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질병통제예방센터 "다음주부터 시작"…미국의 WHO지원 삭감 '철회' 당부
"아프리카 코로나19 검사 100만건 이상 진행할 것"
다음 주부터 아프리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100만건 이상 실시하는 사업이 시작될 것이라고 아프리카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16일 밝혔다.

AP통신에 따르면 존 응켄가송 아프리카 CDC 소장은 "아마도 아프리카에서 1천500만건의 검사가 필요할 수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검사 숫자를 획기적으로 늘리기 위한 새로운 이니셔티브는 인구 12∼13억인 아프리카가 코로나19 사태와 맞닥뜨려야 할 운명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는 중국에서 시작해 유럽과 미국을 거쳐 그 너머로 퍼져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아프리카의 경우 유럽과 미국보다 발생 추이가 수 주 뒤처져 있지만 그 상승 곡선은 놀라울 정도로 비슷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그러나 아프리카는 진단 키트 등 절실한 의료물자를 확보하는 글로벌 경쟁에서 한참 밀려나 있다.

이날 기준 아프리카에서 발생한 확진자는 1만7천명 이상이지만 보건 관리들은 검사 장비 부족 때문에 실제 확진자는 훨씬 더 많을 것이라고 본다.

그나마 아프리카 국가 중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검사를 실시하고 있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검진 건수도 지금까지 9만건 정도이다.

"아프리카 코로나19 검사 100만건 이상 진행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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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보건기구(WHO) 아프리카 긴급대응팀장인 미셸 야오는 한 예측에 따르면 향후 6개월 동안 아프리카에서 1천만 건 이상의 코로나바이러스 중증 감염이 있을 수 있다고 별도 회견에서 밝혔다.

야오 팀장은 "하지만 이러한 수치는 미세조정이 있을 수 있다"면서 공중보건 조치들이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2014∼2016년 서부 아프리카에서 에볼라가 발병했을 때도 이처럼 '놀라운 숫자'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된 적은 없었다고 그는 덧붙였다.

응켄가송 아프리카 CDC 소장은 미국이 WHO 지원을 삭감하기로 한 데 대해 "아프리카연합(AU) 회원국들이 WHO 지원을 받는데 절대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아프리카 CDC는 아프리카 정치적 결사체인 AU 산하기관으로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에 소재하고 있다.

WHO 아프리카 지역담당자인 마치디소 모에티도 현 2개년간 아프리카 지역은 미국에서 거의 5천만달러(약 614억원)의 지원을 받아왔다고 말했다.

그녀는 미국의 이번 삭감 조치가 코로나19 대응을 넘어 말라리아, 에이즈 바이러스(HIV) 등 퇴치사업에 심대한 타격을 가할 것이라면서 미국에 재고를 당부했다.

그러면서 전체적으로 사하라사막 이남 47개국에 해당하는 아프리카 지역이 향후 6개월 동안 코로나19 대처에 약 3억달러를 필요로 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아프리카 대륙이 세계에서 가장 열악한 보건 시스템을 가진 곳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어떠한 지원 감축도 고통스러울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응켄가송 소장은 아프리카 10개국은 코로나바이러스 중환자의 호흡을 도울 산소호흡기조차 전무한 형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가 대륙 모든 곳에서 퇴치되기까지는 어떤 곳에서도 퇴치됐다고 할 수 없을 것"이라면서 아프리카 대륙 안팎의 공동대처를 주문했다.

"아프리카 코로나19 검사 100만건 이상 진행할 것"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