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전 10시30분, 서울 염리동 염리초등학교에서는 새 학년을 맞아 반이 바뀌고 처음 학생과 교사가 만나는 ‘온라인 개학식’이 치러졌다. 하지만 각자 자기소개를 위해 접속한 화상회의 프로그램 ‘웹엑스’가 오류를 일으켜 교사와 학생들은 서로 얼굴을 볼 수 없었다. 한 염리초 교사는 “수업 중 오류에 대비해 2, 3차 대응책을 마련해야 하고, 아이들마다 컴퓨터 활용능력에 차이가 있어 당장 원격수업을 진행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이날 전국 중·고교 1~2학년과 초등생 4~6학년 312만여 명이 일제히 2차 온라인 개학에 들어갔지만 원격수업 플랫폼은 공공과 민간을 가리지 않고 접속 문제가 발생했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이 운영하는 e학습터는 이날 오전 9시께부터 로그인이 되지 않거나 동영상이 재생되지 않는 문제가 발생했다. KERIS가 운영하는 학급 커뮤니티인 위두랑도 접속 장애가 나면서 다수의 학생이 출석을 기록하는 데 불편을 겪어야 했다.

중·고교생이 사용하는 EBS 온라인클래스도 교사가 올려놓은 학습 영상이 제대로 재생되지 않거나 접속이 지연되는 등의 문제가 발생했다. 민간 학습관리시스템(LMS)인 클래스팅도 이날 접속자가 몰리면서 오전 내내 학생·학부모들이 접속에 불편을 겪었다. 학생들은 “접속 장애로 출석을 놓쳤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교육부는 부랴부랴 일선 교사와 학부모들에게 “카카오톡이나 SNS로 출석해달라”고 요청했다. 출석은 카카오톡이나 네이버 밴드 등으로 확인하고, 접속 지연으로 수강이 어려울 경우 당일 또는 1주일 내 수강·과제수행을 완료하면 출석을 인정하도록 했다.

원격수업 플랫폼들이 연일 ‘먹통’이 되자 학생들은 물론 학부모와 교사도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양모씨(41)는 “오전 내내 출석이 안 돼 담임교사에게 오후에라도 하겠다고 했다”며 “하루 종일 아이 옆에 붙어서 컴퓨터만 들여다보고 있어야 할 판”이라고 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이날 EBS 온라인클래스와 e학습터에 접속한 최대 동시접속자 수는 각각 67만5000여 명, 66만4000여 명으로 집계됐다.

배태웅/김남영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