 끌어들이는 매개체가 됐다.
오리온은 업계에서 유일하게 6년간 가격을 동결하는 파격 행보도 이어갔다. 17개 제품의 과자 중량은 늘렸다. 사실상 가격 인하다. 동시에 업계 최초로 환경친화 포장재를 도입하는 등 ‘착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했다.
해외 진출 전략은 ‘제로 베이스 현지화’
해외에서의 활약이 더 눈부시다. 오리온은 중국 베트남 러시아 등에서 식품업의 높은 진입장벽을 깨고 현지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993년 진출한 중국법인 매출은 2012년부터 국내 매출을 넘어섰다. 지난해 9744억원을 기록해 매출 1조원을 눈앞에 두고 있다. 베트남에선 “제사상에도 초코파이를 올린다”는 풍습을 만들었다. 러시아 사람들도 한국은 몰라도 초코파이는 안다는 이야기가 있다.
오리온의 해외 성공에는 ‘제로(0)에서 시작하는 현지화’ 전략이 주효했다. 중국에서는 외상이 아니라 현금 결제를 정착시키며 신뢰를 얻었다. 6개 공장에서 전량 현지 생산을 하며 온라인과 오프라인 유통 네트워크를 모두 휘어잡았다. 징샤오옌 중국법인 홍보이사는 “오리온 중국법인 하오리유(좋은 친구들)는 전통 채널부터 온라인망까지 모든 채널에 입점해 중국 내 110만 개 점포에 들어가 있다”며 “신제품은 2개월 내 중국의 80%에 깔린다”고 설명했다.
초코파이 수출로 진출한 베트남 시장에선 감자칩과 쌀과자로 대박을 내고 있다. 오리온 베트남법인은 현지 감자 농가와 계약을 맺고 연간 약 1만t에 달하는 감자를 오스타 등 감자스낵 생산에 사용한다. 고향 감자가 농가 소득 증대와 여성 및 아이들의 삶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내용의 ‘고향감자 캠페인’도 펼치고 있다. 베트남의 농가 번영을 위한 농촌 지원 활동도 하며 베트남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R&D로 호재 이어간다
오리온은 올해 연구개발(R&D)에 더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연구소의 R&D 본부 기능을 대폭 강화해 흩어져 있던 연구 노하우를 모아 국내외 시장을 동시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제주용암수와 간편대용식 ‘오!그래놀라’ 등 신사업도 육성해 수익성 개선에 나선다.
한유정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에서 1분기 온라인 매출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며 “미뤄졌던 신제품 출시가 2분기에 이어지면서 올해도 실적 상승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