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20일 발표한 '2020년 3월 중 거주자 외화예금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외국환은행의 거주자 외화예금은 752억9000만달러로 전월보다 67억8000만달러 증가했다. 증가폭은 2018년 11월(69억4000만달러) 이후 1년 4개월 만에 최대 수준이다.
거주자 외화예금이란 내국인과 국내 기업, 국내에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 국내에 진출한 외국 기업 등의 국내 외화예금을 말한다.
늘어난 외화예금 중 미국 달러화 예금(644억6000만달러)이 59억2000만달러 증가하며 전체 증가액의 87%를 차지했다.
주체별로 보면 기업의 외화예금(593억5000만달러)과 개인예금(159억4000만달러)이 각각 65억1000만달러, 2억7000만달러 증가했다.
한은은 "기업 달러 예금이 늘어난 점이 전체 외화예금 증가를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이어 "대내외 불확실성에 일반기업들이 보유하고 있는 달러 매도를 지연하고 달러 자산을 더 확보했다"며 "증권사들이 회수한 증거금을 단기자금으로 예치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지난달에는 코로나19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거쳐 급속 확산하면서 실물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고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된 바 있다. 이에 기업들을 중심으로 달러화 현금 확보 현상이 일어나면서 금융시장에서 달러화 품귀 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
은행별로는 국내은행이 66억5000만달러 늘어난 642억9000만달러를 기록했고, 외국환은행의 국내지점은 1억3000만달러 늘어난 110억달러였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