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미국, 유럽, 일본 경제가 모두 마이너스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경제도 1%대 성장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이 주요 경제권을 강타할 것이란 예상이다.

미국 -5.9% 독일 -7.0% 일본 -5.2%
IMF는 14일 춘계 미팅에 맞춰 발표한 ‘세계경제 전망’에서 올해 미국의 경제성장률을 -5.9%로 내다봤다. 지난 1월 당시의 2.0% 전망 대비 7.9%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미국 경제가 역성장하는 건 2009년 -2.5% 이후 11년 만이다. 경제성장률을 국내총생산(GDP) 증가율로 측정하기 시작한 1944년 이후 미국 경제가 연간 5% 이상 후퇴한 적은 없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상황은 미국보다 더 나쁘다. IMF는 올해 유로존 경제성장률을 -7.5%로 예상했다. 독일(-7.0%), 프랑스(-7.2%), 이탈리아(-9.1%) 등 유로존 1~3위 경제가 모두 큰 폭으로 뒷걸음질 칠 것으로 봤다.

일본의 올해 성장률도 -5.2%로, 침체에 빠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동안 세계 경제의 엔진 역할을 해온 중국은 1.2% 성장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현실화하면 중국이 1978년 개혁개방에 나선 이후 최악의 성적이 된다.

IMF는 올해 세계 경제 상황에 대해 “2008~2009년 금융위기보다 훨씬 나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많은 나라가 보건 충격, 내수 혼란, 해외 수요 급감, 자본 유출, 상품가격 붕괴 등 다층적 위기에 봉착했다”고 진단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지난 9일 사전 공개한 개막 연설문에서 “(올해 189개 IMF) 회원국 중 170개국 이상의 1인당 소득이 줄어들 것으로 본다”고 했다.

IMF는 올해 세계 교역량도 작년보다 11% 급감할 것으로 예측했다. 지난 1월 전망 땐 올해 교역량이 2.9%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각국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입국제한 조치를 내리고 셧다운(영업정지)으로 수요가 감소하면서 교역도 위축됐다.

다만 IMF는 올 하반기에 코로나19 확산이 둔화하고 경제 활동이 점진적으로 정상화되면 내년에는 세계 경제가 강하게 반등할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도 경제 성장률은 미국과 유로존이 각각 4.7%, 일본이 3.0%, 중국이 9.2%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