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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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으로 개인 자금이 몰려들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폭락했던 주가도 한 달여만에 코스피 1900선을 넘어서며 회복세를 보이는 중이다. 시장에서는 여당의 총선 압승으로 부동산 규제 완화 기대감이 꺾이면서 부동산에서 증시로 향하는 자금이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6일 현재 증시 주변 자금은 총 141조728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국내에서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온 지난 1월 20일 이후 27조336억원(23.57%) 증가한 것이다.

증시 주변 자금은 바로 전 거래일인 지난 14일에는 141조7928억원으로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특히 투자자가 주식을 사려고 증권사에 맡겨놨거나 주식을 판 뒤 찾지 않은 돈인 투자자예탁금은 16일 현재 44조2345억원으로 코로나19 첫 확진자 발생 직전(27조5459억원) 대비 60.58% 급증했다.

이처럼 증시에 자금이 몰리면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는 지난 1월 20일부터 지난 17일까지 유가증권시장(코스피) 20조8976억원어치, 코스닥 3조2858억원어치 등 총 24조1834억어치 주식을 사들였다.

코로나19 충격에 지난달 23일 종가 기준 1482.46까지 떨어졌던 코스피는 이 같은 '동학개미 군단'의 가세를 동력으로 17일 종가 1914.53까지 29.15% 급속 반등했다. 다만 개인은 코스피에서 지난 6일 8430억원을 팔아치운 데 이어 지난 14일 4530억원, 17일 6057억원을 각각 순매도하는 등 최근 주가 회복에 일부 차익을 실현하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대체로 일시적 '숨 고르기'는 불가피하지만, 개인 투자자의 증시 유입 증가라는 큰 추세 자체는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우선 세계 각국 중앙은행의 공격적인 양적완화 및 '제로 금리' 정책으로 향후 유동성의 폭발적인 증가가 예상된다. 여기에 국내 가계의 최대 투자대상인 아파트 등 부동산 시장이 코로나19 충격과 정부의 강력한 집값 안정화 정책으로 가라앉으면서 부동산 시장을 맴돌던 자금 일부가 증시로 넘어오기 시작했다는 진단이 나온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13일 조사 기준 서울 강남 4구 아파트값은 1주일 전보다 0.20% 떨어져 지난해 1월 말 0.35% 하락 이후 약 1년 3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내렸다. 게다가 이번 21대 총선에서 재건축 규제 완화, 분양가 상한제 폐지 등의 공약을 내세운 미래통합당의 참패와 여당의 압승으로 정책 변화의 기대감마저 사라지면서 부동산 시장의 약세가 한층 심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김성근·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여당의 총선 압승으로 부동산 정책에서는 현 정책의 집값 안정화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며 "다주택자 과세 강화, 3기 신도시 건설, 분양가 상한제 등 기존 정책의 추진에 속도가 더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올해 3조원, 2021년 12조원, 2022년 11조원 등 총 30조원 이상이 풀릴 것으로 추산되는 3기 신도시 토지보상금이 개인 투자자의 새로운 자금원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김다미·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 2007년과 2009년에 2기 신도시 보상금 일부가 증시에 들어온 바 있다"며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규제와 코로나19에 따른 대면 소비 감소로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진 데 반해 이미 한 차례 조정을 받은 주식의 매력도가 높아진 점을 고려하면 3기 신도시 보상금의 증시 유입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