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한국토지주택공사)의 희망임대주택제3호리츠(부동산투자신탁)가 운용하는 아파트 146가구가 시장에 매물로 나온다. 이 매물이 최대 4억원의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는 '로또 아파트'라고 입소문이 퍼지면서 부동산 투자자들이 들썩이고 있다.

17일 LH에 따르면 희망임대리츠3호는 오는 20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하루 동안 보유매물 146건에 대한 매각신청서를 받는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운영하는 온비드 공매사이트에 매입 신청서를 제출하면 된다. 입찰가를 적어내는 경매와 달리 매각가가 정해져 있다. 여러 명이 동일 매물을 신청하면 추첨으로 새 주인을 정한다. 다른 조건이 붙지 않는 100% 추첨 방식이고, 복잡한 권리분석이 불필요하다는 점이 투자 장점으로 꼽힌다.

희망임대리츠3호는 2014년 11월 주택도시기금 등으로 하우스푸어로부터 매입한 주택을 관리해온 회사다. 당시 부동산 경기 침체로 하우스푸어가 늘자 정부가 마련한 고육지책이었다. 희망임대리츠 1~3호는 매입한 주택들을 주인들에게 재임대한 후 5년 후 주인에게 되팔거나 시장에 매각하는 조건이었다. 희망임대리츠 1호(508가구)·2호(389가구)는 이미 청산을 마쳤고 3호만 청산을 준비 중이다.

이번 리스트에는 시세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매물들이 대거 이름을 올렸다. 예를 들어 서울 성수동 서울숲힐스테이트 전용 143㎡짜리는 이번 매각가가 17억1800만원으로, 지난 2월 실거래가 20억4000만원보다 3억2000여만원 싸다. 현재 호가는 21억~22억원 수준인 만큼 추첨만 되면 4억원대의 시세 차익을 얻는 셈이다. 서울 당산동 현대아파트 전용 82㎡도 매각가 7억5300만원, 현 시세는 9억원대다. 시세 차익만 1억원을 웃돈다.

모든 매물이 시세보다 싼 것은 아니다. 희망임대리츠의 자산관리업무를 맡은 LH는 작년 말 감정평가를 의뢰해 매각가를 정했다. 작년 말보다 집값이 오른 지역은 큰 차익을 얻을 수 있지만 반대로 아파트값이 떨어진 지역은 오히려 매각가가 시세보다 높을 수도 있다. LH 관계자는 "서울 일부 지역은 부동산 지역이 급등해 지난 2월 다시 감정가를 평가받았다"며 "최대한 시장 분위기를 반영해 매각가를 정했다"고 말했다.

경쟁률도 매물과 지역에 따라 천차만별일 것으로 보인다. 역대 최대 경쟁률은 500대 1로, 희망임대리츠2호 청산 당시 매각된 서울 송파동 래미안송파파인탄 전용 64㎡형이 주인공이다. 당시 매각가는 9억8450만원이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자금 계획을 미리 짜야 한다고 조언한다. 투기과열지구, 조정대상지역은 매입 신청서를 낼 때 자금조달 계획서를 내야 한다.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은 3억원 이상, 비규제지역은 6억원 이상의 주택 매입 시 적용된다. 다주택자의 경우 대출이 어려운 지역이 많기 때문에 자금 조달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당첨자는 오는 28~29일 전자계약 시스템 사이트를 통해 계약하게 된다. 잔금 납부 기한은 6월 19일까지다. 이번에 팔리지 않은 매물은 몇 달 후 추가 매각 신청을 받을 계획이다. 이후에도 팔리지 않은 매물은 경매처럼 10% 할인한 가격에 입찰 방식으로 시장에 나온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