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실내서 방역수칙 철저히 지켜야…'생활방역' 때도 마찬가지"
분양홍보관 방역 느슨…사람 모이는 실내인데 '거리두기' 소홀
지난 16일 오후 3시 50분께 서울 양천구 목동의 한 거리. 오피스텔 분양을 홍보하는 직원 4명이 "홍보관에 들어와 설명만 들으면 마스크를 나눠준다"며 길을 걷는 이들의 앞을 막아섰다.

관심을 보이는 행인이 있으면 팔을 붙잡고 홍보관 쪽으로 이끌었다.

마스크 교환권을 받고 직원을 따라가 보니 198㎡(60평) 남짓한 홍보관에서 직원과 손님을 합해 20여명이 탁자 10개에 밀착해 앉아 대화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이 중 마스크를 쓴 사람은 8명뿐이었다.

특히 직원은 대부분 마스크를 하고 있지 않았다.

내부에서 마스크를 벗어도 별다른 제지는 없었다.

분양 관계자는 손님들을 견본주택의 각 방으로 안내해 설명을 이어가며 마스크를 벗기도 했다.

설명은 손님당 최소 30분 넘게 이어졌다.

드나드는 사람의 체온을 재거나 손 소독제를 사용하게 하는 절차는 없었다.

홍보관 직원은 "평일 오후는 사람이 없는 편이고, 주말에는 앉을 자리도 없이 사람이 몰린다"고 설명했다.

홍보관 측은 손님에게 이름과 연락처 등을 적는 방명록을 작성하게 했지만, 정확한 신분을 확인하는 절차는 없어 만일 감염이 발생하더라도 출입자를 파악하기는 어려워 보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한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이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도 불특정 다수가 방문할 수 있는 분양홍보관에서는 방역 지침이 지켜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양홍보관 방역 느슨…사람 모이는 실내인데 '거리두기' 소홀
영등포구 영등포동의 한 분양홍보관에서는 들어오는 손님 손에 손 소독제를 뿌려주고 체온도 쟀다.

하지만 체온을 측정하는 동안 다른 손님이 들어오자 아무런 제지 없이 입장시키는 등 방역이 느슨했다.

이곳 역시 직원과 손님이 가까운 거리에서 얼굴을 맞대고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보였다.

일부 손님이 마스크를 벗기도 했지만, 직원이 주의를 주지는 않았다.

강서구 마곡동의 한 분양홍보관 앞에는 '적외선 체온계와 손 소독제를 비치했으니 안심하라'는 내용의 안내판이 있었다.

하지만 체온을 재지 않거나 손 소독제를 사용하지 않고 입장해도 별다른 제지가 없었다.

방명록을 작성하지 않아도 따로 출입통제를 받지는 않았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다수가 모이는 실내 공간에서 방역 수칙을 지키지 않으면 집단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20일 "분양홍보관은 우선 실내이고, 특히 근거리에서 상담하기 때문에 침방울이 튈 우려가 있다"며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손 소독을 하는 등 기본 수칙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생활방역 체제로 전환하더라도 실내 공간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켜야 한다"며 "코로나19가 여전히 세계에서 유행하고 있고 국내에서도 환자가 계속 발생하고 있어 안심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홍보관처럼 여러 사람이 드나드는 시설에는 감염자도 다녀갈 가능성이 높기에 방역 지침을 따를 필요가 있다"며 "최근 감염환자가 줄어 위험성 자체는 낮아졌다고 할 수 있지만, 아직 코로나19 발생 이전으로 예방조치가 돌아가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