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과 공동 성명…아프리카 지도자들도 호소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B)이 17일(현지시간) 아프리카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에 수백억 달러의 추가 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했다.

AFP,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IMF와 WB는 공동성명에서 아프리카의 빚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자신들을 포함해 공식 채권단이 570억달러(약 69조원), 민간 펀드가 130억달러(약 16조원)를 각각 지원했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밝혔다.

성명서는 "이것은 중요한 출발이지만 아프리카는 올해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 1천140억달러(약 139조원)가 필요할 것으로 추산된다.

440억달러(약 54조원)가 부족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아프리카는 기초위생 상태가 매우 나쁜 데다가 인구 다수가 열악한 의료조건에 있어 코로나19가 더 치명적이고 광범위하게 확산할 수 있다고 성명서는 우려했다.

보건 충격이 커지면 봉쇄 정책이 연장되고, 이로 인해 경제 회복은 더디게 돼 비용이 실질적으로 증가할 수 있다는 지적했다.

아프리카 13억 인구의 10%만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돼도 360억달러(약 44조원)가 소요되는 것으로 추산됐다.

미국 워싱턴 D.C.에 본부를 둔 이들 기관은 이번 춘계 회의를 마무리하면서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대처하기 위한 각종 금융 프로그램을 내놨다.

IMF는 대공황(Great Depression) 이후 최악의 금융위기가 올 수 있다며,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대봉쇄'(Great Lockdown)라고 명명했다.

아프리카는 특히 이번 재난에 취약한 것으로 평가했다.

IMF는 아프리카의 국내총생산(GDP)이 올해 1.6% 감소할 것으로 내다보면서 "기록상 최악의 결과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은 아프리카연합(AU) 의장 자격으로 낸 성명에서 "이번 팬데믹은 이미 아프리카에 막대한 충격을 가했고 감염률 증가에 따라 그 영향도 깊어질 것"이라면서 "빈곤, 불평등, 저개발을 뿌리 뽑기 위해 우리가 이룩한 진보들이 후퇴하게 됐다"고 말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이날 기준 아프리카의 코로나19 확진자는 1만9천334명이며, 사망자는 1천명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주요 20개국(G20)은 지난 15일 세계 빈국들에 대한 채무 상환을 유예했으며 이 가운데는 아프리카 국가도 다수 포함됐다.

해당 국가들은 2020년 민간 채권단에 160억달러(약 19조원)를 지불해야 하며 이는 재정 수입의 10%에 해당하다.

또 공식 양자 간 채권자들에게는 60억 달러(약 7조원)를 빚지고 있다고 IMF와 세계은행은 밝혔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아프리카에 필요한 금융 규모가 2천억달러(약 243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면서, 채권자들이 최빈국뿐만 아니라 모든 개발도상국에 채무 상환 유예를 적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