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단계 정상화 방안 발표…"한꺼번에 정상화 아닌 한번에 하나씩 조치"
"경제 없이는 건강도 못 지켜"…"29개주는 상대적으로 빨리 정상화 가능"
각 주지사, 대체로 환영하며 경제활동 재개방안 검토 돌입…봉쇄령 항의 시위도
트럼프 "경제 정상화로 전환할 것…주지사들이 주도하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미국의 경제를 정상화하는 방향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코로나19 확산 억제 상황에 맞춰 미국을 정상화하는 3단계 방안의 구체적인 적용과 시행 문제는 주지사들이 주도하라며 주별 재량권에 맡긴다는 방침도 분명히 했다.

정상화 문제는 주지사가 아니라 자신에게 전적으로 권한이 있다고 주장한 트럼프 대통령이 주지사의 반발에 밀려 후퇴한 것으로 해석된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 기자회견에서 3단계 정상화 방안을 담은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지침을 발표하면서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코로나19 정점을 넘겼다면서 "시민의 건강을 보존하기 위해 우리는 경제의 건강과 기능도 보존해야 한다.

장기적으로 다른 것(경제) 없이는 이것(시민 건강)도 지킬 수 없다"고 말했다.

제한 조치가 장기화하면 더 큰 피해를 낳을 수 있다고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한꺼번에 여는 것이 아니라 한 번에 하나의 신중한 조처를 하고 있다"며 단계적 정상화가 필요하다는 뜻을 강조했다.

"점진적인 과정"이라고도 언급했다.

또 "최신 자료에 근거해 우리의 전문가팀은 '미국 재개'라고 부르는 전쟁의 다음 전선에서 시작할 수 있다는 데 동의한다"며 "그것이 우리가 하는 것이다.

우리는 나라를 다시 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건강한 미국인은 조건이 충족한다면 이제 일터로 다시 돌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주지사들이 주별 다양한 상황에 따라 접근법을 조정할 권한을 부여받을 것이라며 "그들이 폐쇄 상태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면 우리는 그렇게 하도록 허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정상화 방안을 미리 설명하기 위해 주지사들과 화상 회의를 한 자리에서 주지사들을 향해 "여러분들이 주도권을 행사할 것(call your own shots)"이라며 "우리는 여러분과 함께 서 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번 지침에는 단계별 정상화 시한이 별도로 지정돼 있지 않다.

데비 벅스 백악관 코로나19 TF 조정관은 단계별 시간표를 두지 않았다며 주지사들이 설정하면 된다고 말했다.
트럼프 "경제 정상화로 전환할 것…주지사들이 주도하라"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 차원의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 시한인 이달 말 이전에도 주별로 정상화할 수 있다며 미국 50개 주 중 29개 주가 상대적으로 빨리 정상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코로나19가 문제가 심하지 않고 상대적으로 인구 밀도가 낮은 주의 경우 "문자 그대로 내일이라도" 정상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노스다코타, 몬태나, 와이오밍주는 뉴욕주처럼 큰 타격을 받은 주와 매우 다르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다만 주들이 그렇게 할 여건이 되기 전에 복귀하길 바라진 않는다고 재확인했다.

그는 많은 스포츠 경기가 관중 없이 시작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각 주에 구체적인 판단을 맡기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침이 나오자 주지사들은 각자 상황에 맞춰 움직일 것을 분명히 했다고 AP통신과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노스다코타, 오하이오, 테네시를 포함한 일부 주의 주지사들은 이르면 다음 달 1일부터 경제활동을 재개하는 방안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뉴욕, 뉴저지, 코네티컷, 펜실베이니아, 델라웨어 등 동부 해안의 7개 주 역시 지역 협정으로 연대하는 등 각 주가 각자 계획을 짜기 시작했다.

매사추세츠, 로드아일랜드주는 내달 중순까지 제한 조치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현재 미국 50개 주 중 18개 주는 코로나19 사망자가 100명 미만이다.
트럼프 "경제 정상화로 전환할 것…주지사들이 주도하라"
민주당 소속의 제이 인슬리 워싱턴 주지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계획은 단계적 접근에 대한 자신의 지침과 일치한다면서 각 주지사가 최종 결정권을 갖는다는 대통령의 인식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역시 민주당 소속의 존 카니 델라웨어 주지사도 해당 지침이 "타당한 것 같다"고 말했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나라 전체에 존재하는 차별성을 인식하고, 주지사들에게 단계적 접근의 필요성을 확장하려는 의지와 관련된 대통령의 언급에 대해 감사를 표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정치전문매체 더힐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자인 짐 저스티스 웨스트버지니아 주지사는 경제활동 일부를 재개하려는 아이디어를 조심스레 띄우면서도, 제한조치가 안전하게 해제될 수 있기 전에 검사와 접촉에 대한 추적 능력을 상당 수준 높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가 해야 하는 것보다 더 빨리 단계를 이동한다면 사람들이 파리처럼 죽어가는 상황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일부 지역에서는 자택 봉쇄령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버지니아주 리치먼드에서는 이날 30여명의 주민이 주 의사당 앞에 모여 "어리석은 행동을 멈춰라. 감기 바이러스일 뿐이다.

미국 모두를 위해 폐쇄조치를 끝내라"고 주장했다.

확진자 7천명, 사망자 208명을 기록 중인 버지니아주에서는 오는 6월 10일까지 자택대기령이 내려진 상태다.

한편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이달 말까지 500만명 이상의 미국인이 코로나19 검사를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