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한국은 진정됐지만 해외는 아냐…경기 더 나빠질 수도"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천재지변에 기간산업 붕괴해선 안돼…소상공인 지원 2~3달은 계속돼야"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고 있지만 경기는 2분기에 더 나빠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국내 소비가 회복하더라도 미국·유럽 경기침체에 자동차, 항공 등 주력 산업이 타격을 받을 수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자영업자에 대한 지원을 이어가면서 코로나19로 위기에 몰린 기간산업을 살리는 일에도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19일 중앙방역대책본부 등에 따르면 최근 국내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30명 미만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전날 0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는 하루 전보다 18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17일(현지시간) 기준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70만명을 넘어섰고 신규 확진자도 하루에 3만명씩 늘어나고 있다.
영국, 러시아, 터키 등 주요국에서는 확진자가 급속히 불어나고 있다.
이에 최종 소비시장인 미국과 유럽 경기가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나빠지며 한국도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2분기 경기는 1분기보다 나쁠 것"이라며 "국내 소비둔화에 임시직 고용이 줄고 소득이 감소하며 다시 소비가 위축될 것이다.
세계 경기둔화에 수출 차질도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정수 서강대 교수는 "주요 선진국 성장률이 -5%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등 수출시장에 심각한 타격이 발생했다"며 "반도체나 자동차 업종 대기업은 버틸 수 있어도 그 아래 무수한 하청업체들부터 도산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성환 홍익대 교수(금융학회장)는 "선진국에 비하면 한국이 코로나19에 따른 직접적인 충격은 적은 것 같다"면서도 "해외 의존도를 고려하면 우리나라가 받는 영향은 무시 못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대기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코로나19에 따른 실물경제 피해가 아직은 본격적으로 나타나지 않았다고 본다"며 "정부가 금융 지원을 통해 기업들 숨통을 틔워주려 하지만 소비가 살아나지 않으면 실물경제 회복은 어렵다"고 밝혔다.
경제학자들은 코로나19에 국내 주요 산업이 타격을 크게 받게 되면 정책자금을 과감히 투입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신성환 교수는 "코로나19와 같은 천재지변에 의해 기간산업이 붕괴하지 않도록 하는 게 첫 번째 원칙이 되어야 한다"며 "문제는 정부가 자금을 지원할 때 대부분 대출 형태로 들어가기 때문에 기업들이 꽤 큰 규모의 부채를 떠안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코로나19 이후에도 기업들은 무거운 모래주머니를 차고 걸어가야 하는 상황이 된다"며 "이를 막기 위해서는 지원할 때 일부는 자본을 직접 넣는 형태로, 일부는 대출을 해주는 구조를 찾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박정수 교수는 "항공업은 해외 상황이 중요해 미국, 유럽에서 상황이 진정되기 전까지는 타격을 크게 받을 수 있다.
기간산업으로는 정책자금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대기 선임연구위원은 "기간산업을 죽이면 국가적 손실이 난다.
다만 도덕적 해이도 막아야 한다"며 "기업 소유주들이 사비를 부담하지 않으면 결국 문제가 발생한다"는 의견을 냈다. 소상공인 초저금리 대출 자금이 곧 바닥을 드러낼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정부가 2분기에도 자영업자들을 계속 지원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신성환 교수는 "지금처럼 중요 시설이 폐쇄되거나 개학이 미뤄지는 상황이 이어진다면 앞으로 2∼3달은 소상공인을 계속 지원해야 한다"며 "재난 기본소득처럼 무차별적으로 지원하지 말고 충격을 받은 자영업자들에 집중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최근 회사채 시장이 안정을 찾은 모습이지만 아직 안심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정수 교수는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 기업들이 회사채시장에서 자금 조달을 하기 어려워지고 결국 금융위기로 파급될 수 있다"며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자본시장 외에 고용도 타격을 입게 된다.
한국은 코로나19 전에도 기초체력이 튼튼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끝으로 전문가들은 주력 수출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방식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대기 선임연구위원은 "한국 경제 성장률이 좋을 땐 결국 수출이 이를 견인해왔다"며 "경기가 회복 국면에 들어섰을 때를 대비해 반도체 등 기존에 경쟁력이 있던 산업을 더 강하게 준비해놓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근태 수석연구위원도 "우선은 취약계층 살려놓기에 집중하며 주요 선진국 경기둔화에 따른 수출충격을 줄이는 데 정부가 집중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연합뉴스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고 있지만 경기는 2분기에 더 나빠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국내 소비가 회복하더라도 미국·유럽 경기침체에 자동차, 항공 등 주력 산업이 타격을 받을 수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자영업자에 대한 지원을 이어가면서 코로나19로 위기에 몰린 기간산업을 살리는 일에도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19일 중앙방역대책본부 등에 따르면 최근 국내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30명 미만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전날 0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는 하루 전보다 18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17일(현지시간) 기준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70만명을 넘어섰고 신규 확진자도 하루에 3만명씩 늘어나고 있다.
영국, 러시아, 터키 등 주요국에서는 확진자가 급속히 불어나고 있다.
이에 최종 소비시장인 미국과 유럽 경기가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나빠지며 한국도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2분기 경기는 1분기보다 나쁠 것"이라며 "국내 소비둔화에 임시직 고용이 줄고 소득이 감소하며 다시 소비가 위축될 것이다.
세계 경기둔화에 수출 차질도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정수 서강대 교수는 "주요 선진국 성장률이 -5%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등 수출시장에 심각한 타격이 발생했다"며 "반도체나 자동차 업종 대기업은 버틸 수 있어도 그 아래 무수한 하청업체들부터 도산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성환 홍익대 교수(금융학회장)는 "선진국에 비하면 한국이 코로나19에 따른 직접적인 충격은 적은 것 같다"면서도 "해외 의존도를 고려하면 우리나라가 받는 영향은 무시 못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대기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코로나19에 따른 실물경제 피해가 아직은 본격적으로 나타나지 않았다고 본다"며 "정부가 금융 지원을 통해 기업들 숨통을 틔워주려 하지만 소비가 살아나지 않으면 실물경제 회복은 어렵다"고 밝혔다.
경제학자들은 코로나19에 국내 주요 산업이 타격을 크게 받게 되면 정책자금을 과감히 투입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신성환 교수는 "코로나19와 같은 천재지변에 의해 기간산업이 붕괴하지 않도록 하는 게 첫 번째 원칙이 되어야 한다"며 "문제는 정부가 자금을 지원할 때 대부분 대출 형태로 들어가기 때문에 기업들이 꽤 큰 규모의 부채를 떠안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코로나19 이후에도 기업들은 무거운 모래주머니를 차고 걸어가야 하는 상황이 된다"며 "이를 막기 위해서는 지원할 때 일부는 자본을 직접 넣는 형태로, 일부는 대출을 해주는 구조를 찾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박정수 교수는 "항공업은 해외 상황이 중요해 미국, 유럽에서 상황이 진정되기 전까지는 타격을 크게 받을 수 있다.
기간산업으로는 정책자금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대기 선임연구위원은 "기간산업을 죽이면 국가적 손실이 난다.
다만 도덕적 해이도 막아야 한다"며 "기업 소유주들이 사비를 부담하지 않으면 결국 문제가 발생한다"는 의견을 냈다. 소상공인 초저금리 대출 자금이 곧 바닥을 드러낼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정부가 2분기에도 자영업자들을 계속 지원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신성환 교수는 "지금처럼 중요 시설이 폐쇄되거나 개학이 미뤄지는 상황이 이어진다면 앞으로 2∼3달은 소상공인을 계속 지원해야 한다"며 "재난 기본소득처럼 무차별적으로 지원하지 말고 충격을 받은 자영업자들에 집중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최근 회사채 시장이 안정을 찾은 모습이지만 아직 안심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정수 교수는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 기업들이 회사채시장에서 자금 조달을 하기 어려워지고 결국 금융위기로 파급될 수 있다"며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자본시장 외에 고용도 타격을 입게 된다.
한국은 코로나19 전에도 기초체력이 튼튼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끝으로 전문가들은 주력 수출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방식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대기 선임연구위원은 "한국 경제 성장률이 좋을 땐 결국 수출이 이를 견인해왔다"며 "경기가 회복 국면에 들어섰을 때를 대비해 반도체 등 기존에 경쟁력이 있던 산업을 더 강하게 준비해놓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근태 수석연구위원도 "우선은 취약계층 살려놓기에 집중하며 주요 선진국 경기둔화에 따른 수출충격을 줄이는 데 정부가 집중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