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고용 쇼크'는 저소득층에 집중됐다. 상대적으로 열악한 영세 서비스업·자영업과 아르바이트생의 일자리 감소폭이 두드러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충격이 '고용 시장 약자'들이 몰려있는 도·소매업, 음식·숙박업 등을 덮치면서 이들이 가장 먼저 타격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통계청이 17일 발표한 ‘2020년 3월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달 취업자는 2660만9000명으로 작년 3월보다 19만5000명 감소했다. 전년 같은 달보다 취업자 수가 감소한 건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남아있던 2010년 1월 이후 10년 2개월만에 처음이다. 업종별로는 소비자 대면이 많은 도소매업(-16만8000명) 숙박및음식점업(-10만9000명) 교육서비스업(-10만명) 등에서 두드러지게 감소했고, 자영업자도 6만2000명(무급 가족 종사자 포함) 줄었다.
코로나19로 소비자들이 대면을 꺼리면서 서비스업·아르바이트생 위주로 고용이 급감했다. 자영업자들이 경영난에 아르바이트생을 해고하면서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는 12만2000명 줄었다. 반면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 증가폭은 이 같은 감소폭에 못 미치는 3만1000명에 그쳤다.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 중 경영난에 폐업한 경우도 상당수라는 얘기다.
연령별로 보면 실제 고용 상황은 더욱 나쁘다. 전체 취업자 수가 20만명 가까이 줄어드는 가운데서도 60세 이상 취업자는 33만6000명 증가했다. 이 중 상당수는 노인일자리 참가자로 분석된다. 노인일자리가 없었다면 일자리 수 감소폭은 40만~50만명에 달할 수 있었단 얘기다. 60세 이상을 제외한 20대(-17만6000명) 30대(-10만8000명) 40대(-12만명) 50대(-7만5000명) 등 다른 연령대에서는 모두 취업자가 감소했다.
일시휴직자는 160만7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363.4% 증가했다. 1983년 7월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래 최고치다. 일시휴직자는 통계상 취업자로 계산된다. 이 때문에 실업률은 4.2%로 되레 0.1%포인트 하락했다. 다만 일시휴직자 중 상당수는 향후 상황에 따라 실업자로 바뀔 수 있다는 지적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정부가 유동성 위기에 빠진 기업들에 적절한 지원을 하지 않는다면 일시휴직자들이 그대로 실업자가 되면서 경제 전체로 파장이 번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3월 구직활동 계획이 아예 없어 ‘쉬었음’이라고 답한 사람도 236만6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36만6000명(18.3%) 증가했다.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다. 공식 실업률 통계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사실상 ‘백수’로 분류된다. 쉬었음과 달리 구직활동을 희망했으나 채용 중단 등 노동시장의 이유로 일자리를 구하지 않은 구직 단념자는 58만2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4만4000명 증가했다.
청년 고용률도 41.0%로 1.9%포인트 하락했다. 은순현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코로나19로 대면 접촉이 많은 업종에서 고용이 감소했는데 청년층이 이 분야에 많이 취업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