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아이 곁 떠날 수 없어…과제 수준도 혼자 맡기기 어려운 수준"

"10명 어린이의 2020학년도 낭성초등학교 1학년 입학을 허가합니다"
김호근 청주 낭성초등학교 교장은 20일 오전 9시 30분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 사상 처음으로 열린 온라인 입학식에서 밝은 목소리로 입학 선언을 했다.
초등 저학년 온라인 개학…학부모 "'부모 개학'이란 말 나와"
이 학교의 올해 신입생은 총 10명이다.

이 중 6명이 이날 온라인 입학식에 참여했다.

긴급돌봄 서비스를 받는 나머지 학생 4명은 입학식이 생중계되는 교실에서 실시간 화상 화면으로 친구들을 처음으로 만났다.

한 학생은 헤드셋을 착용하고 "하이"라고 외치며 모니터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이날 온라인 입학식은 구글의 '행아웃', '줌' 등을 이용해 생중계됐다.

김 교장은 "이런 입학식은 학생들에게도 교사에게도 모두 새로운 경험이었다"며 "앞으로 바뀔 미래 사회에 아이들이 빠르게 적응하고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입학한 학생들에게는 이 학교 총동문회가 준비한 장학금이 10만원씩 전달됐다.

1학년 담임을 맡은 박미경 교사는 "30년 교직 생활을 하면서 이렇게 온라인으로 개학을 한 적은 처음"이라며 "학생들이 직접 서로 만나고 뛰어놀고 해야 하는데 상황이 그렇지 못해서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초등 저학년 온라인 개학…학부모 "'부모 개학'이란 말 나와"
집에서 초등학교 저학년 자녀를 돌보고 있는 부모들의 불만도 터져 나왔다.

청주시 흥덕구 가경동에 사는 이모(39) 씨는 "온라인 수업이라 봐야 15분 남짓 되는 동영상이 전부였고, 과제들은 아이 혼자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수준으로 부모가 곁에서 계속 도와줘야 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스마트기기를 사용한 온라인 수업이 고작 이 정도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오프라인으로 사전에 나눠준 과제 프린트물까지 풀려면 부모가 일일이 챙겨줘야 해서 '부모 개학'이라는 말이 나온다"고 전했다.

2학년 아들의 온라인 수업을 지켜본 김모(38) 씨는 "아이가 어려서 혹시 접속이 끊기지 않을까 곁을 떠날 수가 없었다"며 "결국에는 교사의 실시간 돌봄을 받지 못하고 그 일을 부모가 하게 돼 부담된다"고 말했다.

이날 청주 지역의 92개 초등학교 중 23개교(25%)가 온라인 입학식을 진행했다.

38개교(41.3%)는 학습 플랫폼과 홈페이지를 이용한 학교장 서면 인사로 입학식을 대체했다.

나머지 학교는 오프라인 개학 이후로 입학식을 연기했다.
초등 저학년 온라인 개학…학부모 "'부모 개학'이란 말 나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