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반성·속죄하면서 살게 해야"…유족 "왜 사형선고 안 되는지 납득 어려워"
'한강 몸통시신 사건' 장대호 항소심도 무기징역…"엄벌 필요"
이른바 '한강 몸통 시신 사건'의 피의자 장대호(38)가 항소심에서도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3부(배준현 표현덕 김규동 부장판사)는 16일 살인 및 사체손괴, 사체은닉 혐의로 기소된 장씨에게 원심과 같은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자신의 행동을 반성하지 않고 피해자 생명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도 보이지 않았다"며 "유족에 대한 피해회복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고, 행위를 유발한 피해자에게 보복한 자신의 행동이 정당하다고 여전히 인식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에 대해 엄중한 형으로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면서도 "사형에 처해 생명 자체를 박탈하는 것이 정당화될 정도의 특별한 사정이, 누구라도 인정할 만한 객관적 사정이 존재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을 기간의 정함 없이 사회로부터 격리해 수감 생활을 하면서 자신의 잘못을 진정으로 반성 및 참회하도록 하고, 피해자와 유족들에게 속죄하는 마음을 가지고 살아가도록 하는 것이 피고인의 범행과 전반적인 사정에 비춰 상당하다고 판단된다"고 판시했다.

앞서 1심 재판부도 "피해자와 사법부까지 조롱하는 듯한 태도는 피고인을 우리 사회로부터 영구적으로 격리하는 것만이 죄책에 합당한 처벌이라고 생각한다"며 장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양심의 가책을 느끼거나 반성의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

피고인을 사회에 복귀시키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며 1, 2심 모두 사형을 구형했다.

유족들은 재판 후 "왜 사형이 선고되지 않았는지 판결 결과를 납득하기 어렵다"며 상고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장대호는 지난해 8월 8일 오전 서울 구로구 자신이 일하던 모텔에서 투숙객을 둔기로 때려 살해한 뒤 흉기로 시신을 훼손한 혐의를 받는다.

또 훼손한 시신을 같은 달 12일 새벽 전기자전거를 이용해 5차례에 걸쳐 한강에 버린 혐의도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