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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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충격으로 상승세(원화가치 하락)를 보이던 원·달러 환율이 안정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19일 1285원70전까지 치솟기도(원화가치는 급락)했던 원·달러 환율은 이달 들어서는 1210원 안팎에 맴돌고 있다. 하지만 각국의 코로나19로 각국의 실물경제가 흔들리면서 환율이 재차 오름세로 전환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와 기업도 환율이 올라갈 것이라는 전망을 염두에 두고 살림살이 계획을 짜고 있다.

정부가 최근 원화가치가 상승하는 것을 막기 위해 조성한 '비상금' 일부를 삭감해 코로나19 관련 긴급재난지원금 재원으로 쓰기로 결정한 것만 봐도 그렇다. 정부는 공공자금관리기금(공자기금)이 외국환평형기금(외평기금)에 빌려줄 자금 2조8000억원을 삭감하기로 했다고 지난 16일 발표했다.

외평기금은 환율이 급변동하면서 기업·가계 활동에 어려움이 가중되는 것을 막고 원화가치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달러나 원화를 사들인다. 원화가치가 치솟을 때는 외평기금이 보유한 원화를 팔아 달러를 산다. 달러가치가 오름세를 보일 때는 달러를 팔아 원화를 매입한다. 외평기금은 이 같은 매입재원을 공자기금을 통해 조달한다. 공자기금이 외평기금에 공급할 원화자금을 삭감한 것은 그만큼 달러를 사들일 유인이 크지 않다는 뜻이다. 달러화 가치가 꾸준히 오름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에 기초한 결정이다.

[김익환의 외환시장 워치] 달러가치 상승에 베팅한 정부·기업
기업도 달러화가치 상승을 염두에 두고 달러를 대거 사들이고 있다. 2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지난달 말 기업의 달러예금 잔액은 504억1000만달러로 전달에 비해 57억달러 늘었다. 2017년 10월(71억5000만달러) 후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지난달 원·달러 평균 환율은 1220원23전으로 2월 평균(1195원26전)과 비교해 24원97전이나 급등했다. 달러가치가 뛰고 원화가치는 하락했다는 의미다. 통상 기업과 개인들은 달러가치가 뛰면 환차익을 노리고 보유한 달러를 판다. 그만큼 달러예금 잔액이 줄어든다. 하지만 달러가치가 오름세를 보인 지난달에도 기업들이 대거 달러예금을 불렸다. 기업들이 달러화 가치가 뛸 것이라는 기대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한은 관계자는 "대내외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달러를 확보하려는 기업들의 수요가 늘었다"고 말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