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왕절개로 태어난 여성은 성인이 된 후 비만과 2형 당뇨병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하버드대학 보건대학원 영양·역학과의 호르헤 차바로 교수 연구팀은 제왕절개 출산의 영향은 소아 때만이 아니라 성인이 된 후까지 영향을 미쳐 비만과 당뇨병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의학 뉴스 포털 메드페이지 투데이(MedPage Today)가 14일 보도했다.

1946~1964년 사이에 출생한 여성 3만3천여 명(평균연령 33.8세, 백인 97.3%)을 대상으로 체질량지수(BMI: body mass index)를 2년마다 측정하면서 당뇨병 진단 여부를 2015년까지 추적 조사했다.

이들 중 3.3%가 제왕절개 분만으로 태어났다.

BMI는 체중(kg)을 신장(m)의 제곱으로 나눈 수치로 서양에서는 18.5~24이면 정상, 25~29.9면 과체중, 30 이상이면 비만, 35~39.9이면 고도비만, 40 이상이면 초고도 비만으로 분류된다.

이와 함께 이들의 어머니를 대상으로 임신 전 BMI, 임신 기간(gestational age), 임신 중 흡연, 자간전증(임신중독증), 임신성 당뇨, 분만아의 출생 체중 등을 조사했다.

전체적인 분석 결과 제왕절개 분만으로 태어난 여성은 질 분만(vaginal birth)으로 출생한 여성보다 비만 위험이 11%, 당뇨병 위험이 46%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왕절개 분만 여성 중 자간전증, 임신성 당뇨를 겪지 않았고 임신 중 담배를 피우지 않은 여성들의 경우조차도 이러한 연관성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제왕절개 분만 여성은 질 분만 여성보다 임신 전 평균 BMI가 높았고 출산 시 연령도 많았다.

제왕절개 분만아는 질 분만아보다 아동기에 비만 위험이 높다는 것은 이미 알려져 있지만, 성인 이후까지 비만 위험이 지속되고 당뇨병 위험까지 높아진다는 사실이 밝혀지기는 처음이다.

제왕절개 출산이 자녀의 비만과 당뇨병 위험을 높이는 메커니즘은 알 수 없으나 출산 방법에 따라 장내 미생물군(gut microbiota)이 달라지기 때문으로 생각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질 분만의 경우는 신생아가 모체의 산도를 빠져나오면서 모체로부터 다양한 미생물을 받아 장내 미생물군을 형성하게 된다.

그러나 제왕절개로 태어난 아이는 분만 때 모체로부터 얻는 미생물이 적어 출생 후 자라면서 환경으로부터 더 많은 미생물을 받아들이게 되는데 그중에는 비만 억제에 도움이 되는 미생물이 적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의학협회 저널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 최신호에 발표됐다.
"제왕절개 출산 자녀, 나중 당뇨병 위험↑"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