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정부지원론 앞세워 압승…대전서는 원도심 집중전략 주효
통합당, 정권심판론 힘 잃어…중진들 앞세워 충남서만 선전
'전국 판세 축약' 대전·세종·충남…민심 바로미터 재확인
각종 선거에서 전국 판세의 축약판으로 여겨졌던 대전·충남이 이번에도 '민심의 바로미터'임을 재확인했다.

많은 지역 선거구에서 개표 초반부터 남은 마지막 투표함이 열릴 때까지 초접전 양상을 보였지만, 대전·세종·충남 20석 가운데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이 각각 15석과 5석을 차지했다.

이는 전국적으로 민주당이 통합당을 크게 앞선 것과 비슷하다.

◇ '견제보다 안정' 선택한 충청 민심
'전국 판세 축약' 대전·세종·충남…민심 바로미터 재확인
여권의 승리와 야권의 패인을 놓고 다양한 분석이 나오지만, 충청 민심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 견제보다는 안정을 선택했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특히 대전과 세종 유권자들은 이번 총선에서 국난 극복을 위해 정부에 힘을 몰아달라는 여당의 손을 들어줬다.

민주당은 이들 지역 선거구 9곳(대전 7곳, 세종 2곳) 모두를 석권했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세가 잦아든 반면 미국·유럽 등 세계 주요 국가 상황이 심각해지면서 정부가 대응을 잘했다고 판단하는 여론이 높아졌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의 '국난극복' 구호가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통합당은 현 정권의 경제 실정과 무리한 개혁 추진, 초기 코로나19 대응 실패 등을 부각하며 '반(反) 문재인' 여론을 조성하려 했지만, 대안 세력으로까지 인정받지 못했다.

당명까지 바꿔가며 민심을 얻으려 했으나 대전·세종·충남 유권자들은 여전히 건전한 중도보수로 거듭나지 못했다고 판단한 셈이다.

◇ 민주당 대전 보수 텃밭 원도심 집중…통합당 충남서 인물론 앞세워 선전
'전국 판세 축약' 대전·세종·충남…민심 바로미터 재확인
민주당이 대전 7개 선거구에서 모두 승리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원도심 집중 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은 보수 성향이 강한 동구·중구·대덕구 등 원도심을 선거 초반 열세 지역으로 분석했으나, 막판 후보 간 격차가 줄어들었다는 판단이 나오자 원도심에 화력을 총동원하는 모습을 보였다.

신도심 지역인 서구와 유성구에서 잡은 승기를 원도심까지 보내는 데 성공한 셈이다.

반면 통합당이 충남에서 선전할 수 있었던 것은 전통적으로 보수 성향이 강한 데다 중진 의원을 중심으로 한 인물 대결에서 우위를 점한 것으로 해석된다.

충남은 고 노무현 대통령 탄핵 후폭풍으로 열린우리당이 압승한 17대 총선을 제외하면 모두 보수 성향의 정당이 다수당을 차지한 지역이다.

여기에 5선에 도전하는 공주·부여·청양 정진석 후보를 비롯해 4선에 도전한 이명수(아산갑)·홍문표(홍성·예산) 후보, 3선 도전에 나선 보령·서천 김태흠 후보 등 중진이 다수 포진하면서 인물론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는 분석이다.

◇ 현역은 강했다…청와대 출신 전원 패배
'전국 판세 축약' 대전·세종·충남…민심 바로미터 재확인
이번 총선에서 대전·세종·충남 현역 의원 10명 중 8명은 21대 국회에 재입성하게 됐다.

지난 20대 국회에 재입성한 비율(78%)보다 높은 수치다.

이번 총선에는 현역 의원 19명 중 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이규희 의원 등 불출마를 선언한 3명을 제외하고 16명(대전 7명, 충남 9명)이 재출마해 13명(81.2%)이 당선됐다.

통합당 이장우·이은권·정용기 후보가 민주당 후보에게 밀려 국회 재입성에 실패했지만, 나머지 현역 의원 13명(민주당 8명, 통합당 5명)은 모두 생환했다.

특히 공주·부여·청양에서는 통합당 공천에서 컷오프된 김근태 후보가 무소속으로 출마하면서 보수표가 분산됐음에도 정진석 후보가 5선에 성공하는 뚝심을 발휘했다.

반면 통합당 현역에게 도전장을 던진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 인사들은 모두 고배를 마셨다.

문 정부 청와대 첫 대변인을 지낸 박수현 후보는 정진석 후보에게, 조한기 전 청와대 비서관은 성일종 후보에게 각각 패배했다.

복기왕 전 정무비서관과 나소열 전 자치분권비서관도 현역 의원의 벽을 넘지 못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