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성모병원 집단감염 발생 병동서 퇴원…찜질방·PC방 방문 가능성
자가격리 무단이탈 20대 이틀간 행적 묘연…보건당국 '긴장'
경기 의정부시에서 자가격리 대상인 20대 남성이 이틀간 주거지를 무단이탈했으나 이 기간 행적이 파악되지 않아 보건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이 남성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8층 병동에 입원했다가 퇴원, 자가격리 중이었다.

더욱이 이 남성이 집을 나간 뒤 시내 찜질방이나 PC방에서 숙식을 해결했을 가능성도 있어 지역 사회 전파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16일 경찰과 보건당국에 따르면 자가격리 대상인 A(27)씨는 지난 14일 오전 11시 40분께 의정부시 호원동 자택을 무단이탈했다.

A씨의 아버지는 아들이 자신의 돈 40만원과 휴대전화를 들고 나간 뒤 연락이 끊기자 관할 보건소에 신고했다.

A씨는 의정부성모병원 8층 병동에 입원해 췌장염 치료를 받은 뒤 지난 2일 퇴원하면서 16일 밤 12시까지 자가격리 대상으로 분류됐다.

의정부성모병원 관련 코로나19 확진자는 16일 오후 5시 기준 68명이다.

이 중 8층 병동에 있었던 확진자가 무려 44명이다.

8층 관련 2∼3차 감염까지 합치면 52명이다.

의정부성모병원 관련 코로나19 확진자 10명 중 7명은 8층 병동과 연관됐다는 얘기다.
자가격리 무단이탈 20대 이틀간 행적 묘연…보건당국 '긴장'
의정부시는 즉각 경찰에 A씨의 위치 조회를 의뢰한 뒤 추적에 나섰다.

의정부시 대응팀과 경찰관, 소방관 등 20여명이 동원됐다.

그러나 A씨가 휴대전화를 끄고 현금을 사용한 탓에 행적이 나오지 않아 탐문에 의존했다.

이틀 만인 이날 오전 10시 40분께 의정부동의 한 편의점 주변에서 A씨의 휴대전화 위치가 확인됐다.

공무원과 경찰관들은 즉각 이동해 편의점 앞에서 술을 마시는 A씨를 발견했으나 자가격리 대상자인 만큼 감염 우려에 쉽게 접근하지 못했다.

보건당국이 도착한 뒤에야 검체를 채취하고 A씨를 양주시에 있는 임시 보호시설에 격리했다.

A씨는 지난달 30일 의정부성모병원 전수검사 때에는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1차 검사 때 음성이어도 자가격리 해제 전 2차 검사에서 확진된 사례가 많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A씨는 술에 취한 상태에서 임시 보호시설에 격리된 뒤 약 4시간 만에 시설 밖으로 도주했다가 다시 붙잡혔다.

무단이탈 이유와 동선, 접촉자 등의 조사에 제대로 협조하지 않고 횡설수설하고 있으며, 찜질방과 PC방 등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정부시 관계자는 "A씨에 대한 진단 검사 결과는 밤늦게 나올 것"이라며 "음성으로 판정되면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입건되고 양성이면 격리 치료를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