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늑장대응' 수세 몰리자…트럼프, 中 편든 WHO 돈줄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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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자금지원 중단 '초강수'
"WHO 실책으로 대유행 초래"
코로나 초기 부실대응 논란 속
책임 떠넘겨 국면전환 노린 듯
"WHO 실책으로 대유행 초래"
코로나 초기 부실대응 논란 속
책임 떠넘겨 국면전환 노린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세계보건기구(WHO)에 대한 자금 지원을 중단하기로 했다. WHO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중국 편’을 들며 ‘조기 경보’에 실패했다는 이유를 들었다. 하지만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코로나19의 최전선에서 싸우는 국제기구에 대한 자금 지원을 일방적으로 중단한 데 대한 비판도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WHO 역할에 대한 재검토 작업을 하는 동안 자금 지원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WHO는 기본적인 의무 이행에 실패했고 이에 책임져야 한다”며 “그들의 실수로 수많은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 처음으로 WHO에 대한 자금 지원 중단을 시사했다. WHO가 미국이 2월 초 중국발(發) 외국인 입국제한 조치를 비판한 것을 거론하면서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WHO가 중국 중심적”이라고 했다. 다음날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더 많은 시신 포대를 원하지 않는다면 바이러스를 정치 쟁점화하지 말라”고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곧바로 “중국은 4200만달러, 미국은 4억5000만달러를 내는데, WHO는 모든 게 중국 방식”이라며 자금 지원 중단을 재차 시사했고 결국 실행에 옮겼다.
당장 WHO는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WHO에 대한 각국의 기여금은 경제 규모와 인구 등에 따라 내는 의무분담금과 이외의 자발적 기여금으로 나뉘는데, 미국은 두 항목 모두 최대 지원국이다. 중국은 의무분담금은 세계 2위지만, 자발적 기여금 수준은 매년 들쑥날쑥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폭스뉴스는 최근 전문가 분석 등을 인용해 “미국이 WHO에 내는 돈은 중국의 10배”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WHO 때리기’는 집권 공화당 일각의 시각과도 맞닿아 있다. 론 존슨 상원 국토안보위원장은 전날 코로나19의 기원 등에 대해 조사 방침을 밝히면서 WHO가 관련 진실을 은폐하려 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릭 스콧 상원의원은 “공산주의 중국을 믿을 수 없다”며 “WHO가 우리를 속였기 때문에 그들을 믿을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WHO를 대체할 새 기구 구성을 제안했다.
일각에선 이번 조치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의 책임 전가 시도”(워싱턴포스트)라는 분석도 나온다. 미 언론이 ‘코로나19 사태에 늑장 대응했다’는 비판을 쏟아내자 ‘WHO 책임론’을 통해 비난의 화살을 외부로 돌리려 한다는 것이다.
CNN은 유엔에 대한 미국의 자금 지원 문제 제기, 파리기후협약 등 국제 협약 탈퇴, 세계무역기구(WTO) 공격 등을 거론하며 이번 결정을 트럼프 대통령의 국제 기구에 대한 부정적 시각과 연관 짓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결정에 대한 역풍도 거세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바이러스와 싸우는 중에 WHO 운영에 필요한 자원을 줄일 때는 아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사연합도 성명에서 “WHO에 대한 자금 지원 삭감은 전 세계가 위태로운 상황에서 잘못된 방향으로 가는 위험한 조치”라고 비판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인 빌 게이츠는 트위터를 통해 “세계적인 보건 위기 상황에서 WHO 지원을 중단하는 것은 위험하다”며 “WHO는 코로나19 확산을 늦추고 있으며 어떤 조직도 이들을 대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일부 주는 5월 1일 전에 경제 재개가 가능할 것”이라며 단계별 경제 정상화 방침을 강력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 정상화 계획을 거의 완성했으며 16일 주지사들에게 설명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날 ‘경제활동 재개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위원회에는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헤지펀드 매니저 켄 그리핀, 콘돌리자 라이스 전 국무장관 등이 포함됐다.
14일 밤 12시 기준 미국 내 코로나19 확진자는 61만3886명으로 하루 만에 2만6064명 늘었다. 사망자는 2만6047명으로 2407명 증가했다. 전날 1835명보다 사망자가 큰 폭으로 늘었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WHO 역할에 대한 재검토 작업을 하는 동안 자금 지원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WHO는 기본적인 의무 이행에 실패했고 이에 책임져야 한다”며 “그들의 실수로 수많은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 처음으로 WHO에 대한 자금 지원 중단을 시사했다. WHO가 미국이 2월 초 중국발(發) 외국인 입국제한 조치를 비판한 것을 거론하면서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WHO가 중국 중심적”이라고 했다. 다음날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더 많은 시신 포대를 원하지 않는다면 바이러스를 정치 쟁점화하지 말라”고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곧바로 “중국은 4200만달러, 미국은 4억5000만달러를 내는데, WHO는 모든 게 중국 방식”이라며 자금 지원 중단을 재차 시사했고 결국 실행에 옮겼다.
당장 WHO는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WHO에 대한 각국의 기여금은 경제 규모와 인구 등에 따라 내는 의무분담금과 이외의 자발적 기여금으로 나뉘는데, 미국은 두 항목 모두 최대 지원국이다. 중국은 의무분담금은 세계 2위지만, 자발적 기여금 수준은 매년 들쑥날쑥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폭스뉴스는 최근 전문가 분석 등을 인용해 “미국이 WHO에 내는 돈은 중국의 10배”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WHO 때리기’는 집권 공화당 일각의 시각과도 맞닿아 있다. 론 존슨 상원 국토안보위원장은 전날 코로나19의 기원 등에 대해 조사 방침을 밝히면서 WHO가 관련 진실을 은폐하려 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릭 스콧 상원의원은 “공산주의 중국을 믿을 수 없다”며 “WHO가 우리를 속였기 때문에 그들을 믿을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WHO를 대체할 새 기구 구성을 제안했다.
일각에선 이번 조치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의 책임 전가 시도”(워싱턴포스트)라는 분석도 나온다. 미 언론이 ‘코로나19 사태에 늑장 대응했다’는 비판을 쏟아내자 ‘WHO 책임론’을 통해 비난의 화살을 외부로 돌리려 한다는 것이다.
CNN은 유엔에 대한 미국의 자금 지원 문제 제기, 파리기후협약 등 국제 협약 탈퇴, 세계무역기구(WTO) 공격 등을 거론하며 이번 결정을 트럼프 대통령의 국제 기구에 대한 부정적 시각과 연관 짓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결정에 대한 역풍도 거세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바이러스와 싸우는 중에 WHO 운영에 필요한 자원을 줄일 때는 아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사연합도 성명에서 “WHO에 대한 자금 지원 삭감은 전 세계가 위태로운 상황에서 잘못된 방향으로 가는 위험한 조치”라고 비판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인 빌 게이츠는 트위터를 통해 “세계적인 보건 위기 상황에서 WHO 지원을 중단하는 것은 위험하다”며 “WHO는 코로나19 확산을 늦추고 있으며 어떤 조직도 이들을 대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일부 주는 5월 1일 전에 경제 재개가 가능할 것”이라며 단계별 경제 정상화 방침을 강력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 정상화 계획을 거의 완성했으며 16일 주지사들에게 설명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날 ‘경제활동 재개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위원회에는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헤지펀드 매니저 켄 그리핀, 콘돌리자 라이스 전 국무장관 등이 포함됐다.
14일 밤 12시 기준 미국 내 코로나19 확진자는 61만3886명으로 하루 만에 2만6064명 늘었다. 사망자는 2만6047명으로 2407명 증가했다. 전날 1835명보다 사망자가 큰 폭으로 늘었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