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체류비자 보유 키르기스 국적 6명 포함 전체 탑승객 124명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러시아에 발이 묶였던 우리 교민 등 118명이 대한항공 특별기를 타고 14일 한국으로 향했다.

블라디보스토크 주재 한국 총영사관 등에 따르면 특별기인 대한항공 KE982편이 이날 오후 3시께(현지시간) 블라디보스토크 국제공항에서 러시아 현지에 체류하는 한국 기업 주재원 가족과 유학생 등 124명을 태우고 이륙했다.

여객기는 한국시간으로 이날 오후 4시 55분께 인천 국제공항에 도착한다.

탑승객 가운데는 특별항공편 탑승을 위해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와 같은 러시아 서부에서 블라디보스토크로 이동한 사례도 있었다고 총영사관은 밝혔다.

우리 교민이 대부분인 탑승객 중에는 한국 체류비자를 가진 키르기스스탄인 가족 6명도 포함돼 있다고 총영사관은 덧붙였다.

특별항공편은 이코노미 147석, 비즈니스 12석 등 모두 159석이다.

총영사관 관계자는 "지난 주말 러시아 아브로라(오로라) 항공이 마련한 특별항공편으로 국적기에 탑승하려 했던 교민 일부가 먼저 귀국한 것으로 보인다"며 실제 탑승객 숫자에 변동이 있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상황 악화' 러시아 고립 한국 교민 118명 귀국
이들은 비행기에 오르기 전 항공사 측이 실시한 발열 검사를 받고 탑승 수속을 밟았다.

다행히 탑승객 가운데 별다른 이상 징후를 보인 교민은 없었다고 총영사관은 전했다.

교민들은 한국에 귀국한 뒤 의무적으로 14일간 자가격리해야 한다.

유증상자는 인천공항 내 선별진료소에서 진단 검사를 받고 음성 판정이 나오면 귀가해 2주간 자가격리한다.

양성 판정이 나오면 곧바로 병원이나 생활 치료센터로 이송돼 격리치료를 받는다.

연해주 한인 유학생회 허준(25) 대표는 "러시아의 의료수준이 한국보다 아직 떨어지는 상황에서 자가격리한 현지 유학생들의 어려움이 상당했다"며 "동양인 혐오에 대한 우려감도 커지면서 귀국을 결심한 유학생들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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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재 연해주 한인회장은 "러시아에 있는 교민들이 안전하게 들어가게 돼 다행"이라면서 "귀국하면 철저하게 자가격리를 지키자는 공감대가 교민들 사이에서 형성돼있다"고 강조했다.

총영사관과 연해주 한인회는 공항에서 위생장갑, 소독용 티슈 등을 나눠주며 교민들의 안전한 귀국을 도왔다.

이에 앞서 주러 한국대사관은 대한항공, 러시아 연방항공청 등과 협의해 지난 7일 모스크바에서 특별항공편(KE924편)을 띄웠으며, 당시 교민 261명이 이 항공편을 타고 한국으로 귀국했다.

러시아에서 특별항공편을 띄우기는 이번이 두 번째다.

오성환 주러 블라디보스토크 총영사는 "주러 한국대사관, 연해주 한인회, 대한항공, 연해주 정부와 긴밀히 협의해 특별편을 띄울 수 있었다"며 "코로나19 상황과 관련, 앞으로도 러시아 당국과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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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러시아 연방항공청은 해외 유입을 통한 전염병 전파를 최대한 막기 위해 지난 4일 자정부터 자국민 귀국용 항공편을 포함한 모든 국제선 항공편 운항을 잠정 중단했다.

러시아의 코로나19 확진자는 하루에 2천명을 넘어서기도 할 정도로 급증세를 보인다.

지난 13일 기준 러시아의 누적 확진자는 1만8천328명으로 늘었으며, 이 가운데 1만1천513명이 모스크바에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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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