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극복 위해 모든 수단 강구해야…단 '재정 만능주의' 경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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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여당' 민주당에 바란다…전문가 제언
국가채무비율 40% 넘어
'재정건전성' 소홀해선 안돼
'갈라파고스 규제' 정비해
경제 체질개선 기회로 삼아야
국가채무비율 40% 넘어
'재정건전성' 소홀해선 안돼
'갈라파고스 규제' 정비해
경제 체질개선 기회로 삼아야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4·15 총선에서 압승을 거둠으로써 소득주도성장과 공정경제, 혁신성장을 핵심 축으로 하는 현 정부의 경제정책은 가속화될 것이란 전망이 커지고 있다. 민주당은 근로시간 단축, 정리해고 요건 강화 등 노동 규제 강도를 키우고, 복지를 중심으로 재정 지출을 대폭 확대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하지만 전직 경제장관과 전문가들은 “선거에서 이겼다고 국민이 현 정부 경제정책을 모두 지지하는 것으로 생각하면 오산”이라고 했다. 지난 3년간 정부의 무리한 정책으로 경제 부작용이 커질 때마다 국민은 정부·여당 지지율 하락으로 경고를 보내왔다. 2017년 3.2%에 이르던 성장률이 작년 2.0%로 추락한 경제 현실도 직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적극적인 대처는 필요하지만 ‘재정 만능주의’는 경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경제 부처와의 협업을 강화해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고 과감한 규제 개혁을 통해 성장동력을 일궈야 한다는 조언도 이어졌다.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은 “코로나19 사태 이전부터 무너지고 있던 경제를 살리려면 정책 대전환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퍼주기식 재정 지출은 부작용만 키워”
한덕수 전 국무총리는 “정부·여당이 가장 심혈을 기울여야 할 일은 코로나19 위기를 조기에 극복하는 것”이라며 “재정·금융·세제 등 모든 정책을 동원해 기업을 지원하고 국민을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경제 방파제’라고 할 수 있는 재정건전성 관리에 소홀해선 안 된다”며 “위기를 어느 정도 넘긴 이후엔 국가채무비율을 낮추는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2018년 35.9%에서 올해 41.2%로 뛸 전망이다. 그간 재정건전성 유지의 마지노선으로 삼아온 40%가 깨진다는 얘기다.
윤증현 전 장관은 “나랏돈을 쓰더라도 위기에 취약한 소상공인·자영업자와 코로나19 피해가 큰 업종을 집중 지원해야 한다”며 “퍼주기식 재정 풀기는 반드시 부작용을 낳는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했다.
이인호 한국경제학회장(서울대 경제학부 교수)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지방자치단체의 경쟁적인 예산 풀기가 심해지고 있다”며 “국회의원들이 지자체의 무분별한 재정 씀씀이를 제어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했다.
“경제 부처 전문성 존중해야”
전문가들은 타협과 소통의 정치도 당부했다. 백용호 전 청와대 정책실장은 “정치권에서 행정 부처에 지나치게 간섭해 경제정책이 ‘과잉 이념화’하고, 이것이 각종 부작용을 키웠음을 직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제계에서는 범여권이 국회 전체 의석(300석)의 절반을 훌쩍 넘는 180석을 차지해 야당은 물론 경제부처의 의견을 묵살하는 상황이 심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이 과정에서 정리해고 요건 강화, 토지 국유화 등 시장경제 원리에 반하는 정책들이 현실화될 것이란 걱정도 많다.
백 전 실장은 “경제 관료의 전문성을 충분히 존중하고 타협의 정치를 펼치는 것이 국가 경제를 살리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갈라파고스 규제 정비 시급”
코로나19 위기를 경제 체질 개선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주문도 이어졌다. 위기 극복 대책과 함께 산업 발전을 가로막는 규제를 깨고 경쟁력이 도태된 산업은 과감히 구조조정하는 개혁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안덕근 한국국제통상학회장(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은 “코로나19 이후 경제의 ‘V자 반등’을 실현하려면 경제 시스템의 대대적인 개선이 필수”라며 “한국에만 있는 ‘갈라파고스 규제’를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 회장은 “시대적 대세인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을 위해 개인정보 규제를 푸는 것이 시급하다”고 했다.
주 52시간 근로제, 대형마트 입점 제한 등 현 정부가 추진해온 규제를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주 52시간제는 코로나19로 불거진 고용 불안을 심화할 가능성이 높다”며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유통업계도 규제 때문에 더 큰 피해를 보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경제에 부작용을 주는 규제는 원점에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민준/강진규 기자 morandol@hankyung.com
하지만 전직 경제장관과 전문가들은 “선거에서 이겼다고 국민이 현 정부 경제정책을 모두 지지하는 것으로 생각하면 오산”이라고 했다. 지난 3년간 정부의 무리한 정책으로 경제 부작용이 커질 때마다 국민은 정부·여당 지지율 하락으로 경고를 보내왔다. 2017년 3.2%에 이르던 성장률이 작년 2.0%로 추락한 경제 현실도 직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적극적인 대처는 필요하지만 ‘재정 만능주의’는 경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경제 부처와의 협업을 강화해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고 과감한 규제 개혁을 통해 성장동력을 일궈야 한다는 조언도 이어졌다.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은 “코로나19 사태 이전부터 무너지고 있던 경제를 살리려면 정책 대전환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퍼주기식 재정 지출은 부작용만 키워”
한덕수 전 국무총리는 “정부·여당이 가장 심혈을 기울여야 할 일은 코로나19 위기를 조기에 극복하는 것”이라며 “재정·금융·세제 등 모든 정책을 동원해 기업을 지원하고 국민을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경제 방파제’라고 할 수 있는 재정건전성 관리에 소홀해선 안 된다”며 “위기를 어느 정도 넘긴 이후엔 국가채무비율을 낮추는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2018년 35.9%에서 올해 41.2%로 뛸 전망이다. 그간 재정건전성 유지의 마지노선으로 삼아온 40%가 깨진다는 얘기다.
윤증현 전 장관은 “나랏돈을 쓰더라도 위기에 취약한 소상공인·자영업자와 코로나19 피해가 큰 업종을 집중 지원해야 한다”며 “퍼주기식 재정 풀기는 반드시 부작용을 낳는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했다.
이인호 한국경제학회장(서울대 경제학부 교수)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지방자치단체의 경쟁적인 예산 풀기가 심해지고 있다”며 “국회의원들이 지자체의 무분별한 재정 씀씀이를 제어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했다.
“경제 부처 전문성 존중해야”
전문가들은 타협과 소통의 정치도 당부했다. 백용호 전 청와대 정책실장은 “정치권에서 행정 부처에 지나치게 간섭해 경제정책이 ‘과잉 이념화’하고, 이것이 각종 부작용을 키웠음을 직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제계에서는 범여권이 국회 전체 의석(300석)의 절반을 훌쩍 넘는 180석을 차지해 야당은 물론 경제부처의 의견을 묵살하는 상황이 심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이 과정에서 정리해고 요건 강화, 토지 국유화 등 시장경제 원리에 반하는 정책들이 현실화될 것이란 걱정도 많다.
백 전 실장은 “경제 관료의 전문성을 충분히 존중하고 타협의 정치를 펼치는 것이 국가 경제를 살리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갈라파고스 규제 정비 시급”
코로나19 위기를 경제 체질 개선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주문도 이어졌다. 위기 극복 대책과 함께 산업 발전을 가로막는 규제를 깨고 경쟁력이 도태된 산업은 과감히 구조조정하는 개혁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안덕근 한국국제통상학회장(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은 “코로나19 이후 경제의 ‘V자 반등’을 실현하려면 경제 시스템의 대대적인 개선이 필수”라며 “한국에만 있는 ‘갈라파고스 규제’를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 회장은 “시대적 대세인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을 위해 개인정보 규제를 푸는 것이 시급하다”고 했다.
주 52시간 근로제, 대형마트 입점 제한 등 현 정부가 추진해온 규제를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주 52시간제는 코로나19로 불거진 고용 불안을 심화할 가능성이 높다”며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유통업계도 규제 때문에 더 큰 피해를 보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경제에 부작용을 주는 규제는 원점에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민준/강진규 기자 moran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