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의 단짝이자 오랜 사업 파트너인 찰리 멍거(96) 버크셔해서웨이 부회장이 현재의 시장에 대해 행동보다는 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견해를 밝혔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멍거 부회장은 이날 WSJ과 통화에서 버크셔해서웨이가 2008~2009년 금융위기 때처럼 대규모 투자에 나설 계획이 있는지에 관한 질문에 "한 번도 없었던 최악의 태풍을 지나는 배의 선장과 같은 상황"이라고 자신의 상황을 비유한 뒤 "우리는 이 태풍을 무사히 통과하기를 바라며, 아주 많은 유동성을 갖고 나오고자 한다"고 답했다.

버핏과 멍거가 이끄는 투자사 버크셔해서웨이는 지난 금융위기 당시 제너럴 일렉트릭(GE)과 골드만삭스 등의 기업에 수백억달러를 투자했는데 이번에는 이런 대규모 투자는 없을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멍거 부회장은 이어 "우리는 '모든 것이 고꾸라질 것이다, 모든 예비금을 다 투자하자'라고 하지 않는다.

워런 (버핏)은 순자산의 90%를 투자한 이들을 위해 회사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싶어한다.

우리는 항상 안전한 쪽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버핏 단짝' 멍거 "태풍 지나는 선장 같아"…보수적 접근 강조
그는 그러나 "공격적이거나 기회를 잡는 것을 하지 않겠다는 말은 아니다"라며 "기본적으로 우리는 상당히 보수적이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멍거 부회장은 "미국의 그 누구도 이런 것을 보지 못했다"면서 현 상황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그는 "이번은 다르다.

다들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것처럼 말하고 있고, (실제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모른다"고 말했다.

대공황이 다시 일어날 가능성에 관한 물음에 그는 "당연히 경기침체(recession)가 있을 것"이라며 "얼마나 크고 오래 지속할지의 문제만 남았다"고 단언했다.

하지만 "이것이 지나갈 것을 알고 있다"며 "다만 어느 만큼의 피해를 줄지, 어느 만큼의 경기 침체가 일어날지, 또 얼마나 오래 지속할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정부가 적극적"이라는 점에서 "장기간 지속하는 대공황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대신 "(정부의) 돈 찍어내기가 우리를 괴롭힐 수 있다"면서 "다른 혼란이 있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러 기업 임원들이 회사에 자금을 빌려달라며 전화하지는 않느냐는 질문에는 "그렇지 않다.

모두가 얼어붙은 것 같다"며 "그들도 이런 것을 본 적이 없다.

그들의 계획에도 이런 일은 가능성으로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