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제국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장은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등록금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와 회원 대학 사이에서 적극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강은구 기자 egkang@hankyng.com
장제국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장은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등록금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와 회원 대학 사이에서 적극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강은구 기자 egkang@hankyng.com
장제국 동서대 총장(56·사진)이 지난 8일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사총협) 회장에 취임했다. 사총협은 전국 153개 4년제 사립대를 회원으로 두고 있는 대학 협의체다. 전국 4년제 사립대 총장이 모두 참여하고 있는 만큼 사립대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면서도 지성인으로서의 사회적 책임감 역시 막중한 자리다.

장 회장은 15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학령인구 급감, 등록금 동결로 인한 재정 문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교육 혁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등 사립대가 직면한 문제가 말 그대로 산적해 있다”며 “건국 이래 한국 대학이 가장 큰 위기를 맞은 상황이어서 어깨가 무겁다”고 소회를 밝혔다.

장 회장은 특히 등록금 수입 감소가 국내 고등교육을 넘어 국가 경쟁력을 갉아먹고 있다고 강조했다. 장 회장은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연구원(IMD)에 따르면 한국의 대학 교육 경쟁력은 2011년 39위에서 지난해 55위로 16계단이나 떨어졌다”며 “12년 동안 이어진 등록금 동결 정책으로 투자는커녕 장래를 구상할 여유조차 없는 국내 대학의 현실이 여실히 드러난 셈”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는 “대학은 국가 백년대계를 책임지는 사회적 자산”이라며 “대학의 글로벌 경쟁력 약화는 결국 국가 경쟁력 약화로 이어진다”고 우려했다.

등록금 문제 해결을 위해 그는 2년 임기 동안 정부와 적극 소통할 뜻을 내비쳤다. 장 회장은 “교육부와 사총협이 함께 참여하는 고등교육 재정위원회가 올해 출범했다”며 “정부와 긴밀히 소통하면서 대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장 회장은 2011년부터 부산 주례동에 있는 동서대 총장을 맡고 있다. 동서대는 장 회장의 아버지이자 제12대 국회부의장을 지낸 고(故) 장성만 동서학원 이사장이 설립한 학교다. 부산에서 오래 생활해온 만큼 장 회장은 지방대의 목소리를 충분히 내는 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장 회장은 “지방 곳곳의 대학들은 지역 사회의 중심이자 경제 근간”이라며 “지방 대학의 경쟁력을 높이고 지방대의 아픔을 대변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했다.

장 회장은 코로나19 사태로 촉발된 교육의 질 저하와 등록금 환불 논란에 대해선 “코로나19가 워낙 갑작스럽게 덮쳐 대학들도 초기 대응에 미숙한 점이 있었지만 교육의 질이 떨어지지 않도록 대학마다 서버 증설, 보강 계획 등 대책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며 국민의 이해를 구했다.

해외에선 ‘미네르바 스쿨’ 등 캠퍼스 없이 원격수업만으로 최고급 교육을 제공하는 교육혁신이 이뤄지고 있는데, 국내 대학의 원격수업은 걸음마 단계라는 비판에 대해 장 원장은 “온라인 방식만이 혁신이라 할 수는 없고, 교육 내용에서의 혁신이 우선”이라며 “‘애프터 코로나’ 시대에 국내 대학이 혁신을 실현할 수 있도록 자율적인 혁신 환경을 조성하는 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