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조성한 20조원 규모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가 세 번째 입찰 끝에 여신전문금융회사채 매입을 시작했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채안펀드는 메리츠캐피탈이 이날 발행한 3년 만기 채권 20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발행 금리는 같은 등급의 여전채 민간평가사 고시 금리(민평)보다 0.06%포인트 높은 연 1.809%로 결정됐다. 메리츠캐피탈의 신용등급은 ‘A+’로 채안펀드의 매입 조건(AA-등급 이상)보다 낮지만 이번 여전채는 대주주인 메리츠금융지주의 지급보증에 힘입어 ‘AA’ 등급을 받았다.

채권업계에서는 채안펀드가 여전채 매입을 시작하면서 여전사들의 불안감이 다소 진정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는다. 다만 정부가 여전채 매입에 여전히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어 여전사들의 자금 조달 여건이 가시적으로 개선되기까지는 시간이 좀 더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채안펀드를 조성할 때부터 매입가격이 시장가격보다 비싸면(금리는 낮은) 안 된다는 원칙을 유지하고 있다. 금융위의 의사는 이번 여전채 입찰 결과에서도 드러났다. 지난 9일 진행된 입찰에 여전사 10곳이 참여했지만 지원 대상으로 선정된 곳은 메리츠캐피탈 한 곳뿐이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