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적 상황 아냐…추경안 통과 기다릴 이유 없다" 신속한 준비 지시
김종인 "돈 살포 심산" 반발…靑 "선거前 얘기 아냐, 총선뒤 절차 서두르라는 것"
문대통령 "긴급재난지원금, 대상자에게 미리 신청 받으라"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긴급재난지원금과 관련해 "국회가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심의해 통과시키는 것을 기다리지 말고, 지급 대상자들에게 미리 통보해 주고 신청을 받으라"고 지시했다.

추경안 통과로 예산을 확보한 뒤에 신청을 받는 것이 통상적 절차지만, 신속한 집행이 중요하다는 판단 아래 최대한 시간을 단축하라고 지시한 셈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추경안 심의에 걸리는 시간을 뛰어넘어야 한다"며 이같이 언급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에서 밝혔다.

문 대통령은 "국회가 추경안을 심의해서 통과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신청을 받을 이유가 없다"며 "국회 심의 이전에라도 지급 대상자들에게는 빨리빨리 신청을 받아놓을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상적 상황이라면 추경안의 국회 통과 후에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신청을 받는 게 순서지만, 지금은 정상적 상황이 아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속도"라고 거듭 강조했다.


앞서 정부는 건강보험료 기준 소득하위 70%, 약 1천400만 가구에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한 바 있다.

지원 액수는 4인 이상 가구 기준 100만원이다.

정부는 건강보험료를 기준으로 지급하되 이 기준이 올해 소득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는 점을 고려해 이의신청도 받을 계획이다.

추경안은 총선 직후 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강 대변인은 "문 대통령의 이날 지시는 국회가 추경안을 확정하기만 하면 신속히 긴급재난지원금을 국민에게 지급할 수 있도록 부처들이 미리 행정 절차를 마쳐놓으라는 뜻"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런 지시사항이 총선 전날 국무회의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야권에서는 선거를 의식한 발언이 아니냐는 반발도 나왔다.

미래통합당 김종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은 이날 서울 광진을에서 오세훈 후보의 지원 유세를 한 후 기자들을 만나 문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여권이 급하긴 굉장히 급한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선거 이후 지급하려 했던 재난지원금을 선거 전에 지급하라는 얘기에는 선거에 돈을 살포해 표를 얻겠다는 심사가 담겨있는 듯하다.

그러나 유권자들은 현혹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청와대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선거 전에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겠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김 위원장의 발언을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행정 시간 단축을 위해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자들에게 빨리 통보를 하라는 것이지 미리 돈을 준다는 게 아니다.

더군다나 내일은 총선일로 휴일이니 통보 절차는 선거 이후에야 시작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