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코로나 진단키트, 美 FDA 첫 승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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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상헬스케어 '진파인더'
美 코로나 검사 '적합' 평가
70개 나라 수출 문의 줄 이어
한국産 키트 활용 100개국 넘어
의료기기업계 "추가 승인 기대"
美 코로나 검사 '적합' 평가
70개 나라 수출 문의 줄 이어
한국産 키트 활용 100개국 넘어
의료기기업계 "추가 승인 기대"
국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키트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사용 승인을 받았다. 오상헬스케어의 ‘진파인더’다. 국산 코로나19 진단키트가 FDA 관문을 통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4년간 진단기기 개발한 전문기업
오상헬스케어는 FDA로부터 코로나19 진단키트인 진파인더의 긴급사용승인을 받았다고 19일 발표했다. 오상헬스케어는 코스닥 상장기업인 오상자이엘의 자회사다. 1996년 인포피아로 출범해 2017년 사명을 변경했다. 국내 1세대 진단기업으로 꼽힌다.
미국 방역당국은 FDA 승인을 받지 않아도 의료기관, 대학 연구소 같은 개별 진단시설 등이 코로나19 시약을 선택해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씨젠 등 국내 기업들이 FDA 승인을 받지 않고도 미국에 제품을 수출했던 배경이다. 오상헬스케어도 SD바이오센서, 솔젠트 등 국내 진단기업과 함께 지난 14일 미국연방재난관리청(FEMA)에 1140만달러(약 139억원) 규모의 코로나19 진단키트를 수출했다. 이번 FDA 긴급사용승인은 해당 키트가 코로나19 검사 목적으로 적합하다는 것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것이다.
진단시장 히든챔피언
오상헬스케어는 혈당과 콜레스테롤 수치를 측정하는 기기 등을 세계 110여 개 나라에 수출하는 강소기업이다. 수출 비중은 매출의 85%에 이른다. 이 회사가 주목받은 것은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다. 업체는 코로나19 확산에 대비해 올해 1월 진파인더 개발을 시작했다. 진파인더는 실시간 유전자증폭(RT-PCR) 방식으로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진단하는 분자진단기기다. 분자진단 분야 기술력을 갖췄기 때문에 제품을 개발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
코로나19를 식별하는 E유전자, RdRp유전자, N유전자 등 세 개를 타깃으로 코로나19를 진단한다. 질병관리본부에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했지만 아직 승인이 나지 않았다. 국내 대신 해외로 눈을 돌린 이유다. 지난 2월 유럽에서 판매할 수 있는 인증(CE-IVD)을 받았다. 지난달 18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수출허가를 받았다. FDA에 긴급사용승인 신청을 한 것은 지난달 초다. 모로코 정부가 이달 초 국산 진단키트를 싣고 가기 위해 한국으로 급파했던 화물기에도 이 회사 제품이 실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오상헬스케어는 모로코 브라질 러시아 이탈리아 루마니아 아르헨티나 등과 대규모 수출계약을 맺었다. 생산한 물량은 수출을 위해 매주 선적되고 있다. 이번 FDA 승인으로 수출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회사 관계자는 “미국 내 여러 채널을 통해 코로나19 진단키트 공급을 위한 대규모 수출계약을 논의하고 있다”며 “세계 70여 개 나라에서 수출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고 했다.
외교부 발표 기업 중 하나
국내 진단 기업이 FDA로부터 긴급사용승인을 받으면서 외교부 발표로 시작됐던 국산 키트 FDA 사전승인 논란도 22일 만에 일단락됐다. 지난달 28일 외교부는 “국내 진단기업 세 곳이 FDA 긴급사용승인 사전승인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업체 이름을 밝히지 않은 데다 FDA로부터 공식 통보를 받은 기업이 없어 “정부가 총선을 앞두고 무리수를 뒀다” “민간 기업의 성과에 정부가 숟가락을 올린다”는 비판이 일었다. 사전승인 절차가 있는지 등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란이 있지만, 오상헬스케어는 당시 외교부가 파악한 업체 중 하나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오상헬스케어가 FDA 긴급사용승인 포문을 열면서 국내 기업들의 FDA 승인 소식이 잇따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산 진단 키트의 성능이 충분히 검증됐다는 이유에서다. 국산 진단키트를 향한 각국의 러브콜도 계속될 것으로 업계는 내다봤다.
유럽에서 코로나19가 유행하던 초기에는 일정 수를 감염시켜 유행을 막는 집단면역 방식이 주목받았다. 하지만 일부 국가에서 실패한 모델로 판명되면서 세계 각국은 활동을 멈추고 의심환자를 모두 찾아 격리하는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모델로 선회했다. 확진자를 정확히 판별하기 위해서는 정확도가 높은 진단키트를 많이 확보해야 한다. 일부 국가에서 중국산 진단키트가 불량으로 판명나면서 국산 키트 몸값은 더욱 높아졌다. 국산 코로나19 진단키트를 수입하는 나라만 100여 개국에 이른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24년간 진단기기 개발한 전문기업
오상헬스케어는 FDA로부터 코로나19 진단키트인 진파인더의 긴급사용승인을 받았다고 19일 발표했다. 오상헬스케어는 코스닥 상장기업인 오상자이엘의 자회사다. 1996년 인포피아로 출범해 2017년 사명을 변경했다. 국내 1세대 진단기업으로 꼽힌다.
미국 방역당국은 FDA 승인을 받지 않아도 의료기관, 대학 연구소 같은 개별 진단시설 등이 코로나19 시약을 선택해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씨젠 등 국내 기업들이 FDA 승인을 받지 않고도 미국에 제품을 수출했던 배경이다. 오상헬스케어도 SD바이오센서, 솔젠트 등 국내 진단기업과 함께 지난 14일 미국연방재난관리청(FEMA)에 1140만달러(약 139억원) 규모의 코로나19 진단키트를 수출했다. 이번 FDA 긴급사용승인은 해당 키트가 코로나19 검사 목적으로 적합하다는 것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것이다.
진단시장 히든챔피언
오상헬스케어는 혈당과 콜레스테롤 수치를 측정하는 기기 등을 세계 110여 개 나라에 수출하는 강소기업이다. 수출 비중은 매출의 85%에 이른다. 이 회사가 주목받은 것은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다. 업체는 코로나19 확산에 대비해 올해 1월 진파인더 개발을 시작했다. 진파인더는 실시간 유전자증폭(RT-PCR) 방식으로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진단하는 분자진단기기다. 분자진단 분야 기술력을 갖췄기 때문에 제품을 개발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
코로나19를 식별하는 E유전자, RdRp유전자, N유전자 등 세 개를 타깃으로 코로나19를 진단한다. 질병관리본부에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했지만 아직 승인이 나지 않았다. 국내 대신 해외로 눈을 돌린 이유다. 지난 2월 유럽에서 판매할 수 있는 인증(CE-IVD)을 받았다. 지난달 18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수출허가를 받았다. FDA에 긴급사용승인 신청을 한 것은 지난달 초다. 모로코 정부가 이달 초 국산 진단키트를 싣고 가기 위해 한국으로 급파했던 화물기에도 이 회사 제품이 실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오상헬스케어는 모로코 브라질 러시아 이탈리아 루마니아 아르헨티나 등과 대규모 수출계약을 맺었다. 생산한 물량은 수출을 위해 매주 선적되고 있다. 이번 FDA 승인으로 수출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회사 관계자는 “미국 내 여러 채널을 통해 코로나19 진단키트 공급을 위한 대규모 수출계약을 논의하고 있다”며 “세계 70여 개 나라에서 수출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고 했다.
외교부 발표 기업 중 하나
국내 진단 기업이 FDA로부터 긴급사용승인을 받으면서 외교부 발표로 시작됐던 국산 키트 FDA 사전승인 논란도 22일 만에 일단락됐다. 지난달 28일 외교부는 “국내 진단기업 세 곳이 FDA 긴급사용승인 사전승인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업체 이름을 밝히지 않은 데다 FDA로부터 공식 통보를 받은 기업이 없어 “정부가 총선을 앞두고 무리수를 뒀다” “민간 기업의 성과에 정부가 숟가락을 올린다”는 비판이 일었다. 사전승인 절차가 있는지 등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란이 있지만, 오상헬스케어는 당시 외교부가 파악한 업체 중 하나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오상헬스케어가 FDA 긴급사용승인 포문을 열면서 국내 기업들의 FDA 승인 소식이 잇따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산 진단 키트의 성능이 충분히 검증됐다는 이유에서다. 국산 진단키트를 향한 각국의 러브콜도 계속될 것으로 업계는 내다봤다.
유럽에서 코로나19가 유행하던 초기에는 일정 수를 감염시켜 유행을 막는 집단면역 방식이 주목받았다. 하지만 일부 국가에서 실패한 모델로 판명되면서 세계 각국은 활동을 멈추고 의심환자를 모두 찾아 격리하는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모델로 선회했다. 확진자를 정확히 판별하기 위해서는 정확도가 높은 진단키트를 많이 확보해야 한다. 일부 국가에서 중국산 진단키트가 불량으로 판명나면서 국산 키트 몸값은 더욱 높아졌다. 국산 코로나19 진단키트를 수입하는 나라만 100여 개국에 이른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