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공급계획 발표에도 주말에 가운 등 고갈 전망
영국, 개인보호장비 부족에 '재활용 지침'…의료계 반발
영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사투하고 있는 의료진에 충분한 개인보호장비(PPE)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급기야 주말 동안 개인보호장비 부족이 예상되자 가운 등을 재활용할 것을 당부하는 지침까지 내려 비판을 받고 있다.

18일(현지시간) 일간 가디언, 스카이 뉴스에 따르면 잉글랜드 공중보건국은 주말을 앞둔 전날 저녁 지침을 내려 의료인력들에게 전신 가운 대신 얇은 비닐 앞치마를 사용하거나, 기타 개인보호장비를 재활용할 것을 권고했다.

이전에는 전신을 덮는 방수 수술용 가운을 입을 것을 권고했지만 장비가 부족해지자 지침을 변경한 것이다.

잉글랜드 공중보건국은 "극도로 부족한 상황에서 개인보호장비 공급을 최적화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타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잉글랜드에 있는 국민보건서비스(NHS) 기구를 대표하는 'NHS 프로바이더스'의 크리스 홉슨 회장은 트위터에 "방수 가운과 긴소매 실험복이 24∼48시간 내에 고갈될 것"이라며 우려했다.

앞서 맷 행콕 보건장관은 개인보호장비 공급 계획을 발표하면서 앞으로 충분한 물품이 코로나19 대응 최전선에 있는 인력에게 매일 전달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번 주말까지 10억개의 개인보호장비가 전달될 것이라고 밝혔지만 현장에서는 부족 현상이 해결되지 않고 있다.

가운 등 개인보호장비가 주로 중국에서 만들어지는데, 수주 전에 주문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공급이 간헐적으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현장에서 일하는 의료서비스 인력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이미 영국에서는 50명 이상의 의료서비스 인력이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목숨을 잃었다.

왕립간호학교는 이번 지침이 충분한 협의 없이 마련됐다고 반발했고, 의사들을 대표하는 영국의학협회(BMA)는 지침 변경이 가용성이 아니라 과학적 판단에 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영국의학협회의 롭 하우드 박사는 "의료장비 재사용이 제안된다면 이는 가용성이 아니라 과학과 최고의 증거에 따라야 한다"면서 "의료서비스 인력들에 대한 보호는 타협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